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로 선보여지는 한국형 MMORPG, 레전드 오브 블러드

넥슨의 자회사인 EXC게임즈가 개발한 신작 온라인게임 '레전드 오브 블러드'가 지난 4월19일부터 공개 서비스를 개시하고 본격적인 인기 몰이에 나섰다.

한국형 MMORPG를 표방하며 야심차게 선보여진 이 게임은 서비스 개시 이후 약 2주 정도가 지난 현재 포털 게임종합 일간 검색 순위에서 20위권을 유지하는 등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양한 기념 이벤트 등을 바탕으로 게이머들을 유혹하고 있다.


우선 이 게임의 시스템은 친숙하기 그지없다. 홈페이지에서부터 강조된 '한국형 MMORPG'라는 홍보 문구답게 게임의 시스템은 오랜 시간 동안 게이머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바람의나라'나 '리니지', '뮤' 등 인기 게임들의 스타일을 거의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등장하는 캐릭터 직업군 역시 워리어, 로드, 레인저, 메이지로 이름만 봐도 어떤 역할을 할지 딱 감이 잡히며, 성장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파생되는 세부 직업은 캐릭터 선택시 미리 확인해 볼 수 있으므로 취향에 맞게 선택해 즐기면 된다.

처음 게임에 들어서면 초보자 지역에서 퀘스트를 받아 몬스터를 처치하는 과정을 통해 게임의 시스템을 익히게 되는데, 일반적으로는 10레벨까지 이 곳에서 퀘스트를 진행한 후 종족특성의 시험을 받은 다음 다른 곳으로 이동해 캐릭터를 성장시킨다.

또한 게이머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른 성향을 나타내는 카르마 지수가 있어 일반지역의 플레이 패턴에 따라 선함과 보통, 악함이 결정된다. 이 때 캐릭터의 카르마 지수가 악함의 상태일 경우 아이디가 빨간색으로 변하고 경비병의 공격을 받게 되며, 사망시 아이템을 떨어뜨릴 확률 역시 높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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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일반지역에서 다른 플레이어를 강제 공격하거나, 선점권이 없는 몬스터를 죽인 경우에는 이름이 일정 시간 보라색으로 변하며 일정 시간 악함 상태와 같은 대접을 받게 된다.

이 외에도 게임 진행에 따라 최대 50여 명의 게이머가 한 팀을 맺고 PvP를 펼치는 리그전 방식의 영웅전과, 각 길드가 소유한 쟁탈석을 파괴하는 쟁탈전과 같은 대규모 전투 시스템은 전쟁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게임, 조금만 플레이 하다 보면 느끼게되는 아쉬운 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서비스 초반의 게임이라고 하지만 게임의 콘텐츠가 너무 부족하다. 아무리 게임의 대상이 기존 한국형 MMORPG에 익숙한 게이머들이라고는 하지만, 초보 지역에서부터 게임의 스토리나 캐릭터 별 관계 등 어떠한 이야기도 들을 수 없다. 단지 게이머의 레벨에 해당하는 사냥 퀘스트를 무한반복하게 하고 있으며, 단지 게이머의 감으로 '알아서' 살아남는 방법을 배우고 다른 지역으로 떠날 것을 강요할 뿐이다.

이 것은 초보 지역을 마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으며, 결국 이 게임은 고레벨로의 성장이라는 결과만을 추구할 뿐 그 과정에 대한 재미는 철저히 배제됐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아무리 RPG라는 장르가 서비스 국가에 따라 그 특성이 제각각이고, 한국형 MMORPG가 사냥과 무한 전쟁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 게임이 보여주는 빈약한 모습은 마치 과거 온라인게임 시장 초기에 출시됐던 게임을 초기 상태 그대로 3D로 리뉴얼만 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런 부실한 모습은 최근 다양한 흥미 시스템으로 무장된 수많은 MMORPG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있어 오랜 시간 즐겨야할 이유를 주지 못하고 있으며 실제로 게임 게시판을 통해 많은 게이머들이 이를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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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오토 문제가 게이머들에게 짜증을 줄 만큼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게임 서버들은 항상 빨간 글씨로 성황 중임을 알리고 있으나, 실제 게임을 즐기다 보면 제대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의 모습 대신 일정 지역을 돌며 무작정 공격을 퍼부어대는 오토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화창에는 이들 오토에 대한 게이머들의 불만과 함께 특정 지역에는 대부분의 자리를 오토가 점령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게이머들 중에는 오토 시스템을 정식 적용한 게임들을 언급하며 오토 역시 게임 문화 중 하나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시스템 내에서 허용된 방법이 아닌 오토를 이용해 정상적인 방법으로 플레이하는 게이머를 방해하고 이들이 사냥해야 할 몬스터들을 빼앗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선량한 게이머들의 피해가 적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지만 개발사이자 서비스사인 EXC 게임즈 측에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으며, 오토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공유하는 글이 금주의 인기 게시물에 올라가 메인 페이지에 공개돼 '회사에서 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심마저 사고 있다.

'레전드 오브 블러드'는 EXC게임즈에서 새롭게 선보인 '한국형 MMORPG'로, 과거 인기 게임들의 엑기스만을 뽑아 모아놓은 결정체라는 점에서 해당 게임을 즐겼던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 초기임을 감안하더라도 부족한 콘텐츠와 오토에 대한 대책 부족은 이 게임이 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이에 대한 해결이 뒤따르지 않는 다면 과거 '한국형 MMORPG'의 후계자를 자처했던 여러 게임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비록 지금은 서비스 초기인 만큼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이고 있지만 게이머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게 내실도 그 만큼 충실히 갖춰 진정한 후계자로 인기를 오래 지속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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