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3년 만에 ‘스타크’ 프로리그 우승.. ‘제왕의 귀환’
SK텔레콤이 ‘숙적’ KT를 꺾고 3년 만에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정상에 올랐다.
4월8일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SK텔레콤 T1(이하 SKT)은 김택용 선수(프로토스)와 정명훈 선수(테란)가 KT롤스터(이하 KT)의 ‘최종병기’ 이영호 선수를 연거푸 물리친 끝에 4대3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년간 KT에 연거푸 결승전에서 무너진 과오를 씻는 통쾌한 한판 승이었다.
SKT는 이날 우승으로 3년간의 한을 풀었으며, 최다 결승 진출 팀이자 최고 승률을 보유한 팀으로의 자존심을 지켰다. 반면에 KT는 프로리그 3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눈 앞에 두고 마지막 한걸음을 더 딛지 못해 눈물을 흘려야 했다.
SKT 박용운 감독은 “KT가 있었기에 우리가 이렇게 멋진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감동을 KT에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초반부터 두 팀의 대결은 호각세를 보였다. 먼저 원투 펀치를 날린 것은 SKT였다. SKT는 1경기에 김택용 선수가 KT의 주성욱 선수(프로토스)의 병력을 하이탬플러로 대거 초토화 시킨 것을 시작으로 2경기에서도 정명훈 선수(테란)가 ‘최종병기’ 이영호 선수를 잡아내며 호신호를 알렸다.
시종일관 앞서 나가며 승기를 잡은 김택용 선수와 이영호를 잡아낸 정명훈 선수의 활약으로 행사장은 4대0 승부가 나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반응도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2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한 KT의 저력은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었다. KT는 3경기에서 김성대 선수(저그)가 불리한 상황을 저글링 돌격으로 만회해 1승을 챙기더니, 4경기에서 임정현 선수(저그)가 전 맵을 두루 차지하는 강력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최호선 선수(SKT)를 꺾어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발끈한 SKT는 정윤종 선수(프로토스)를 내세워 이 같은 KT의 기세를 단박에 무너뜨렸다. 정윤종 선수는 김대엽 선수를 초반부터 시종일관 유린하며 3대2 승기를 잡았고, 다시 KT에서 고강민 선수(저그)가 선전하자 막판 저격수로 김택용 선수를 내세웠다.
3대3의 상황에서 마지막 승부수로 나온 두 선수의 대결에서 김택용 선수는 승부사로써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영호 선수가 가히 살인적인 눈빛을 띄며 달려들었지만, 김택용 선수는 특유의 침착함으로 대응하며 긴장감 넘치는 승부를 조금씩 자기 쪽으로 되돌렸다. 승부가 중반으로 이어지고 이영호 선수가 대규모의 병력을 이동시키며 분전하는 사이 김택용 선수는 한 순간에 발업 질럿을 대거 투입하며 이영호 선수의 본진을 장악했다.
이영호 선수는 뒤늦게 병력을 되돌리며 대응했지만, 계속되는 발업 질럿들에게 가로막혀 입술을 깨물었다. 4대3 긴박한 승부, 그리고 SKT 진영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이영호 선수는 끝내 고개를 숙이며 GG(승부 포기)를 선언했다. 4시간에 걸친 두 라이벌 게임단의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SKT는 정규 시즌 우승 상금 2천만 원과 결승전 우승으로 도합 4천만 원의 상금을 거머쥐었으며, 두 게임단 모두 다음 시즌에 더 진검 승부를 하자며 다짐했다. 우승 MVP는 2승을 차지한 김택용 선수에게 돌아갔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가수 박완규 씨가 e스포츠 홍보 대사 위촉식을 갖는 등 다양한 행사가 곁들여져 더욱 흥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