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 온라인시장, 멀티플랫폼으로 공략하는 게임업계
스마트폰과 타블렛 기기 등 소위 말하는 스마트 디바이스의 보급률이 폭발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게임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PC를 넘어 이들 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다 많은 수의 게이머들을 확보하려는 게임 개발사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업체의 움직임 때문인지 게임 업계에는 같은 게임을 다양한 기종으로 출시하는 멀티플랫폼 바람이 일고 있다.물론 게임 업계에서 멀티플랫폼 출시 전략은 꽤나 오래 전부터 존재해 온 전략이다. PC 게임을 콘솔로 출시하는 패키지게임 시장의 예가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게임시장에 불고 있는 멀티플랫폼 바람은 기존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슷한 성능, 혹은 비슷한 주변기기를 활용해 게임을 조작한다는 기본적인 개념을 공유하는 PC와 콘솔기기를 대상으로 하는 기존의 멀티플랫폼 전략과는 달리, 완전히 다른 인터페이스를 채택하고 있는 PC와 스마트 디바이스를 대상으로 하는 게임들이 속속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바람을 가장 크게 일으킨 것은 NHN에서 서비스 중인 야구 매니지먼트 웹게임 '야구9단'이다. 물론 이 작품 이전에도 PC에서 즐기던 웹게임을 타블렛 기기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한 게임들은 다수 있었지만, 타블렛 기기에서 게임을 즐기게 되면 게임 진행이 너무 느려 원활한 플레이를 할 수 없던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스마트 디바이스 사양에 맞는 별도의 버전이 개발되지 않았던 탓이다.
하지만 '야구9단'은 웹게임이 지니고 있던 기존의 통념을 바꿔놨다. PC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을 거의 그대로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동까지도 완변하게 되어 게이머가 원한다면 어디에서나 게임에 접속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자신이 PC로 하던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그대로 이어서 할 수 있는 이같은 게임 환경은 덕분에 야구9단은 후발주자임에도 기존의 야구 게임들을 위협하는 입지를 다지게 됐다. 멀티플랫폼 상호간의 연동이 게임의 보급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지난 지스타 2011에 모습을 드러낸 넥슨의 '삼국지를 품다' 역시 이러한 멀티플랫폼 열풍에 불을 지필 게임으로 지목되고 있다. '삼국지를 품다'는 이름 그대로 삼국지를 소재로 전략과 스토리를 강조한 롤플레잉 온라인게임. 다양한 지형지물을 이용한 전략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는 점과 삼국지에 등장하는 200여 명의 장수가 게임에 구현된 것이 눈길을 끄는 게임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게임이 지스타 현장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PC와 스마트 디바이스 사이의 완벽한 연동기능 때문이었다. PC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할 수 있는 행동을 어느 하나 빼놓지 않고 스마트 디바이스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한 개발사의 기술력은 지스타 2011 현장의 최고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를 정도였다.
물론 기기간의 성능 차이 때문에 게임 그래픽은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스마트 디바이스에 걸맞도록 새롭게 만들어진 인터페이스를 통해 게임 플레이를 원활히 즐기고, PC 게이머들과 실시간으로 대결할 수 있다는 점에 업계 관계자들은 이 작품으로 멀티플랫폼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넥슨의 이러한 멀티플랫폼 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넥슨은 자사에서 개발한 웹게임 '2011 서울'을 출시하며, PC와 스마트 디바이스의 연동을 구현했으며, 향후에도 이러한 기술 개발에 집중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포화상태의 온라인시장에서 게임업계는 다양한 방면으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게임시장에서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은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2000만 대 이상이 보급된 스마트폰 시장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타블렛 기기 시장을 무시하는 개발사는 도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