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은 영웅들의 이야기. 반지의 제왕 북부전쟁

이원태 lwtgo@hanmail.net

반지의 제왕은 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콘텐츠이다. 판타지의 세계관을 정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반지의 제왕은 소설에서 영화, 게임으로 영역을 확대시켜갔고 오늘 소개할 게임인 반지의 제왕 : 북부전쟁(이하 북부전쟁)까지 이어져왔다. 그동안 프로도와 그의 일행들이 주축이 되어왔던 반지원정대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었다면 게임 북부전쟁은 그 이면에서 활약한 영웅들을 다루고 있다. 프로도 일행이 아닌 다른 영웅들의 이야기... 궁금하지 않은가?

반지의제왕:북부전쟁
반지의제왕:북부전쟁

새로운 원정대의 활약

****반지의 제왕은 프로도와 간달프, 아라곤 등 9인의 반지원정대를 메인으로 이야기를 펼쳐왔다. 당연히 게임에서도 그들이 주인공이었고, 그들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졌다. 그러나 북부전쟁에서는 프로도 일행들이 아닌 새로운 주인공인 인간, 엘프, 드워프 3인방을 앞세워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 반지의 제왕 이야기와 비슷한 시간대에 장소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들이라면 그때의 추억을 자극하기도 한다. 영화 속에서 눈으로 보기만 했던 장소들을 직접 돌아다니며,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통해 원래(?) 주인공인 프로도일행의 활약상이나 처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반지의 제왕에서는 프로도일행의 활약상에 중점을 두었기에 다른 곳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언급하지 못했지만, 게임 북부전쟁에서는 새로운 일행을 등장시켜 “비슷한 시간 다른 곳에서 이런 저런 일이 있었구나”라며 고개를 끄덕이게끔 한다. 반지의 제왕의 스토리라인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북부전쟁을 플레이하면서 새로운 영웅들의 모습에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반지의제왕:북부전쟁
반지의제왕:북부전쟁

투박하지만 인상적인 그래픽

****북부전쟁의 그래픽은 최상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표현수준(?)은 보여주고 있기에 그래픽 안 좋으면 게임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극단적인 취향만 아니라면 무난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처음에는 다소 투박해 보이는 그래픽에 실망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환경과 연출을 접하게 되고, 많은 수의 적들과 뒹굴다보면 세세한 디테일보다는 전체적인 조화를 보기 때문에 점점 “의외로 괜찮네” 라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각종 스킬의 효과도 화려한 편이고 전투를 진행하는 중에 나오는 신체절단 표현 등은 화려함을 더했다. 아무래도 깔끔하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거친 느낌에 캐릭터가 서양스타일이다 보니 이런 그래픽스타일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맵의 구성이나 영화 속 장소의 재현도 등을 따져봤을 때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성의가 없이 제작된 것이 아니라 반지의 제왕의 세계관을 담아내려 노력한 것이 느껴지는 그래픽이다.

반지의제왕:북부전쟁
반지의제왕:북부전쟁

단순하면서도 의외로 짜임새가 있는 액션

****북부전쟁에서는 안드리엘(요정), 파린(드워프), 에라단(인간)까지 세 명의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고 저마다의 특색을 지니고 있다. 기본적으로 약공격과 강공격, 회피, 방어의 기본 동작에 캐릭터별로 사용하는 스킬에 차별점을 두어 각 캐릭터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진다. 북부전쟁은 복잡한 콤보의 개념이 없이 약공격 버튼연타-마무리공격으로 강공격을 사용하는 식의 단순한 근접공격 패턴이 주를 이룬다. 분명히 많은 적을 이런 식으로 상대하다보면 굉장히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는데 적이 무조건 맞고 있는 것이 아니라 버티면서 공격을 해오거나 가드를 하기 때문에 회피나 방어가 매우 중요하다. 덕분에 적절히 공격하다가 적의 공격에 맞춰서 회피 &공격의 액션을 하게 되는데 이 부분이 게임의 몰입감을 높여준다. 무작정 당하는 적이 아니라 반격을 해오기 때문에 단순한 조작임에도 긴장감은 계속 유지시키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런 근접액션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회복스킬이나 강화스킬을 이용하고 원거리에서 활이나 석궁을 날리며 동료의 서포트를 해주는 식의 플레이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완급조절을 해가며 즐기는 전투가 즐겁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무쌍식 액션과 닮아 있기 때문에 화려한 콤보를 바라는 게이머라면 취향에 맞지 않을 확률이 높다.

