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뒤늦은 기지개 "신작 게임 봇물 터졌다"

게임업계의 우수(雨水)와 경칩(驚蟄)은 이제야 지나간 것 같다.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말처럼, 게임업계의 움츠러들었던 어깨가 이제야 가벼워지며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연초에 사회 전반적으로 퍼졌던 '게임은 마약'이라는 부정적 인식의 여파는 상당했다. 때문에 많은 게임회사들은 신작의 발표보다는 개발 작품에 공을 들이면서 회사 내 분위기를 다잡는데 신경 썼다. 자연스럽게 업계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얼었던 강물이 녹듯 신작게임들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살아나기 시작했다.

리프트
리프트

업계 분위기 개선을 시작한 것은 바로 CJ E&M 넷마블의 '리프트'다. 북미에서 5년간 550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개발한 게임이자,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라이벌로 지목될 정도였으니 그 재미와 파괴력은 이미 검증된 상황.

국내에서도 1년간 현지화 작업을 거쳐 지난 3월15일부터 게임의 테스트가 시작됐다. 서버는 테스트를 진행하자마자 가득 찼고 결국 넷마블은 서버를 20개로 늘렸지만 주말에는 이마저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마찬가지로 MMORPG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부터 전문적인 게이머까지 게임의 콘텐츠가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 MMORPG에 목말라 있던 게이머들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직장인들은 연차와 휴가를 내면서까지 게임에 접속하는 모습을 보이며 재미와 게임성에 대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이 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시기 정도다. 리프트는 4월24일부터 정식서비스에 돌입하는데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과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의 테스트와 일정이 완벽하게 겹친다. 게시판에서는 비공개테스트이고 장르적 특성 때문에 리프트를 계속 즐길 것이라는 게이머들의 분위기이지만 오픈베타에서 보여준 폭발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의 기대작 블레이드앤소울도 오랜 기다림을 깨고 향후 테스트에 돌입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1일 청담동에서 '소울 파티'를 개최하고 신작 블레이드앤소울의 향후 일정을 공개했다. 1,2차 비공개 테스트에 참여한 게이머들은 4월25일부터 진행되는 사전테스트에 참여할 수 있으며, 공식적인 3차 비공개테스트는 5월9일부터 22일까지 2주 동안 진행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신규 직업인 소환사가 추가된다. 소울 파티에서 소환사 영상이 공개되자 현장을 가득 메운 게이머들이 환호성을 질렀을 정도로 소환사의 모습은 매력적이었다. 소환사 자체로도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앙증맞은 고양이를 수환수로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을 마스코트 역할도 예상되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의 비공개테스트 신청은 오는 28일까지 엔씨소프트 홈페이지(http://bns.plaync.co.kr)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도 블레이드앤소울와 정면승부를 펼친다. 빠르게 적을 공격하고 아이템을 획득하는 핵앤슬래시 게임의 대표가 된 디아블로 시리즈, 그 최신작인 디아블로3는 디아블로 시리즈 마니아를 물론 다양한 게이머들과 업계의 이슈를 주목시키기에 충분했다. 전작인 디아블로2가 국내 PC방을 비롯해 게임 시장을 뒤흔들었고 특히 현재 30대 이후의 게이머들에게는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있는 만큼 이번 신작에 쏠리는 주목도는 남다르다.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발매일과 비공개테스트 일정도 이슈가 되어왔는데, 국내의 비공개테스트는 오는 4월25일부터 시작된다. 그에 앞서 블리자드는 4월24일 삼성동 파크하야트 호텔에서 게임 디렉터 제이 윌슨이 방한해 게임의 주요 콘텐츠와 한국 비공개테스트 콘텐츠에 대해 집중 전달할 예정이다. 5월 15일 정식서비스를 앞두고 진행되는 이번 테스트는 5개 야만용사, 악마사냥꾼 수도사, 부두술사, 마법사의 5개 직업을 즐길 수 있으며, 게임의 핵심 콘텐츠들도 상당수 공개될 예정이다.

3개의 게임뿐만 아니다. NHN 한게임에서는 디아블로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던전 스트라이커'의 첫 테스트를 오는 27일부터 시작한다. 한게임에서 2012년 비장의 승부수를 던진 이 게임은 빠르고 쉽지만, 매력적인 재미를 전달한다.

던전 스트라이커는 액션성 넘치는 드래곤네스트를 개발한 아이덴티티게임즈에서 개발한 신작으로 디아블로와 같은 핵앤슬래시 게임을 표방한다. 귀여운 캐릭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스킬 트리 시스템, 자동공격 시스템으로 초보자도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외에도 최근 스마트폰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도 26일 올해 사업설명회를 통해 신규 게임과 향후 라인업에 대한 로드맵을 공개한다. 카카오톡을 개발한 (주)카카오의 본사에서 진행되는 행사이니 만큼 다양한 스마트폰게임에 대한 정보가 공개될 예정이고, 지난 23일 피버스튜디오, 링크투모로우, 리니웍스를 인수한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서도 이날 설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받는 카카오와의 연계 서비스에 대한 내용도 이날 공개될 전망이다. 카카오톡에 게임센터(가칭)를 만들어 카카오톡이 가진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 이를 위해 위메이드는 몇 년간 스마트폰게임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와 개발을 진행해 왔으며 이번 3개 회사의 인수도 그 일환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날 행사에서는 남궁훈 대표가 취임한 이후 적극적인 온라인게임 사업도 예고한 만큼 퍼블리싱 사업에 대한 이야기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의 한 게임업계의 전문가는 "4월부터 국내 게임업계가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한동안 외부 시선에 의해 다소 위축되었던 사업들이 한순간 풀려나가는 것처럼 다양한 게임 사업들에 추진력이 생기고 있다"며 "리프트와 블레이드앤소울이 MMORPG의 리딩 역할을 하고 있으며 디아블로3가 큰 핵폭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마트폰게임 사업에서는 기존 사업자들보다 카카오톡과 적극적인 제휴를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개발사 위메이드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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