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넷마블 ‘마구:감독이 되자’, NHN과 NC를 긴장시키다
지난 4월4일 CJE&M 넷마블은 자회사인 애니파크를 내세워 ‘마구 마구’의 신작 ‘마구:감독이 되자’와 ‘마구 더 리얼’을 발표했다.
그날 넷마블 측이 여러가지 발표를 했지만, 발표회의 주요 부문은 온통 ‘마구 더 리얼’로 채워져 있었다. 사실 그럴만도 했다. 언리얼
엔진3를 도입해 실사를 방불케하는 그래픽과 오랜 기간 만들어왔다는 인상이 느껴질 정도의 완성도를 ‘마구 더 리얼’은 보여주고 있었다. 카메라
시점까지도 TV중계와 비슷한 수준까지 만들어내면서 ‘온라인 게임의 발전이 콘솔 게임 수준으로까지 발전해가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됐다.
하지만, 정작 그날 개인적으로 더 깊이 인상을 받은 타이틀은 ‘마구 더 리얼’이 아닌 시뮬레이션 게임 ‘마구:감독이 되자’ 였다.
우선 KBO와 MLB 선수들을 대부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그들의 사진이 그대로 등장한다는 점이 위협적이었다. 또 애니파크가 이들
선수들을 타 리그에서도 용병으로 기용할 수 있도록 한 부분, 그리고 직접 야구 경기를 진행하는 과정이 ‘마구 마구’ 캐릭터를 통해 그대로
보여진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 만 했다.
게임 설명이 끝나자 ‘제법 매출이 발생하겠는 걸?’ 이라는 생각이 엄습했다. 국내에서, 아니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완성도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은 세가에서 개발하고 NC소프트(엔트리브)에서 서비스 중인 ‘프로야구 매니저’다.
‘프로야구 매니저’의 장점은 야구 매니아들이 추구하는 ‘데이터’의 효과적인 분석, 그리고 그것을 경기로 표현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그러한 역량은 선수 카드 뽑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매출로 이어진다. 이 ‘프로야구 매니저’가 국내에서 최고 정점을 찍을 때는 한 달 매출이 40억 원에 육박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날 발표 내용 만으로만 비교해봐도, ‘마구:감독이 되자’는 ‘프로야구매니저’의 장점을 그대로 흡수한 후 더 보강해서 서비스한다고 한다. 7년 동안 야구 게임을 서비스 해온 애니파크 특유의 선수 뽑기 시스템도, 그리고 이미 전작 ‘마구마구’에서 이미 시뮬레이션 부분을 상당 부분 적용해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는 요소로 보였다. 데이터 야구의 1인자로 평가받는 김성근 감독의 홍보대사 선임도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물론 이 게임이 나오더라도 ‘프로야구 매니저’는 장르의 선점 효과로 꾸준히 결과를 내겠지만, 적어도 MLB 선수와 KBO 선수들이 함께
등장하는 신작 앞에 마냥 좋은 상황이 지속되리라고는 보기 어렵다.
이 같은 위협은 NHN의 ‘야구9단’도 마찬가지다. 텍스트 일변도로 웹브라우저 게임 시장에서 꾸준히 이용자 층을 늘리고 있는 ‘야구9단’이지만 스마트폰과 함께 연동되는 ‘마구:감독이 되자’의 파워는 순식간에 현재의 구조를 무너뜨릴 수 있을 만큼 파괴적으로 느껴졌다. 유일한 문제는 선수 라이선스 부분인데, 아직 깨끗이 해결되지 않은 만큼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주변 관계자들에게 묻자 ‘충분한 준비와 완성도로 무장한다면 ‘한달 매출 30 억 원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개인적으로도 발표된 여러 장점을 가진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고, 완성도 있게 나온다면 그 정도는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마구:감독이 되자’는 오는 상반기 중에 비공개 시범 서비스가 예정되어 있고, 하반기에 공개 서비스와 대규모 업데이트를 예정하고 있다.
때문에 NC소프트와 NHN은 시간이 별로 없다. ‘프로야구매니저’와 ‘야구9단’ 모두 당분간은 선점효과 등으로 기세등등 하겠지만,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마구:감독이되자’와 게임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현재의 서비스를 공고히 하는 방법 밖에 없다.
야구 시뮬레이션의 전쟁은 이제 시작이다. ‘야구 시뮬레이션 삼국지’를 흥미있게 지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