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셜 서비스와 국내 게임법의 충돌, 해법이 없다

한국 콘텐츠 산업을 규제하는 대표 기관인 여성가족부와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가 글로벌 소셜 게임 서비스와의 연이은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여성부는 셧다운제 등 게임을 대상으로 노골적인 규제책을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매출의 1%를 강제 징수하는 일명 "징수법"도 주도적으로 발의했다. 주무부처인 문화부 또한 최근 이러한 경향을 그대로 이어받아 선택적 셧다운제 등 게임산업을 압박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여성부와 문화부의 규제 장치가 정작 글로벌 게임 서비스에는 효력이 미치지 못할 것 보여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만 규제를 받고 해외 업체들이 활개치는, 역차별 문제가 조만간 수면위로 떠오를 예정이다.

< 글로벌 서비스, 국내서 제재 힘들어>
전 세계에 글로벌 서비스로 이름이 높은 커뮤니티 서비스들은 국내 법과 충돌을 야기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미 국내에서도 뿌리깊게 뻗어나가고 있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대표적인 경우다.

현재 문화부 소속의 게임 규제기관인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이들 글로벌 소셜 서비스 내에서 출시되고 있는 게임들에 대해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징가에서 출시된 페이스북 내 "엠파이어 앤 얼라이즈"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완벽한 한글화가 되어 있지만,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이들을 제재하지 못하고 있다. IP를 차단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페이스북 자체를 막으면 범 국민적인 반발이 예상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글로벌 소셜 서비스들은 국내 규제 기관이나 법에 대해서 전혀 준수하지 않고도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계속하고 있으며, 게임물등급위원회의 관계자는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만 짧게 대답하는 실정이다.

< 계속되는 한글화 서비스, 충돌 예상>
하지만 징가의 엠파이어 앤 얼라이즈 이후 많은 해외 게임 개발사들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통해 한글화를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내법과 글로벌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야기할 예정이다. 한글화 게임이 늘어나게 되면 한국인들이 주로 이용하게 되고, 게임 산업 자체가 국내 법으로 제재할 수단이 없는 무법지대로 갈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또 국내의 강도높은 규제가 국내 개발사에게만 적용되는 역차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논란은 비단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콘텐츠에서도 글로벌 서비스들과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서 시작되고 있는 쇼핑몰 서비스나 IT 콘텐츠들도 국내의 전자상거래 법 등 국내의 법에 전혀 저촉되지 않고 진행될 수 있다.

이러한 충돌에 대해 글로벌 서비스 사 들은 일단 국내 법을 준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자체적으로 사업자들을 제재할 수 없다는 논리가 우선이다.

글로벌 소셜 서비스 사 외에도 아이폰을 출시한 애플 또한 국내 법을 준수할 수 없다며 국내 게임 카테고리를 빼버린 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구글 또한 과거 유튜브의 전례가 있던 만큼 국내 법을 준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다가온 논쟁, 해결책은 없나>
이러한 충돌은 현재까지는 해결책으로 제시된 부분이 없다. "막을테면 막아봐라"라며 버티는 글로벌 서비스들을 막았을 때 오는 후폭풍 때문에 정부 기관도 함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대로 방치하면 부작용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총리가 독도에 깃발을 꽂는 게임이 나왔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라고 논제를 던져보면 해결책의 필요성은 명확해진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더 문제가 커지기 전에 방송통신위원회 등 국가기관에서 중재에 나서야 관련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내 법을 준수하지 않고 안하무인으로 버티는 글로벌 서비스도 문제지만 규제 일변도로 마련된 국내 게임 법 자체도 문제라는 지적도 논란 속에서 계속 대두되고 있다. 국내 법의 경우 전세계에 유례없을 정도로 강도높은 규제 법이며, 적용 범위도 광활하다. 청소년의 인권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또 셧다운제가 시행되면 콘솔 게임기인 에스박스360나 PS3의 네트워크 게임이나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1 배틀넷 서비스도 마찰 대상이 될 수 있다. 큰 논란과 반발을 예고하는 대상 중 하나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한 전문가는 “이 같은 충돌은 세계 정세와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규제 일변도로 만든 법제도가 우선 문제”라며 “우선은 글로벌 서비스와 충돌 범위를 좁힐 수 있는 현실적인 법제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전문가는 “글로벌 서비스들도 아직 때가 안되었다 뿐이지 각 나라 별로 반발이 확산될 것이기 때문에, 미리 미리 국가 별 시스템을 존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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