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정책이 넘쳐나도 게임주가 무너지지 않는 까닭은
2011년은 국내 게임업계로 보면 기념비적인 해라고 할 수 있다. 각종 규제가 생겨나면서 게임산업에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온 한 해였기 때문이다. 상황은 그만큼 좋지 않다. 여성부에서 셧다운제를, 문화부에서 선택적 셧다운제를 통해 2중 규제에 나섰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올해는 여성부와 교과부가 게임기업의 매출 일부를 강제로 상납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역사상 전례가 없는 세개 부처간의 복합 규제에도 불구하고 게임주는 비교적 자리를 탄탄하게 지키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여전히 매도를 유지하며 상향 기대를 모으는 주들도 많다. 이렇게 게임주가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 게임에 대한 이해없는 억지성 규제>
현재 게임에 진행되고 있는 셧다운제와 선택적 셧다운제는 실행 전부터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며 논란에 휩싸여 왔다. 우선 심야 시간에 게임을
하는 청소년이 많지 않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심야 시간에 청소년들이 게임을 하지 못하게 지도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규제 대상이 없는 셈이다.
실제로 여성부의 조사에서 청소년 이용가 게임의 83%가 이미 셧다운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으며, 여성부는 오히려 강제적으로 게임사들이 개인정보를 모으도록 조장했다며 비판만 받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부의 선택적 셧다운제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300억 원 매출로 한정짓긴 했지만, 대부분의 게임을 퍼블리셔에 위탁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이 대상이 되기 때문에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이 많다. 결제 정보의 고지, 이용 경과 시간 정보 제공 등 복잡한 시스템으로 게임사를 압박하는 수단이라는 비판도 많다.
이처럼 현재 게임업계에 진행되고 있는 규제들은 원래의 취지인 ‘청소년 보호’와 거리가 먼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규제가 ‘게임업계 압박하기’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에 게임업체의 주가에 영향은 제한적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 게임업체들 경쟁력 높아.. 게임주 여전히 ‘탄탄’>
또 게임주가 탄탄한 이유는 고유의 특성 상 경기를 잘 타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주가 폭락 사태가 이어져도 그 근원인 자원문제 등에서 게임을 자유롭다. 서버와 PC만 있으면 구동되고, 부가 가치성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규제를 무시할 만큼 탄탄한 미래 가치가 예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걸출한 ‘블레이드앤소울’이라는 신작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18세 이용가로 예정되고 있어 셧다운제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 증권가 중에는 ‘블레이드앤소울’의 올해 매출을 1300억 원으로 예측하는 곳도 있다.
중국과 유럽, 북미에서의 이슈도 크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기대순위 1위를 자랑하는 ‘길드워2’가 준비되고 있다. 중국은 과거에 한 번 실패한 경력이 있지만, 중국 최대 게임기업인 텐센트와의 제휴를 통해 재도전이 준비되어 있어 기대해볼만 하다. ‘리니지’와 ‘리니지2’, ‘블레이드앤소울’ 모두 중국 시장에서 불 붙기만 하면 수백 억의 매출이 쏟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게임사들도 비교적 규제 영향을 덜 받는 군으로 인식된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국내보다 해외가 활성화되어 있고, 셧다운제도 스마트폰 분야는 2년간 유예 상태이기 때문에 전혀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컴투스와 게임빌 등이 거듭된 악재에도 잘 방어하고 있고, 스마트폰 사업에 치중하고 있는 위메이드나 네오위즈 인터넷 등도 방어주로 꼽힌다.
이외에도 정부의 규제가 주민등록번호 도용 등의 역기능이 작용할 여지가 커서 장기적으로 국내 게임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18세 이용가 게임의 득세, 해외 게임의 매출 증가 추세가 게임주를 방어하는 주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