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첫 걸음 '트로이', '새로움의 부족'은 아쉬워
전쟁 온라인게임 전문 개발사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많은 전쟁 중심 MMORPG들을 선보였던 개발사 알트원의 신작 '트로이'의 공개 서비스가 지난 17일 막을 올렸다.
'트로이'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중요한 사건 중 하나이자, 서사시 '일리아스'의 주제이기도 한 트로이와 그리스 간의 전쟁을 주제로, 전쟁 이후 그 후손들이 새로운 전쟁을 펼쳐간다는가상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게임으로, 그 동안 알트원이 선보였던 무협, 또는 중세 판타지와는 색다른 재미를 선보일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아왔다.
특히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선보여 왔던 많은 컨셉 이미지나 시나리오, 캐릭터의 설정 등은 전쟁 콘텐츠를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게 하기에 충분할 정도였으며 비공개 테스트 기간 동안의 테스터들 반응 역시 이를 뒷받침했다.
그리고 공개 서비스가 막이 올린 이후 첫 주말 동시접속자 18,000명이라는 성공적인 첫 걸음을 내딛었으며, 현재도 전 서버 혼잡 상태라는, 업체 입장에서는 흐뭇한 기록과 함께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사실 '트로이'의 이런 호조는 그 동안 동일한 주제의 게임만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오면서 쌓인 알트원의 개발력과 게이머 유형 파악 능력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트로이'에서 매 시간 진행되는 다양한 방식의 전쟁을 보고 있노라면 단순히 사람과 사람이 싸우는 정도의 것이 아니라, 서로 밀고 밀리는 전선의 형성부터 목표에 대한 전략 수립, 치밀한 지형 구성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또한 캐릭터의 외모나 장비, 이동 수단인 전차 등 눈에 보이는 부분의 표현 역시 많은 발전이 있어 레벨이 높아질수록 보다 멋진 캐릭터로 발전해 가는 자신의 아바타를 뽐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됐으며 눈 앞의 몬스터들 역시 '이제 한 번 싸워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멋지면서도 강력한 공격을 눈 앞에 선보인다.
여기에 전작인 '워렌전기'의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던 필드 몬스터의 밸런스 부조화 역시 많이 수정돼 특정 레벨이 넘어가는 순간 퀘스트가 부족해 단순 사냥만으로 레벨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 역시 많이 해소돼 게임의 큰 두 구성체인 전쟁과 성장을 고루 즐기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앞으로 추가될 것으로 알려진 시나리오와 전장, 몬스터들 역시 게이머들에게 새롭게 펼쳐지는 트로이 전쟁의 모습을 기대하게끔 충분히 웅장한 모습이었던 만큼 즐기면 즐길수록 그 재미가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이머들의 반응 역시 호의적이다. 보다 다양해진 전장들이 선보이는 긴장감과 액션성의 발전에 대해 "밀고 당기는 접전이 보다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돼 정신 없이 빠져들게 된다"고 이야기했으며 "필드와 던전의 다양화로 캐릭터를 보다 쉽고 빠르게 키워 전쟁에 참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게임의 채팅장에는 게이머들끼리 전략을 논의해 다음 전투에 대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으며, 매 시간마다 펼쳐지는 전쟁을 앞두고 응원을 통해 사기를 북돋우며 전쟁의 결과에 따라 서로서로를 칭찬하거나 위로하는 훈훈한 모습도 발견됐다.
그러면서도 게이머들은 이전 작품과의 차별성 등 개성에 대한 부분에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게임 UI와 필드 구성, 상점의 장구류 구성, 플레이 패턴, 튜토리얼 등 게임 시작 후 만나게 되는 대부분의 것들이 알트원의 전작들과 크게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처음 시작하면서 시대 및 각 국가에 대한 배경설명이나 시나리오 같은 '프롤로그'의 부재와 게임에 들어섰을 때 첫 화면 가득 '키보드 배치도'를 펼쳐놓아 이 게임의 장점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멋들어진 건물이 가득한 도시를 바라보며 게임을 시작하지 못하는 점 역시 앞으로 추가되거나 수정됐으면 하는 부분이다.
물론 이 게임에 있어 전쟁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보니 중심되는 부분에 집중하고 다른 부분의 추가를 뒤로 미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게임의 아이덴티티가 명확하지 못하게 되면서 기존의 게임과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개발사와 게이머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알트원 측은 서비스에 앞서 진행됐던 다수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로이'가 기존 MMORPG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은 소재인 '트로이 전쟁'을 사용한 획기적인 신작 게임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이 새로운 전쟁에 대한 '동기'와 '이유' 그리고 '이 게임만의 개성'에 대한 부분을 게임 콘텐츠를 통해 충분히 설명해주어야 하지 않았을까?
'트로이'는 그 동안 알트원이 쌓아온 노하우가 한데 합쳐지며 보다 큰 전쟁의 재미를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다. 이제 알트원에게 남은 숙제는 게임의 개성을 명확하게 하는 부분과 시나리오에 대한 보강을 통해 '트로이 전쟁'이라는 가슴 두근거리는 이야기의 재미를 극대화 시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노력에서 한발 더 나아가 '트로이'를 최고의 전쟁 게임으로 스스럼없이 손꼽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