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이타가키의 빈자리. 혹평 쏟아진 닌자 가이덴3

이원태 lwtgo@hanmail.net

적과의 대치상황에서 빈틈을 노리는 짜임새 있는 전투로 많은 액션게임 마니아들에게 사랑을 받은 게임 닌자가이덴이 돌아왔다. 팀닌자의 수장이었던 이타가키 토모노부의 손을 벗어나 탄생한 닌자가이덴3. 그런데 반응이 영 심상치 않다. 언제나 많은 액션게임 마니아들에게 지지를 받았던 평소와 달리 최악의 평가를 받는 중이다. 과연 이타가키의 손을 벗어난 닌자가이덴 시리즈는 어떻기에 이런 극악의 평가를 받는 것일까?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한 리뷰를 시작해본다.

닌자가이덴3
닌자가이덴3

박력연출! 신체절단 삭제는 아쉽다.
닌자가이덴3은 가장 나중에 제작된 게임인 만큼 기본적으로 그래픽적인 퀄리티나 연출이 화려해졌다. 최근에 등장한 게임들이 워낙 그래픽 퀄리티가 뛰어나다보니 개인에 따라서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단골연출이나 피가 흩뿌려지는 연출, 클로즈업 부분은 액션게임의 역동성을 잘 살리고 있다. 아쉬운 것은 2편에서 인상적이었던 신체절단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신체절단을 뼈를 자르는 느낌인 단골 액션으로 대체했기 때문인데, 다소 폭력적이긴 해도 호평을 받았던 신체절단을 굳이 없애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단골의 경우 상대의 몸에 칼을 박고 좀 더 진득하게 칼날을 들이대는 느낌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신체가 절단되지 않는 부분이 오히려 더 어색한 느낌을 준다. 화면연출이나 진동을 통해서 뼈를 자르는 느낌을 주는데는 성공했는지 몰라도 절단되지 않는 신체를 보고 있으면 비현실적이라 공감이 되지 않는다. 물론 게임에서 현실을 운운하는 것이 다소 바보 같은 생각일수도 있지만 그만큼 닌자가이덴2에서 보여준 신체절단의 처절함은 매력적인 요소였다. 여러모로 기존에 호평을 받았던 시스템을 날려버린 부분이 많은 닌자가이덴3의 대표적인 삽질중의 하나라고나 할까?

닌자가이덴3
닌자가이덴3

그 많던 무기는 어디로? 단순한 액션의 반복만이...
닌자가이덴3은 기존의 시리즈에서 보여주던 퍼즐적인 요소를 완전히 배제했다. 그런 만큼 닌자가이덴에서 호평을 받은 전투시스템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전투 시스템마저도 이상하게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일단 전작까지는 다양하게 준비된 무기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기술을 배워가는 재미가 있었는데 닌자가이덴3은 검 한 자루밖에 준비하지 않는 만행을 저질렀다. 게다가 검을 강화시키는 부분도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액션을 즐길 수밖에 없다. 전작들이 다양한 스타일의 무기를 준비하여 개인에 따라 선호하는 무기를 가지고 공략하는 맛이 있었다면 이번 작은 그런 선택지 자체가 없다(여기서 DLC는 일단 예외로 한다). 좋던 싫던 게이머는 칼 사용을 강요당할 뿐이다.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무기의 선택지가 많을수록 좋은 법이다. 귀찮은 사람은 한 가지만 몰입해도 될 테고 좀 더 다양한 재미를 맛보고 싶은 사람은 이리저리 바꿔가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검 한 자루로 게임 클리어까지 달리라니...

닌자가이덴3
닌자가이덴3

게다가 문제는 무기의 다양성을 버렸으면 전투의 재미라도 극대화 되었어야 하는데 단골이나 마무리공격을 통해서 기력을 모아 인법을 쓰고, 차지공격을 통해서 적을 쓰러트리는 패턴이 반복된다. 전작들도 높은 난이도 덕분에 효율이 좋은 몇몇 기술을 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난이도에 익숙해지면 다양한 무기와 인법으로 여러가지 전투 패턴을 연구해볼 수 잇었는데, 닌자가이덴3은 인법도 하나, 무기도 하나 선택지 따위는 없다. 단순히 계속해서 등장하는 적을 같은 방식으로 쓰러트리게 된다. 등장하는 적의 수도 상당히 많은 편이라 이런 반복된 액션을 하다보면 초반에는 화려함을 느꼈더라도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함 밖에 느껴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물론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좀 더 정밀하고 세세한 컨트롤을 요하지만 기본적인 게임스타일에 문제가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오죽하면 그냥 대충 버튼 연타만 하는 끝나는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았을까! 물론 후반으로 갈수록 적들도 강해지면서 단순 버튼연타로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동안에 보여준 닌자가이덴 시리즈의 액션성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다.

