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와우 등 대작 게임, 이제는 문학 장르도 넘봐
어둠의 씨앗, 레인보우 식스, 해리포터.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원작의 세계관과 스토리를 바탕으로 하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이미 인기를 확보한 작품의 이야기를 게임으로 옮기는 것은 원작의 인기를 게임으로 옮기기 위해 꽤나 오래 전부터 게임 업계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와는 반대의 현상이 업계에서 포착되고 있다. 게임의 스토리를 원작으로 하는 소설이 게이머는 물론 대중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만화, 애니메이션이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게임의 원작이 <소설>이라는 범주에 쉽게 들어가지 못 했던 것 역시 사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굴레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최근, 한게임의 대작 롤플레잉 온라인게임 테라는 온라인게임 업계가 아닌 다른 업계에서 다시 한 번 관심을 모았다. 지난 18일부터 국내 유명 스포츠 일간지에 테라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는 동명의 판타지 소설이 연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설 테라는 일간지 연재는 물론 소설로도 온라인게임을 바탕으로 창작되는 첫 번째 작품이라는 점에서 게임계는 물론 문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소설 테라의 집필을 담당한 작가가 소드엠퍼러, 다크메이지 등의 작품으로 판타지소설 장르의 팬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김정률 작가라는 점도 이 작품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소설 테라는 얼음 거인의 지배 아래서 전사의 혈통을 잃어버린 아케니아 일족의 이야기로, 아케니아 족 최후의 전사 카르고가 전사의 혈통을 이어가기 위한 모험을 펼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정률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테라 특유의 액션을 소설로 그려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올 하반기 최고의 대작 FPS으로 손꼽히는 배틀필드 3 역시 소설 출간을 앞두고 있다. 미국의 유력 게임웹진들은 올 가을에 미국의 온라인 서점에서 배틀필드를 소재로 하는 소설이 출간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설 배틀필드는 전직 군인 출신의 군사 소설가 앤디 맥넵과 배틀필드 3의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페트릭 바흐가 공동 집필 중이며, 약 400페이지의 분량에 배틀필드 3의 세계관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품 최고의 특징이라면 실제 전장을 방불케 하는 묘사로 배틀필드 3의 세계를 멋지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작가 앤디 맥넵은 실제로 이라크전에 참전하는 등 실제 전장에서 많은 임무를 수행한 전력이 있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생동감 있는 필력을 보여줄 것으로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심도 깊은 세계관으로 MMORPG 팬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 역시 소설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원작의 세계관이 워낙에 탄탄하기 때문에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소설 출간 이전부터 “와우는 소설로 나와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에, 소설 와우의 출간은 게이머들로부터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현재 와우는 소설로 리치왕의 탄생과 스톰레이지 등 총 두 편이 출간되어 있는 상황이다. 리치왕의 탄생은 워크래프트 3의 전체 세계관을 관통하는 주요 인물 <아서스>가 타락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스톰레이지는 와우의 대규모 업데이트인 <대격변> 업데이트와 맞물려 출시된 작품. 이 작품에서 독자는 와우 세계에서 라그나로스와 네파리온을 상대하고 리치왕을 만나는 등 다양한 활약을 한 <말퓨리온 스톰레이지>의 활약상을 만나볼 수 있다.
스포츠지에서 연재 중인 소설 테라의 독자라는 한 게이머는 “테라의 세계관이 조금 부족한 거 같아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이러한 소설로 게임의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 이러한 작업이야말로 게임계와 문학계가 모두 윈윈(Win-Win)하는 전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