'2012 서울, 국내 최초의 멀티플랫폼 웹게임!
한동안 자체 개발 신작 소식이 없이 잠잠하던 넥슨이 신작을 공개하면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 2월 24일부터 서비스에 돌입한 '2012 서울'이 그 주인공이다
긴 침묵을 지키던 넥슨이 발표할 신작이 MMORPG일지, 아니면 그 동안 강세를 보여온 캐주얼게임일지를 기대하던 게이머들에게 '2012 서울'은 허를 찌르는 작품일 수 있다. 이 게임의 장르가 다름아닌 웹게임이기 때문이다.
지난 지스타2010 현장에서 게이머들에게 공개된 적이 있긴 하지만, '2012 서울'은 출시 직전까지 이렇다 할 정보와 소식이 공개된 적이 없는 게임. 하지만 넥슨은 자사의 2011년 첫 걸음의 시작으로 '2012 서울'을 내세웠다. 과연 어떤 게임이기에 넥슨은 이 작품으로 새로운 행보를 시작한 것일까? 넥슨의 정봉재 팀장과 황순구 책임연구원을 만나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최근 게임 시장에서는 '위룰'과 같은 소셜 게임이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언젠가부터인가 '2012년 지구종말론'이 다양하게 부각되기 시작했죠. '2012 서울'은 이러한 게임 시장의 트렌드와 시기적인 분위기가 만난 게임입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2012 서울'은 실제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다. 2012년에 외계인의습격을 받아 파괴된 서울을 복구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이 작품에는 서울의 지형이 거의 그대로 살아 있으며, 서울에 존재하는 다양한 랜드마크의 특징을 살린 건물들도 만나볼 수 있다.
"N타워, 63빌딩과 같은 유명 건물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여러 이유로 실제 이름이 게임에 그대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말이죠"
게임의 출시에 앞서 공개된 보도자료에서는 기존의 웹게임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그려진 '2012 서울'의 컨셉 아트를 만나볼 수 있었다. 묵직하고 장엄한 느낌을 주는 일러스트를 택하고 있는 여타 웹게임들과는 달리 '2012 서울'은 마치 캐주얼게임의 일러스트를 보는 듯한 캐주얼하고 귀여운 그림체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이 다른 웹게임들과 단지 그림체만 다른 게임이라는 것은 아니다. '2012 서울'이 여타 웹게임들과 확실히 차별화 되는 부분은 바로 이 게임이 국내 최초의 멀티플랫폼 웹게임이라는 점이다.
"'2012 서울'은 웹게임이지만 PC보다도 스마트폰에 중점을 둔 게임입니다. 일러스트를 캐주얼하게 그려낸 것도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게임에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죠. 게임의 인터페이스도 일러스트만큼이나 간편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중점을 뒀다는 이들의 설명대로 이 작품은 아이폰, 아이패드, 갤럭시S 등의 다양한 플랫폼에서도 PC와 동일한 수준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인 게임이다. 동일한 게임을 다양한 플랫폼 사용자가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다른 게임에서는 맛 볼 수 없는 '2012 서울'만의 강점인 셈이다.
"다양한 플랫폼이 동일한 서버를 사용하고, 게이머들은 PC, 아이폰, 아이패드, 갤럭시S를 가리지 않고 모두 동등한 퀄리티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한 서버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크로스 플랫폼 엔진도 자체적으로 개발했죠. 이를 통해서 추후에 더욱 다양한 크로스 플랫폼 작품들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서버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동시에 제어한다는 것은 말로는 쉽게 느껴질는지 몰라도 실제로는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개발진들 역시 PC, iOS, 안드로이드 등이 사용하는 각기 상이한 규격을 동시에 컨트롤 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가장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털어놨다.
"'2012 서울'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개발한 작품입니다. 6개월의 개발 기간 중에 어려웠던 점이라면 단연 크로스 플랫폼 기술 개발을 꼽을 수 있죠. PC의 플래시와 웹에서 사용하는 네트워크 기술, 모바일의 네트워크 기술이 아예 다르고 연결, 처리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죠. 이러한 기술을 개발했음에도 난관은 있었습니다"
그 난관이란 3G망을 이동하는 스마트폰의 특성을 말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들은 3G망에서의 테스트가 크로스 플랫폼 기술 개발보다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3G망의 특성 상, 특정 구역에서는 네트워크 연결이 되지 않는다거나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이런 구역이 어디인지, 각 구역마다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같은 구간을 반복해서 이동하기도 하고, 3G 난청지역을 직접 찾아가서 테스트를 하기도 했죠. 저희는 온라인게임 개발자입니다만 이러한 노력 끝에 모바일 환경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어렵게 개발한 크로스 플랫폼 기술은 '2012 서울'에서만 만나볼 수 있을까? 정봉재 팀장과 황순구 책임연구원은 이를 이용한 다양한 후속작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우선 PC의 넥슨 포탈을 모바일에 연동해 넥슨 모바일 사이트를 이용해 넥슨 캐시를 구입한다거나 게임의 회원가입을 스마트폰으로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아직은 '2012 서울' 이외의 크로스 플랫폼 웹게임 개발 계획이 잡혀 있는 것은 없습니다만, 기술력을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고 할 수 있죠. 기회가 된다면 이번 작품을 바탕으로 다른 작품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쉽고 빠르게,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서울을 만들어가는 게임'이라는 컨셉답게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쉬운 난이도로 구성되어 있다. 퀘스트만 따라가다보면 누구나 쉽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으며, 상대와 경쟁을 하고 제압하는 것보다는 서로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서울을 키워나갈 수 있는 게임인 셈이다.
"지난 지스타2010에서 공개 당시에도 쉬운 게임의 난이도 덕분에 연령대에 상관없이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전략시뮬레이션 장르에 익숙한 분들에게서도 호의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죠. 게임 개발은 2010년 12월에 마친 상황이었지만, 앱스토어와의 계약건과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 되는 시기에 맞춰 출시하게 된 게임입니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즐길만한 게임이 부족하다는 평도 많은데 이런 분들에게 '2012 서울'이 즐거움을 전해줄 수 있으면 좋겠네요"
'2012 서울'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게이머간의 경쟁보다는 협력을 강조했다는 점이 특징인 게임이다. 경쟁 요소가 적다는 것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위룰'과 같은 게임들이 큰 사랑을 받은 것을 생각한다면 이 작품 역시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12 서울'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출퇴근 시간의 짬을 이용해서 재미있게 즐겨주시면 좋겠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내부적으로는 멀티 플랫폼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스마트폰과 웹게임 시장에 대한 하이브리드 전략도 검토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류의 게임이 추후에도 출시될 테니 그때에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