닌자가이덴3
닌자가이덴3

좋은 거 다 버리고.. 기껏 추가한 것이 쿠나이 등반이더냐...
닌자가이덴3에서 버린 닌자가이덴 시리즈의 요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닌자가이덴3을 하면서 개그콘서트의 황현희가 하는 어디갔어? 어디갔어? 하는 코너가 계속 머리에 맴돌 정도로 도대체 왜 뺐나 싶은 부분이 한 둘이 아니다. 앞서 설명한 다양한 무기를 비롯해 업그레이드 시스템은 물론이고 적절하게 게임의 템포를 잡아줬던 퍼즐요소의 완전 삭제. 체력이나 기력회복 같은 아이템요소의 삭제. 닌자가이덴3은 이전의 시리즈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들을 버리는 큰 모험을 했다. 그리고 그 모험의 결과는 각종웹진에서 비난수준의 평가를 받는 상황을 초래했다.

닌자가이덴3
닌자가이덴3

많은 부분을 삭제하고 닌자가이덴3에서 강조된 부분은 버튼액션과 쿠나이 등반에 불과하니 팬들의 분노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버튼액션이야 게임이벤트에서 좀 더 몰입감을 높여주는 요소에 많은 액션게임에서 사용하고 있는 추세라 장점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쿠나이 등반은 슈퍼닌자 하야부사의 이미지를 깎을 뿐 아니라 날렵한 액션게임을 답답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쿠나이를 벽에 찍어대며 처절한 등반의 묘미를 알려줄 심산이었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쿠나이 등반이 등장한 것은 상관이 없으나 너무 많은 부분에서 억지로 활용하는 듯한 인상을 준 것이 화근이었다.

닌자가이덴3
닌자가이덴3

성장의 맛을 조금 느낄 수 있는 닌자 트라이얼과 클랜배틀.
닌자가이덴3은 스토리모드 외에 트라이얼과 클랜 배틀을 즐길 수 있다. 트라이얼은 도전과제를 완수하는 모드이고 클랜배틀은 다른 게이머들과 온라인을 통해서 대전을 펼치는 모드다. 여기서 사용하는 캐릭터는 자신이 직접 성장시킨 캐릭터인데, 여기서 스토리모드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성장의 요소를 맛볼 수 있다. 처음에는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한정되어 있지만 레벨이 오르면서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많아지는 형태다. 그리고 캐릭터의 얼굴이나 복장을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는 아이템도 얻을 수 있으니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싶은 사람들은 꽤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모드다. DLC를 통해서 다른 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긴 하지만 앞으로 발매될 무기들이 과연 무료일런지....

닌자가이덴3
닌자가이덴3

기존 팬에겐 악몽, 신규에게는 할 만한 액션게임?
닌자가이덴3은 여러 부분에서 봤을 때 도저히 기존 팬층을 겨냥한 작품이라고는 볼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시리즈물이라 하면 기존 팬을 충족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새로운 팬층도 확보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닌자가이덴3은 이와는 반대로 새로운 팬들을 대상으로 하고 기존 팬들은 철저히 무시하는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절묘한 액션을 원했던 기존 팬층은 실망을 할 수밖에 없고 그냥 화려한 느낌의 액션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만 만족할 수 있는 평범한 형태가 되어 버렸다. 개인적으로 닌자가이덴만의 개성이 사라진 것 같아서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이 정도로 기존 시리즈의 정체성을 버릴 생각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니... 기존 팬들이라면 예전의 닌자가이덴 스타일을 기대하지 말고 그냥 잠시 쉬어가는 스테이지라고 생각하고 즐기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반면 신규 팬들은 간단한 조작으로 화려한 액션을 맛 볼 수 있는 액션게임이니 화끈함을 원한다면 닌자가이덴3을 계기로 하야부사의 매력에 빠져 보는 것도 좋겠다.

닌자가이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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