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5세트 역전승’ 허영무, 3년 만에 가을의 전설을 쓰다
허영무(삼성전자)가 정명훈(SK텔레콤)을 3:2 풀세트 접전 끝에 꺾고 진에어 스타리그의 우승을 차지했다.
허영무의 결승행은 쉽지 않았다. 와일드 카드 전으로 듀얼토너먼트에 참가했고, 송병구와 같은 조에 포진되며 16강 돌파 역시 예상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8강에서는 최종병기 이영호를 만나며 4강 진출은 힘겨울 것이란 예측됐지만, 천신만고 끝에 허영무는 결국 결승에서 정명훈마저 꺾으며 송병구 이후 3년 만에 프로토스 종족이 스타리그를 차지하는 가을의 전설을 써냈다.
우선 1세트의 기세를 제압한 것은 허영무였다. 허영무는 결승 첫경기에서 초반 앞마당을 가져간 이후 캐리어를 선택하는 과감한 전략을 선택했다. 반면 정명훈은 팩토리 이후 앞마당을 준비하는 안정적인 전략을 선택했다. 허영무는 캐리어를 생산한 이후, 정명훈의 본진과 병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정명훈은 이에 질세라 모든 병력을 이끌고 허영무의 본진을 위협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위한 치열한 기세싸움이 시작됐다. 결국 허영무는 캐리어를 꾸준히 모으며 정명훈의 전진 병력을 제압하는데 성공했고, 드라군과 질럿을 조합한 병력으로 앞마당까지 공격하면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1세트를 내준 정명훈의 반격은 2세트에서 시작됐다. 정명훈은 1세트에서 허영무가 과감하게 앞마당 멀티를 가져간 것과 마찬가지로 빠르게 멀티를 늘리며 자원전을 선택했다. 반면 허영무는 정명훈의 빈틈을 만들기 위해 빠르게 다크템플러를 생산했다. 하지만 정명훈은 허영무의 다크템플러를 안정적으로 방어하고, 팩토리를 늘리며, 장기전을 준비했다. 허영무는 뒤늦게 멀티를 늘리며 병력을 생산하고 정명훈의 본진에 리콜로 피해를 입혔지만, 경기 초반 벌어진 격차를 뒤집기는 힘들었다. 결국 정명훈은 다수의 병력을 앞세워 허영무의 본진을 공략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3세트는 셔틀의 활약을 앞세운 허영무가 가져갔다. 허영무는 정명훈의 본진을 흔들기 위해 리버와 셔틀을 생산했다. 반면 정명훈은 빠르게 골리앗을 생산해 허영무의 전략을 무위로 돌리는 듯 했다. 하지만 허영무는 셔틀을 늘리는 과감한 선택을 하며, 정명훈의 본진을 뒤흔들었다. 이후 스피드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질럿과 드라군을 조합해 정명훈의 앞마당을 공격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허영무는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놓게 됐다.
우승을 위한 허영무의 의지와 허영무를 저지하기 위한 정명훈은 4세트에서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연출했다. 정명훈은 허영무의 초반 병력이 부족한 것을 파악하고 모든 병력을 이끌어 승부를 걸었다. 반면 허영무는 이 순간 리버를 생산해 정명훈의 본진의 일꾼을 잡아내며, 승부를 안개 속으로 이끌었다. 뚫기 위한 허영무와 이를 막기 위한 정명훈의 승부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허영무는 끝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으며 정명훈의 병력을 공략했으나 결국 이를 뚫어내지 못하고 GG를 선언했다. 이로서 승부는 마지막 5세트로 이어졌다.
마지막 세트에서 허영무는 1세트와 마찬가지로 초반부터 멀티를 가져가는 과감한 전략을 사용했다. 1세트를 같은 전략에 내준 정명훈은 5세트에서는 빠르게 허영무의 본진을 압박해 앞마당을 마비시키며 우승을 차지하는 듯 했다. 하지만 허영무는 캐리어로 상대 병력을 조금씩 끊어내고 드라군을 모으며 반격의 기회를 노렸다. 결국 허영무는 신들린 컨트롤을 선보이며 캐리어로 정명훈의 멀티를 공략했고, 드라군으로 앞마당 조이기를 풀어내며 반격을 시작했다. 이에 정명훈은 몰래 레이스를 모으며 역공을 준비했다. 허영무는 마지막까지 침착하게 드라군과 캐리어 병력을 유지했고, 정명훈은 레이스로 마지막 승부를 걸었으나 이에 실패하고 결국 GG를 선언하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진에어 스타리그 결승전이 벌어진 용산 전쟁기념관에는 약 5천여 명의 팬들이 몰려 새로운 가을의 전설의 탄생을 축하했고, 열혈 e스포츠팬으로 알려진 가수 박완규씨와 에이프릴핑크가 축하공연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