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게임 새시대 연다던 차세대기, 왜 업계는 싸늘한 반응 보이나
닌텐도DS와 PSP로 휴대용 게임시장서 치열하게 대립하던 닌텐도와 SCE가 3DS와 PS비타를 내세우며 다시 한 번 대립 구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게임업계의 시선은 발매 전의 기대감 대신 실망감으로 가득해 보인다.
닌텐도는 3DS를 선보이며 안경 없이 보는 입체 스크린 등 새로운 기능을 무기로 내세웠으나 3D 기능의 개인차와 동시 발매 타이틀 중 내세울 게임이 없었던 점 등이 악재로 작용하며 발매 초기 '원더스완'과 같은 판매 수치를 기록하는 굴욕을 맛봐야 했으며, 결국 발매 직후부터 고수해오던 25,000엔이라는 가격을 15,000엔으로 내리고 대표적인 인기 프랜차이즈 '슈퍼 마리오'의 게임들을 선보이고 나서야 상황이 개선되고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SCE 역시 연말 시즌에 맞춰 PS비타를 출시했으나 결과는 3DS의 길을 뒤따라가는 수준에 그쳤다. 전작들의 첫 주 판매량에 비해 그 격차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시기의 차이상 거의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 있긴 하지만 압도적인 기기의 능력 차이를 고려하면 위안이 되지는 못했으며, 몇몇 온라인 샵에서는 신품 타이틀의 가격을 최대 1,000엔 정도까지 할인해 판매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더 놀라운 점은 이런 분위기에 대해 게임업계의 관계자들이 그리 놀라울 것이 아니라는 침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3DS는 3D 스크린 외에는 신기종으로서의 혁신이 부족하며, PS비타는 PSP보다 폐쇄적인 기기 편의성과 많은 버그에 비해 불합리하기 그지없는 새로운 AS 정책을 선택하며 스스로의 목을 조르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빠르게 발전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게임 영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전을 거듭하며 휴대용 게임기의 영역을 넘보지만 이들 업체들은 단지 "휴대용 게임기와 스마트폰, 태블릿PC 개념이 다르다"라는 속편한 소리만 늘어놓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이런 상황의 결과 한때 25,000엔대까지 올랐던 닌텐도의 주식은 1년에 걸쳐 곤두박질을 이어가며 10,000엔 언저리에서 줄타기를 계속하고 있으며, 소니의 주가 역시 PS비타 이후 한동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일부 게이머들은 "판매량을 보고도 그런 소리를 하느냐"고 볼멘소리를 늘어놓지만 이 역시 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가장 빠르게 나가고 있다는 3DS의 하드웨어는 대부분 북미나 유럽에서 소비되고 있지만 이들이 선택하는 게임 소프트웨어는 '슈퍼 마리오 3D랜드' '마리오 카트 7' 등 특정 타이틀에 한정된다. 반면 주로 일본기업에서 선보여지는 소프트웨어는 닌텐도DS때와 달리 캐주얼 스타일이 아닌 일본에서만 먹히는 캐릭터물, 또는 하드코어 스타일의 플레이 방식을 택한 게임들이 대부분이기에 판매량은 일본에 한정될 뿐 해외에서의 반응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렇게 심각한 불균형 상황은 닌텐도DS때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결국 '팔리는 타이틀만 팔리고 나머지는 사라지는' 상황을 다시금 재현될 것이라는 것 역시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PS비타 역시 초반 타이틀의 파괴력이 부족했고, 초반 버그 및 불량으로 인해 전체 판매량이 높아지지 않고 있다. 추후 대작 타이틀이 발매된다고 하지만 이미 한번 돌아선 게이머의 마음을 돌리기는 부족해 보이며, 하드웨어를 최초 발매제품이 아닌 보다 안정성이 확보된 개량형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밝히는 게이머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SCE의 정책도 불만을 사기 충분하다. 수리 대신 리퍼비시 정책을 택하고 검진을 받는 것 만으로도 요금을 책정하겠다는 것은 게이머들에게 불합리하다라는 생각을 주기 충분하다. 또한 이 정책을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하려는 소니의 정책 방향 역시 각 국가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애플의 그것을 벤치마킹한 것이 아니냐는 소리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얼마전 닌텐도 미야모토 시게루氏의 "스마트폰이 보일 수 없는 재미를 선보이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는 발표에 대해서 "너무 늦게 출시돼 시대를 못따라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걱정스런 반응이 해외 매체를 통해 공개된 것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 진정한 발전을 이루길 원하는 걱정 섞인 비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좋은 성적이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지금 나오는 게임들이 각 게임기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고도 보여지지 않는다"며 "휴대용 게임기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한 처음의 약속을 되돌아보길 바라며 게임기를 즐기는 게이머의 만족이 보다 우선시 되도록 이들의 생각의 전환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