반지의제왕:북부전쟁
반지의제왕:북부전쟁

RPG요소로 캐릭터 키우는 재미를 느껴보자

****북부전쟁은 액션의 요소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캐릭터를 성장시켜가는 RPG요소도 가볍지 않게 시스템으로 잘 구현했다. 전투를 통해서 얻은 경험치로 캐릭터가 성장해가며 레벨업 시에 얻은 스테이터스 포인트와 스킬 포인트로 어느 정도 자신이 원하는 성향으로 캐릭터를 성장시켜 나갈 수 있다. 스킬 같은 경우 많은 수가 준비된 것은 아니라 결국은 다 배우게 되겠지만, 어느 정도 게이머가 선호하는 스킬과 효과에 따라 초반에 성장시킨 캐릭터에서는 확실히 개성이 느껴질 정도다.(여기서 초반이라고 언급한 것은 한 번 엔딩을 봤을 때이기 때문에 결코 짧지는 않다. 엔딩을 봐도 모든 스킬의 능력을 배우진 못한다.)

캐릭터 성장은 레벨업 뿐 아니라 장비를 맞추는 데서도 느낄 수 있다. 캐릭터별로 구분된 다양한 무기와 방어구, 액세서리, 개조요소 덕분에 무기를 사거나 맵 곳곳에 숨겨진 무기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슬롯이 달린 무기는 다양한 능력치가 부여된 강화석을 이용해 캐릭터의 부족한 능력치를 보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직접 개입하며 캐릭터를 키워가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도 RPG하면 빠질 수 없는 퀘스트 요소도 존재하며 게임 상에 등장하는 NPC들과 대화를 통해서 임무를 하나씩 받아 세계관의 이야기도 즐기고 보상도 받는 즐거움을 누릴 수도 있다.

반지의제왕:북부전쟁
반지의제왕:북부전쟁

온라인으로 다른 플레이어와 원정대를 결성!

****반지의 제왕 북부전쟁은 혼자서 플레이하는 것 보다 온라인을 통해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함께 플레이할 때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엔딩을 보면 높은 난이도를 즐길 수 있게 되는데 난이도가 높아지면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서로를 도와주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북부전쟁은 캐릭터별로 맵에 있는 특수한 장소나 아이템을 채집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3인의 캐릭터가 함께 구성되었을 때 좀 더 다양한 장소를 탐험할 수 있다. (혼자서 하려면 같은 곳을 캐릭터별로 깨야-_-;;) 굳이 온라인이 아니더라도 화면분할을 통해서 2인 플레이를 즐길 수 있지만 역시나 3명이서 왁자지껄 해야 게임하는 맛도 좋은 법! NPC가 아닌 진정한 3인의 원정대를 꾸려서 다녀보도록!

반지의제왕:북부전쟁
반지의제왕:북부전쟁

한글화로 세계관을 즐기는 재미

****많은 게임을 리뷰하면서 한글화가 되지 않아서 게임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접했는데 반지의 제왕 북부전쟁은 한글화로 인해서 게임의 재미가 잘 살아난 예라고 할 수 있다. 액션의 비중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스토리의 전개를 비롯해 다양한 NPC와의 대화요소에 분기가 많이 존재하는데 이런 부분을 한글화 덕분에 빠짐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북부전쟁은 프로도일행의 반지의 제왕과 비슷한 시간대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몰랐던 부분을 알 수 있다. 반지원정대가 어떤 행동을 할 때 다른 곳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으로 세계관을 즐기는 폭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사건이나 인물들에 대해서 게임속의 캐릭터가 여러 가지 설명을 해주는 선택지도 많은데 만약 한글이 아니었다면 어땠을지...... 상상만 해도 답답하다. 약간 번역시에 오류가 있는 부분도 있는 부분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한글이라 참으로 다행이다!

반지의제왕:북부전쟁
반지의제왕:북부전쟁

부족한 것 같으면서도 은근한 재미가 있는 게임

****반지의 제왕 북부전쟁은 솔직히 별 기대도 하지 않았고 한글화가 된 게임이라서 호기심에 접한 게임이다. 그리고 이런 기분으로 시작한 게임이라 그런지 첫인상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은근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스테이지의 길이가 너무 길어서 뭔가 불필요한 이동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사운드 버그가 있는지 들리지 않아야 할 소리가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때까지 들리기도 하는 등 게임 곳곳에서 뭔가 찜찜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상하게 계속 잡고 게임을 플레이하게 하는 맛이 있다.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부위파괴를 비롯해 독특한 쇳소리로 섬뜩함마저 느껴지는 피니쉬액션의 사운드, 반지의 제왕 세계관을 잘 재현해놓은 분위기와 캐릭터 성장요소 게다가 한글화가 있었기 때문일까? 결론적으로 반지의 제왕의 세계관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복잡하지 않은 액션게임을 찾는 사람은 한 번쯤 즐겨 봐도 좋을 게임이라 생각한다.

반지의제왕:북부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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