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作 ‘블소-아키에이지’ 2012년 같은 목표, 다른 길 걷는다
2012년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두 개의 MMORPG를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블레이드앤소울과 아키에이지를 선택할 것이다.
화려한 그래픽과 전투, 그리고 새로운 콘텐츠들을 앞세운 두 게임은 5년 이상의 개발기간, 5백억 원이 넘는 개발비, 국내 최고의 개발 인력 등 개발 초기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온 작품이다. 인기배우 장동건과 오다기리죠 등이 출연한 국내영화 ‘마이웨이’에 국내 최대 제작비 350억원이 사용된 것과 비교해 봐도 이 두 게임이 얼마나 큰 프로젝트인지는 두말이 필요 없을 정도다.
현재 블레이드앤소울과 아키에이지는 2012년 공개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물론 국내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성공’을 목표로 말이다.
하지만 두 게임이 걷고 있는 길은 다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가 아닌,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다소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과연 두 게임은 어떻게 하나의 성공작을 만들어 가고 있을까?
두 게임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성공이란 골인 지점을 향해 달려가는 개발사의 과정과 방법적 차이일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을 국내 MMORPG 정통성을 가진 엔씨소프트의 게임답게 1차 비공개테스트부터 하나하나 세세함을 보여주었다. 게임에 접속하는 순간 펼쳐지는 화려한 그래픽부터 세계관까지 비공개 테스트였음에도 게이머들을 빨아드리는 흡입력과 몰입도는 기존 게임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두 번의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액션게임 같은 손 맛, 빠른 속도감과 화려한 비주얼, 힐러가 없는 소수 정예파티 등 국내 사용자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콘텐츠들을 공개했다. 비공개테스트이지만 게임의 메인 콘텐츠를 게이머들에게 잘 갖춰진 내용들로 차근차근 공개해 나가는 방식이다.
마치 하나의 조각상을 완성해 갈 때 얼굴이면 얼굴, 손이면 손을 정해서 디테일하게 만들어 나가면서 전체의 완성품의 틀을 잡아나간다고 표현할 수 있다.
반면 아키에이지는 다소 다른 개발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게임은 과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를 개발하는 등 국내 MMORPG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송재경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개발 중이지만 엔씨소프트의 게임들과는 차이점이 있다.
송 대표는 게임의 첫 공개부터 그래픽, 전투와 같은 콘텐츠가 아닌 최고 레벨 이후에 게이머들이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먼저 강조했다. 게임의 그래픽, 전투 등도 중요하지만 게임이 오랫동안 시장에서 사랑 받기 위해서는 게임 서비스 후에 게이머들이 함께 해나갈 수 있는 공간감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아키에이지의 테스트는 과거 국내 MMORPG와 다소 다른 모습으로 진행됐다. 첫 테스트에서 하우징을 강조했고 이후에는 해상전투를 메인으로 소개했다. 하우징은 게임 내에서 게이머들이 만들어 가는 공간으로, 집 자체에 큰 의미가 있는 것보다 게이머가 직접 나무를 심고 나무를 잘라서 집을 만들어 간다는 생활형 콘텐츠의 일부다. 해상전투 역시 다른 게이머들과 범선을 만들어 세계를 모험하고 배를 타고 다양한 것들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블레이드앤소울이 게임의 스타트지점부터 완성도를 갖추고 게이머들에게 공개되었다면, 아키에이지는 스타트 지점이 아닌 그 뒤의 것들을 먼저 소개하고 알렸다. 앞서 비유한 조각상을 만들어 나갈 때 아키에이지는 조각상의 전시장의 구조와 배치를 미리 생각하고 큰 구도를 잡아간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게이머들의 평가로도 나타났다. 테스트를 진행해 오면서 블레이드앤소울은 초기 콘텐츠와 완성도, 몰입도 부분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아이케이지는 다양한 생활형 콘텐츠와 미래에 대한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제작 과정에서도 두 게임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과거 엔씨소프트 게임이 그러했듯 장인이 하나의 물건을 완성할 때까지 조용하게 제작에 몰입하는 것처럼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신규 직업 및 콘텐츠에 대한 소문은 존재하지만 게임사의 공식적인 입장이나 개발자의 발언조차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
물론 게시판과 테스터들을 통한 의견은 꾸준히 받아 향후 테스트에 반영되는 작업은 진행하고 있지만 조용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블레이드앤소울의 3차 비공개 테스트는 2012년 1분기에 테스트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정확한 일정이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반면, 아키에이지는 게이머와 함께 게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아키에이지는 4차 비공개테스트를 80일 동안 진행한다는 다소 파격적인 시도를 한데 이어, 비공개 테스트 중에 콘텐츠를 업데이트 해 나가는 강행군으로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테스트에서 게이머들에게 부족하다고 평가되던 콘텐츠들을 장기간의 테스트로 메워가는 것이다. 향후 공개될 공성전 콘텐츠도 게이머들과 간담회를 통해 미리 공개하는 등 향후 게이머들이 직접 즐기게 될 콘텐츠를 게이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평가하는지를 중요시하고 있다.
국내의 한 게임 관계자는 “두 게임은 성공이란 목표 아래 다른 개발 방식과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가 옳고 나머지 하나가 그른 것은 아니다. 양질의 콘텐츠를 완성하기 위해서 두 개의 게임이 서로 다른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두 게임 모두 2012년 최고 기대작임에 틀림없으며, 국내 게임 사장과 MMORPG의 향후 개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