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1, 콘솔업체 없는 '반쪽 잔치' 되나?
국내 비디오게임 마니아들에게 올 11월은 다소 썰렁한 한 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의 게임쇼 지스타 2011에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이하 SCEK),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한국닌텐도(이하 닌텐도) 등 3대 비디오게임 업체들이 단체로 불참하기 때문이다.
다음 달 10일부터 13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되는 지스타 2011에는 엔씨소프트, 넥슨, 네오위즈게임즈, 블리자드 등 지스타에 꾸준히 참가해 온 온라인 게임업체를 비롯해 레드파이브, 빅스푼 등 굵직한 신작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도 참가해 다양한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해, 키넥트와 무브 등 동작인식 컨트롤러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MS와 SCEK와 같은 업체들은 불참 의사를 밝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이 지난 지스타 2010 현장에서 온라인게임 일색의 현장 분위기를 다양하게 만들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결정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SCEK는 내년에 발매될 것으로 보이는 PS VITA(이하 PS비타)의 홍보를 위해서라도 지스타 2011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내부 사정 상 이번 지스타에는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지스타 2010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 한 점도 있지만, 최근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 자체 행사를 실시하며 향후 출시될 게임 라인업을 공개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는 것도 이번 지스타 2011의 불참 사유로 꼽힌다.
MS의 경우는 지스타 2011보다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게임 페스티벌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직 MS가 실시할 행사의 명칭과 장소,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Xbox360으로 출시될 다양한 게임들을 선보이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큰 그림은 그려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스타 2011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진 닌텐도의 결정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게이머들이 “오히려 닌텐도가 지스타 2011에 참가한다고 했다면 놀랐을 것”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닌텐도는 지속적으로 지스타와의 간극을 유지해 왔으니 말이다.
사실 지스타 현장에서 비디오게임 업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꾸준하게 불참해 온 닌텐도를 제외하더라도 SCEK와 MS는 특별한 화제거리가 없는 해에는 지스타에 참가를 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정의 원인으로는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의 규모가 작다는 점과 지스타 운영 자체가 온라인게임에 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국내 언론사들 역시 비디오게임 업계의 동향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비디오게임 업체가 홍보 효과를 노리기 어렵다는 점도 이들 업체들이 지스타에 집중하지 못 하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비디오게임 업체들이 지스타 2011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게이머들은 안타깝다는 반응과 업체 입장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비디오게임을 접할 수 없는 것은 아쉽지만, 열악한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 현황을 생각한다면 참가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게이머들의 일반적인 반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비디오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실 크지 않다. 특히 온라인게임의 성장세와 비교한다면 비디오게임의 상대적 열세는 더욱 도드라진다”면서도, “하지만 팬 서비스라는 차원에서 참가를 결정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업체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행사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지스타 2011은 아쉬움을 남길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