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아이패드로 촉발된 고해상도 전쟁, 게임업계 ‘이걸 어쩌나’
지난 16일 출시된 애플의 '뉴아이패드'가 나흘 동안 300만 대가 판매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강력한 성능, 빠른 반응 속도 등 뉴아이패드의 장점은 수없이 많지만, 현재 가장 부각되는 부분은 기존 아이패드2 보다 4배나 높은 해상도(2048×1536)다. 뉴아이패드 이후 일제히 삼성 등 후발 태블릿PC 주자들 또한 고해상도 액정 디스플레이를 자사의 신형 태블릿PC에 탑재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스마트폰 또한 1280×800의 해상도를 채용한 기종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해상도가 확산되는 것이 게임업계에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높은 해상도에 걸맞는 선명도를 갖추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게임들을 송두리째 바꿔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하게 고민하는 게임 개발사는 20여명 이내의 중소 개발사 들이다. 그래픽 디자인을 하는 경우 높은 해상도에 맞추어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이 인건비 부담으로 다가온다. 기존의 저해상도인 320×480부터 640×960, 800×480, XGA(1024×768) 까지는 그럭저럭 맞출 수 있었지만, 1280×800부터 시작되어 2048×1536까지 해상도가 확대되자 기존보다 최대 6배 이상 크고 세밀하게 작업을 해야 해서 여간 버거운 게 아니다.

과거에는 적당히 화면을 뭉개는 등 다소 거칠게 표현해도 되었지만, 이제 풀HD(1920×1080) 이상으로 그래픽을 제작하지 않으면 게이머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생겨나고 있다. 실제로 TV 시장에서도 풀HD인 블루레이 영화에 맛들인 유저들이 DVD로 돌아가지 못하는 등 고해상도 영상에 대한 유저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도 개발사에 압박을 주는 요소다.
3D 개발력을 갖춘 개발사들은 상대적으로 해상도 문제에 자유롭지만 3D 가속기능을 활용한 게임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배터리를 빠르게 소모시킨다는 단점 때문에 고심 중이다. 아직까지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발열과 적은 배터리 시간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시간 3D로 미려한 효과를 내기 위해 하드웨어의 성능을 활용하는 것도 골치고, 폰과 태블릿PC 마다 3D 능력이 다른 점도 개발사에겐 부담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문제가 1여 년 전부터 예고되어왔던 만큼 미리 대비책을 세운 회사들도 많다. 국내에서도 컴투스, 게임빌을 비롯해 중급 이상의 스마트폰 게임 회사들이 대책을 세워나가고 있다.
가장 보편적인 대책은 기본 그림을 3D로 작업한 후 각각의 해상도에 맞게 늘려서 캡처를 해 2D화 하는 방식이다. 해상도가 얼마나 크던 간에 3D로 늘려서 캡처를 하면 각각의 해상도에 최적화된 선명한 화면을 얻을 수 있다.
3D는 아니지만 벡터 방식의 디자인을 캡처해서 제작하는 회사들도 있다. 아이폰의 경우 플래시를 지원하지는 않지만, 미리 플래시로 디자인한 후 늘려서 캡처받아 아이폰 용으로 게임을 개발하면 비슷한 인건비로 해결할 수 있다.
또 확대 축소할 경우에도 비교적 이미지가 손상되지 않는 알파 채널을 그림마다 섞는 방식도 유행하고 있다. 1280×720 수준으로 디자인해서 알파 채널화 하면 2048×1536 수준까지 확대해도 ‘볼만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평이다.
이외에 안드로이드 쪽에도 다양하게 비율을 조정하는 옵션 기능이 있고, 애플 또한 1대1 대칭 비율로 해상도를 확장해나가고 있어 개발사가 이 점을 체크해서 게임을 개발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