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스마트폰 게임시장, '개인 개발자 성공시대 끝나'

“지난 여름을 기점으로 스마트폰 오픈마켓에서 개인 개발자 몇 명이 게임을 만들어서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대자본과 고도의 기획력이 융합된 대형 콘텐츠 위주로 시장이 바뀐 것이죠.”

지난 10월18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폰 게임 글로벌 퍼블리싱 설명회에서 컴투스의 이영일 부사장이 했던 말이다. 이영일 부사장은 “중소 개발사들 조차 힘겹게 살아남는 시장에서 개인 개발자가 설 자리는 없다. 그런 시대는 오래 전에 끝나버렸다.”고 단언했다.

KT에서 국내에 아이폰을 들여온 지 2년여.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2천만 명을 돌파하고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하면서 모바일 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의 변화, 과금 방식의 변화 등 지각변동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다.

< 스마트폰 게임시장, 대자본 시대로>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대자본의 시대로 변모해가고 있다. 어플리케이션의 판매 창구인 오픈마켓이 전세계에 통용되고 해외 시장 진출이 가시화 되면서 이와 같은 현실은 더욱 극명해지고 있다.

우선 해외로 게임을 내려면 최소 4가지 이상의 언어와 2종류 이상의 프로그래밍 언어로 개발을 해야 하며 각 나라 별 마케팅을 진행해야 한다. 각 지역에 맞는 문화를 적용하는 현지화 작업도 필수다. 또 부분유료화나 간단한 세미 네트워크를 위한 서버 구축도 개인 개발자들에게 치명적인 요소다. 여기에 오픈마켓 시장이 성숙하면서 이용자들이 유명 게임 퍼블리셔나 개발자들의 인지도를 다운로드의 기준으로 삼기 시작한 것도 개인 개발자들의 입지를 축소시키고 있다.

치열한 경쟁은 “더 이상 오픈마켓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애플 오픈마켓에는 한 달에도 많은 경우 200여 개의 게임이 등록되며, 개인이 1년 이상 공을 들인 게임도 한 순간에 묻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미 국내에서도 꿈을 품고 개발에 나섰던 개인 개발자 들 중 상당수가 다시 개발사로 회귀하고 있는 상황이다.

< 스마트폰 시장, 온라인 게임화 잰걸음>
국내의 온라인 게임사들을 비롯해 전세계 스마트폰 개발사들의 트렌드는 “스마트폰 온라인 게임”이다. 과거에 개발사들이 6개월 단위로 싱글 게임(스탠드 얼론)을 제작하고 새로운 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는 방식이었다면, 최근의 개발사들은 온라인 게임을 베이스로 다른 게이머들과 겨루거나 협력하게 하고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계획하는 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의 점유율이 70%에 육박하면서 이러한 온라인 게임화 현상은 더욱 극대화되고 있으며, 개발사들은 내부 팀 또한 온라인 게임과 유사한 형태로 세팅하고 있다. 게임을 운영하는 전담팀 구성부터 게임 출시와 함께 6개월간의 정기적 업데이트를 미리 준비해놓는 식이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소셜게임 붐이 일고, 페이스북에서 스마트폰으로 소셜게임의 무대가 옮겨가면서 온라인 화는 불에 기름을 얹은 양 확확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웹게임 부분도 무시못할 정도로 커졌다. 이미 국내에서도 내년부터 액토즈, 넥슨모바일, 컴투스, 게임빌을 비롯해 스마트폰에 진출한 대부분의 개발사로부터 소셜 게임 뿐만 아니라 웹게임, 온라인 게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폰 전용 MMORPG가 여러 개 등장할 예정이다.

< 부분유료화의 활성화와 안드로이드 마켓 급성장>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온라인 화 되어 가면서 서비스 방식은 무료로, 과금방식은 부분유료화가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도 무료 게임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초창기에 유럽이나 북미 등지에서 거부감을 보였던 부분유료화 요금제가 점차적으로 자리를 잡아 가면서 시장은 더욱 부분유료화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이러한 분위기와 함께 한 때 애플 오픈마켓에 밀려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안드로이드 오픈마켓이 오히려 애플 오픈마켓을 추월하는 백조가 된 것도 최근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로 꼽힐만한 점이다.

한 때 북미 지역의 게임 배급사들은 애플 아이폰 대응의 스마트폰 게임만을 계약 대상으로 삼았지만, 지금은 안드로이드 버전 가능 여부를 주요 게임 평가 대상으로 삼는다. 그만큼 안드로이드 측의 위상이 높게 올라간 셈이다.

한편, 국내 스마트폰 게임 시장 또한 격변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은 게임 심의 때문에 게임 카테고리가 정식으로 열리지 않아 폐쇄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지만, 2일을 기점으로 애플 앱스토어에 게임 카테고리가 열리며,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또한 게임물등급위원회와 활발한 협상을 함으로써 정식 서비스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성가족부 등 정부기관에서 셧다운제에 이어 게임 매출 강제 징수법 등 지속적으로 게임 시장을 핍박하고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2년 이후 국내 시장이 다시 닫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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