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에 정치 넣었더니...현실만큼 치열해
게임 개발에 사용되는 기술이 엄청난 발전을 이루고 과거보다 다양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게임업체들은 게이머들에게 보다 화려하고 보다 다양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장치를 앞다퉈 게임에 장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요소를 들자면 물리 엔진 기술의 발전을 바탕으로 한 시각적인 부분의 성장과 함께 게이머들로 하여금 직접 게임 서버 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 및 경제 관련 시스템의 보편화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중에서도 정치 시스템은 최근 전쟁 콘텐츠의 붐이 일고 있는 MMORPG를 바탕으로 전략적 재미를 선사하는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사실 온라인 게임에 정치 시스템이 선보여진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단순히 지역의 통치나 길드간의 이권 경쟁을 넘어 국가간 전쟁이라는 보다 큰 스케일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정치 시스템이 선보여지고 있어 게이머들에게 기존에는 맛보기 어려웠던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라이브플렉스에서 지난 23일 공개 서비스를 개시한 <징기스칸 온라인>은 우리나라에 처음 선보여졌을 때 35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개발비로 이슈가 됐었으나, 공개 서비스 개시 이후로는 방대한 시나리오와 4개 국가 간 치열한 전쟁을 펼칠 수 있는 국가전 시스템, 그리고 국가 별 통치에 관련된 정치 시스템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게임에서는 게이머들이 국왕의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는 <국왕쟁탈전>과 국가들끼리 영토를 두고 대결하는 <국토 쟁탈전> 등 다양한 정치 관련 전쟁 콘텐츠가 준비돼 있다.
특히 경쟁을 통해 강한자가 모든 것을 차지한다는 이 시스템들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 보고자하는 게이머들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또한 개개인의 게이머가 퀘스트를 진행해 국가의 안전이나 국정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이와 같은 퀘스트들은 국정 운영 및 국가전과 유기적으로 연동돼 게이머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동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게 된다.
한빛소프트에서 서비스 중인 <삼국지천> 역시 삼국 간 경쟁 요소의 하나로 정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삼국지천>은 지난 4월 이후로 다수의 전장을 업데이트하며 게임의 메인 콘텐츠인 전쟁 시스템을 강화해 가고 있으며, 게이머 투표 제도를 통해 군주를 게이머들이 선정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 시스템은 위에서 소개한 <징기스칸 온라인>과는 달리 게이머들의 의견을 모아 각 국가의 수장으로 옹립함으로써 통솔력과 지혜를 가진 게이머를 뽑아 국가의 운명을 맏기는 현대의 정치 시스템의 특징을 게임 속에서 체험할 수 있다.
그러나 적당한 인물이 없을 경우에는 군주가 없는 무정부 상태로 운영되는 경우도 있어 각 국가의 운명이 이 정치 시스템에 따라 달라지는 독특한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최근 선보여진 웹게임 중에서는 더파이브인터렉티브의 최신작 <대제국>이 정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비잔티움, 페르시아, 브리튼, 터키 등 4개의 국가가 암흑시대부터 봉건시대, 성보시대, 제왕시대로 발전해가면서 다른 제국을 누르고 번영을 꾀한다는 내용의 이 게임에서 게이머들은 성을 소유한 성주가 돼 다양한 정치적 활동을 펼쳐갈 수 있다.
특히 각 성주의 외교적 역량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성 또는 국가간 활발한 협상과 거래를 통해 위기를 모면하고 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 게임은 한 성이 다른 성을 점령할 경우 일정 시간 동안 점령지의 자원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성의 번영과 안녕을 위해서는 외교에 있어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어 단순한 전투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웹게임 팬들에게 짜릿한 두뇌 쾌감을 선사한다.
또한 게이머들이 협력을 통해 공통의 적을 막아내는 대규모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이와 같은 정치적인 역량은 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와 같이 최근 선보여지는 MMORPG나 시뮬레이션 온라인게임에서 전쟁 시스템을 강조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정치 시스템이 게이머들에게 기존 게임이 주지 못한 부족함을 채워주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온라인게임들이 게이머간 대결을 강조하면서 단순한 싸움보다는 정치적인 요소들을 통한 세련된 대결을 추구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며 “과거의 정치 시스템보다 한층 사실적이고 세세한부분까지 설정할 수 있는 만큼 온라인게임 의 특징 중 하나인 함께 즐기는 즐거움이 보다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