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3, '어차피 발생할 아이템 거래, 직접 관리하겠다'

“디아블로 2 시절에도 아이템 거래가 암암리에 성행을 했습니다. 디아블로 3에서도 이러한 일이 발생할 것이라 예측했기 때문에, 아예 이를 게임 시스템으로 구현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게임 아이템의 현금 거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이를 게임 시스템으로 구현하겠다고 밝힌 이래 게이머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디아블로 3의 국내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공개됐다.

블리자드코리아(대표이사 백영재)는 금일(22일)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 펠리스 호텔에서 디아블로 3의 기자간담회를 실시하고, 논란이 되고 있는 디아블로 3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와 랍 브라이덴베커 테크놀로지 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간담회의 가장 큰 화두는 역시 소식이 공개된 이후 게이머들의 논쟁을 일으킨 게임 내 아이템 경매 시스템에 대한 것이었다.

디아블로 3의 아이템 경매장인 <옥션 하우스>(Auction House)는 디아블로 3를 플레이하면서 획득한 모든 아이템을 블리자드의 관리 하에 게이머들이 현금, 배틀 코인 또는 금화를 이용해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현금을 이용해 아이템을 거래한다는 부분. 현금으로 아이템을 구매하는 이들은 인터넷 현금결제 사이트인 <페이팔>(Paypal)을 통해 거래를 하게 되며, 아이템 판매자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제한 현금을 받게 된다는 것이 블리자드가 설명한 <옥션 하우스>의 개념이다.

마이크 모하임 대표는 “디아블로 3의 아이템 현금거래 시스템을 두고 사행성 논란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디아블로 3의 아이템 거래는 도박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도박은 손해를 감수하며 하는 것이지만 디아블로 3의 아이템 거래는 단순히 게이머들이 시간을 투자해서 획득한 아이템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디아블로 3를 제외한 블리자드의 다른 게임에 동일한 시스템이 도입되지는 않을 것이라 못 박기도 했다. 완전히 임의적으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디아블로 3의 아이템 획득 시스템과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정해져 있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는 아이템 획득 방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최근 연이은 해킹 사건이 벌어졌던 것을 의식해서인지 디아블로 3의 <옥션 하우스>에는 철저한 보안을 펼치겠다는 블리자드의 방침도 공개됐다.

블리자드는 게임의 보안을 위해 배틀넷 인증, 게이머 아이디 인증는 물론 게이머의 접속 위치를 파악하는 기능을 준비 중이며, 스마트폰 플랫폼을 위한 배틀넷 모바일 인증, 외부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아이템 결제 대금의 흐름을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보안에 신경을 쓰겠다는 방침이다.

디아블로 3의 비공개 베타테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블리자드는 지난 9월 20일(국내시간 기준)부터 디아블로 3의 북미지역 비공개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에 국내 게이머들은 국내에서는 언제쯤 디아블로 3의 비공개 베타테스트가 시작될 것인지에 대해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 측은 “테스트 규모를 밝힐 수는 없지만 이번 테스트는 북미 게이머들을 위주로 진행 중이며, 궁극적인 목표는 테스트를 거쳐 정식 버전을 가능한 빨리 출시하는 것이다”라며, “한국의 PC방처럼 각각의 시장마다 독특한 환경이 있고 이에 대한 추가 테스트가 필요한지를 고민 중이지만 아직 북미 지역 이외 지역에서의 테스트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아래는 간담회 현장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전문

질 - 디아블로 3의 경매장 시스템을 두고 블리자드는 북미에서 페이팔과 제휴를 맺었다. 페이팔은 이베이의 자회사인데 한국에서는 이베이의 자회사인 옥션과 제휴할 계획인가?
답 - 한국 사업자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질 - 디아블로3 경매장이 사행성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준비 중인가?
답 - 디아블로 3의 아이템 거래는 도박과 다르다. 도박은 리스크를 안고 하는거지만 디아3는 리스크 없이 시간 투자만으로 진행된다. 디아블로 2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템 거래는 분명히 일어날 것이다. 디아2의 아이템거래는 인기요소였으며 실제로 현거래가 있었다. 우리가 이번에 구현하지 않더라도 현거래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므로,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게임 시스템으로 구현했다. 각 지역마다 법이 다르기 때문에 각 지역의 법에 맞도록 규정할 것이다.

