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잡으면 돈이 보인다. 트로이 보니 현실과 똑같네
온라인 게임이 현실과 닮아가고 있다. 단순히 몬스터 때려잡는 것을 넘어서 이제는 세련된 패션 아이템으로 치장을 하고, 물건을 사고 파는 경제 활동으로 부를 쌓으며, 게임 내에서 자신의 발언권을 높이기 위해 정치 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가상의 세계에서 가상의 캐릭터를 키보드와 마우스로 조작한다는 것만 머리에서 지우면 현실 세계나 크게 다를 바 없다.
특히 최근 게임에서 핵심 콘텐츠로 부각되고 있는 정치 시스템은 상당히 주목할만 하다. 현실에서는 타고난 능력이나 가정 환경에 따라 넘을 수 없는 벽이라는 것이 존재하지만, 게임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게 출발하는 만큼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으며, 경쟁을 뚫고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다면 막대한 권력이 손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오는 17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하는 알트원의 트로이를 보면 게임에서의 권력이 현실 못지 않게 달콤하다는 것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스 진영과 트로이 진영이 대결을 펼치는 트로이에서는 투표를 통해 양진영의 사령관, 즉 실제 역사에서 핵토르와 아가멤논이 맡았던 역할을 대신할 게이머를 뽑게 된다. 후보로 등록할 수 있는 자격은 길드마스터이며. 최대 10명까지만 등록할 수 있지만, 길드공헌도에 따라 기존 후보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캐릭터당 한표만 행사할 수 있는 투표를 통해 사령관으로 선출되면 한달간 그 진영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절대 권력이 주어진다.
최대 5명까지 부사령관을 임명할 수 있으며, 지휘채팅을 통해 소속 진영원 전체를 통솔할 수 있고, 사령관 전용 전차와 특별한 호칭 및 이펙트가 부여되는 권한도 주어진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진영 금고다. 진영금고는 해당 진영원들이 사냥을 통해 획득하는 금액의 일부가 실시간으로 적립되는 금고로, 이 진영금고는 오직 사령관만이 출금을 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게임 내 세금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는 것이다.
물론, 현실과 마찬가지로 너무 막대한 권력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기획상으로는 사령관이 진영금고의 금액을 활용해 전쟁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구입하도록 되어 있지만, 사령관이 다른 마음을 먹는다면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금액을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진영원들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선거에 입후보했다 하더라도, 모든 진영원들이 고생해서 모은 막대한 금액을 보면, 다른 마음이 절대 생기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특히 많은 인원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길드에서 마음먹고 실행한다면 그것을 막아내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알트원의 오현정 팀장은 "사령관에게 막대한 권력이 주어지긴 하지만 부정을 저질렀을 경우 진영원들이 그것을 당연히 알게 되니, 그 인물을 다시 당선시키지 않으리라 본다"며 "진정으로 진영원들을 위하는 현명한 사령관이 나와서 진영전이 활발하게 진행됐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