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태풍 ‘무파이’ 강타..스타 프로리그 결승전 끝내 좌절
“상하이의 모든 행사를 중지합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결승전 또한 진행될 수 없습니다.”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가 이어지자 혹시나 하며 가슴 졸이던 중국의 e스포츠 팬들이 일제히 눈물을 터뜨렸다. 행사 관계자들은 모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고, 행사장 팬스 바깥에서 행사가 진행되기만을 기대하던 팬들도 태풍을 원망하듯 하늘만 바라봤다.
SK텔레콤과 KT의 빅 라이벌 매치, 그리고 중국 상하이 세기 광장에서의 개최로 고도의 흥행을 예고했던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2010~2011 결승전은 이렇게 태풍이라는 암초를 만나 끝내 일정이 미뤄졌다.
중국 정부는 북상하는 태풍 무이파를 예의주시하며 5일부터 상하이 전 지역에 태풍 경보를 발령했다. 또 강도높은 안전 정책을 펼쳐 모든 야외 행사를 취소하는 조치도 취했다. 이에 한국e스포츠협회는 상하이미디어그룹을 통해 행사 당일인 6일 오후 3시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태풍이 상하이 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행사 진행의 꿈을 접어야 했다. 현지 방송 주관사인 SI TV도 현지 시간으로 오후 4시 경에 정부의 최종 확인을 받고 방송 장비를 철수시켰다.
한국e스포츠협회 김준호 회장은 “e스포츠 팬 분들에게 정말 죄송스럽다. 어떻게든 행사를 진행해보고자 했지만 상하이 시가 워낙 시민의 안전에 민감해서 끝내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며 “대신 내일 바로 전략위원회를 소집해 향후 일정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가 취소되었지만 중국의 e스포츠 팬들은 날이 어둑어둑 해지도록 행사장을 떠날 줄 몰랐다. 멀리 대만에서, 혹은 산둥같은 먼 지역에서 4시간 이상씩 비행기를 타고 온 팬들도 많았으며, 이들은 행사장의 팬스를 주욱 둘러싸고 서서 안타깝게 행사장을 바라봤다.
행사장을 지키던 한 중국 팬은 “이제동, 김택용, 도재욱, 이영호 등 한국의 유명 프로게이머들이 혹시나 지나갈까 싶어 몇시간 째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더욱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