질 - 향후 개발되고 있는 게임들에도 이러한 경제 시스템이 도입되는가?
답 - 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정확히 답하겠다. 배틀코인은 블리자드 스토어와 디아블로 3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블리자드 스토어에서 디아블로 3를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와우나 스타2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경제체계가 타 게임과 연결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질 - 수수료 문제로 경매장을 통하지 않고 아이템을 거래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답 - 시스템 구성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 시스템을 이용할 것이라 예상한다. 또한 실제 화폐나 코인을 이용해 아이템 거래를 하기 원치 않으면 1:1 거래나 금화 거래를 통해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다. 디아블로 3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디아블로 2를 많이 검토했으며 이 과정에서 아이템 거래에 대해 개선 여지가 많다는 것을 판단하고 이러한 아이템 거래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우회적인 방법이 생겨날 수 있지만, 대다수의 게이머들이 우리가 개발한 안전한 거래 환경에서 거래할 것이라 생각한다.

질 - 게등위가 등급 거부를 할 수도 있고 청소년불가등급 판정을 내릴 수도 있다. 이런 일이 생겨도 경매장 기능을 고집할 것인가?
답 - 어떠한 심의 결정이 나올 것인지 추측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18세 이상 등급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질 - 이러한 시스템으로 인해 블리자드의 다른 게임에도 현거래 시스템이 들어가는가?
답 - 디아블로 3를 제외한 다른 게임에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은 없다. 디아블로 3와 와우는 전혀 다른 게임. 디아블로 3는 아이템이 임의로 드랍이 되기 때문에 아이템거래가 중요하지만 와우는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질 - 북미베타테스트에 얼마나 많은 게이머가 참여하는가? 그리고 북미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의 테스트 일정은?
답 - 이번 비공개 베타테스트의 목적은 하드웨어와 인프라를 측정하는 것이다. 현재 서버 하드웨어가 북미에 위치하고 있어 북미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한국을 포함한 각각의 시장마다 독특한 환경을 지니고 있기에 이러한 환경을 추가적으로 테스트 할 필요가 있을 경우는 테스트를 실시할 수 있지만 아직은 북미 지역 이외의 지역에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 없다.

질 - 해킹 위협으로부터 옥션하우스를 보호하는 보안 업체가 따로 존재하는가? 아니면 블리자드에서 직접 관리하는가?
답 - 보안관련 문제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배틀넷 인증기, 플레이어 아이디를 인증하는 방법, 게이머의 접속 위치를 파악하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또한 외부업체와 협력을 통해 결제 후 대금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를 파악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또한 iOS나 안드로이드와 같은 스마트폰 플랫폼을 위한 배틀넷 모바일 인증기도 현재 서비스 중이다.

질 - 블리자드의 배틀넷 이용 약관을 보면 게임 아이템 소유권이 회사에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게이머들이 돈을 주고 게임을 구매하면 아이템이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인가?
답 - 게임 아이템의 모든 소유권은 블리자드가 갖고 있다. 게이머들은 사용권과 거래권만을 갖게 되는 것이다. 게이머들이 더 나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경매시스템을 강화시키고 플레이 밸런스와 아이템 밸런스를 강조하겠다.

질 - 국내에서 황제 온라인이 게임 아이템 거래로 등급 판정이 거부된 적이 있다. 이에 대한 대비는 갖추고 있는가?
답 - 자세한 분석을 통해 가능한 한 한국의 게이머들도 전세계 게이머들이 누리는 플레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협조하겠다.

질 - 아이템 현거래 수수료는 어느 정도로 책정했는가?
답 - 아이템을 등록하는 등록비가 존재하며 아이템이 판매될 때 부가되는 거래 수수료가 존재한다. 또한 아이템이 현금으로 판매된 이후 부가되는 현금화 수수료가 존재한다. 아직 정확한 수수료 규모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다.

질 - 한국 게이머들이 북미 서버에 접속해 북미 지역의 현금거래를 이용하는 것은 허용할 것인가?
답 - 일반적을 봤을 때 가능한 한 국내법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심의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답변할 수 있을 것 같다.

질 -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환전은 물론 환전거래도 불법이라는 법이 제정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심의를 넣은 것은 법률 자문의 조언을 구한 것인가?
답 - 바다이야기와 같은 도박사이트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 생각한다. 경매장이란 것이 새로운 기능이기에 이슈가 됐다. 법률팀과 협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

질 - 비공개 베타 테스트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답 - 인프라를 점검하기 위한 테스트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테스터 숫자가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숫자는 밝힐 수 없다.

질 - 디아블로 3는 패키지로 판매되는가 온라인으로만 판매되는가? 또한 한정판 패키지 판매 계획은 갖고 있는가?
답 - 한국에서 어떤 방식으로 판매될 것인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 가능한 심플하고 게이머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 스타크래프트 2의 경우는 게이머들이 어렵게 느낀 측면이 있기에 이보다 간단한 방식을 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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