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은 가라’ 온라인게임 테스트 상식파괴의 시대
상식파괴의 시대다. 평범하고 무난해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갈 수 없고, 주목받기 쉽지 않은 요즘이다.
과거 상식파괴는 마케팅 분야에서 주로 사용됐다. 소비자들의 시선과 관심을 사로잡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치, 경영 등 사회 전반적으로 일반적임을 벗어난 상식파괴 현상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온라인게임 시장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게임을 서비스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비공개테스트를 진행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받아 오픈베타를 진행한 후 정식 서비스를 진행하는 게 일반적인 수순이다.
하지만 최근 테스트를 살펴보면 과거와 확연하게 달라진 점들을 확인할 수 있다. 한정된 인원으로 진행하던 비공개테스트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비공개테스트 이전에 랜파티를 진행하는가 하면, 짧은 기간의 비공개테스트를 몇 달 이상 실시하고 있는 게임사도 있다.
단순히 게이머들의 눈길을 잡아끌기 위한 마케팅은 아니지만, 이전과는 다른 테스트 방식에 게이머들이 관심을 가지고 눈길이 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CJ E&M과 엔트리브 소프트는 자사의 신작 MMORPG ‘리프트’와 AOS게임 ‘HON(혼)’을 랜파티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비공개테스트를 통해 게이머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신작들이 자체 개발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원작을 이미 알고 있는 게이머들과 관심을 가진 게이머들에게 먼저 한국버전의 게임을 소개했다.
엔트리브 소프트는 얼마 전 MMORPG 천자영웅전의 국내 서비스를 앞두고 국내 5개 도시에서 테스트를 진행해 좋은 반응은 얻은 바 있어, 이번 신작에도 기존과 다른 서비스와 준비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게이머들의 반응 역시 즉각적이고 빠르게 나타난다. 해외에서 게임을 즐겨본 게임들은 한국에서 서비스를 앞둔 게임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게임사들에게 전달한다. 한글화는 적절하게 진행됐는지, 콘텐츠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국내에 맞도록 콘텐츠를 녹여냈는지 등 게임사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들에 대해 의견을 내놓는다.
이제 비공개테스트를 오픈형태로 진행하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모습이 아닐 정도다. 이름과 같이 비공개테스트는 한정된 인원이 비공개로 게임을 테스트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테스트 이름과 상반된 오픈형 비공개테스트가 성행하고 있다. 오픈형 비공개라는 어법에도 맞지 않는 테스트지만 언제부터인가 일반화되어, 지금은 파이널 비공개테스트는 오픈형으로 진행하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게 됐다.
엑스엘게임즈는 지난해 연말부터 약 4개월간 4차 자사의 개발작 ‘아키에이지의’ 비공개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비공개테스트는 짧으면 일주일, 길면 보름 정도로 진행하지만, 180일간이라는 파격적인 비공개테스트를 시작했다. 현재는 일정이 추가되어 테스트는 3월1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테스트 기간도 기간이지만 아키에이지의 이번 비공개테스트는 온라인게임의 오픈베타처럼 매주 콘텐츠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때문에 테스트를 시작했을 때의 게임과 테스트 막바지의 게임은 현저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공개테스터만을 위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기존 테스트들과 확연하게 다른 모습으로 일정을 소화했다.
이외에도 최근 나이트에이지의 경우에는 일정의 공백기 없이 비공개테스트, 오픈베타, 상용화를 바로 이어서 진행했으며, 몇몇 게임의 경우에는 태부 테스트 이후 바로 오픈형태로 게임을 공개하는 게임사도 등장한 바 있다.
국내의 한 게임 전문가는 “최근에는 테스트 방식이 하나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테스트 형태 및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 테스트의 근본적인 목적은 게임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 목적을 잃어버려서는 안된다”고 이야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