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블레이드앤소울 국내 게임시장 판도 뒤바꾸나?

"뜨겁다. 뜨겁다 못해 폭발적이다"

최근 몇 년간 이렇게 국내 게임 시장이 요동친 적이 있었던가를 생각해볼 정도로 최근 국내 게임 시장은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과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가 뜨겁게 달구고 있다.

게임의 새로운 정보나 작은 소식 하나만 공개되더라도 커뮤니티는 관련 이슈들로 화제가 된다. 블레이드앤소울과 디아블로3는 아직 정식서비스가 진행되지 않았지만 현재 유명 검색포털 게임 검색순위 10위권 이내에 랭크되어 있을 정도니 얼마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두 게임의 기대감은 높았지만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부호가 붙어 있었고, 특히 디아블로3는 뒤바뀐 시장에서 과거와 같은 파괴력이나 위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디아블로3는 비공개테스트를 마무리했고, 블레이드앤소울의 3차 비공개테스트를 앞두고 에피타이징 테스트를 통해 일말의 불안감을 해소했다.

두 게임 모두 자신이 가진 특장점을 어필하는데 성공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속출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커뮤니티에서는 '(디아블로3가) 별로 재미없는 것 같았는데 시계를 보니 어느새 반나절…', 블레이드앤소울은 저녁 대기자 2000명 이상의 수치로 모든 것을 증명해 냈다.

그렇다면 이 두 게임의 런칭과 서비스로 인해 국내 게임 시장은 어떠한 변화가 진행될까?

일단, 한동안 고착상태에 머물러 있는 국내 게임 인기순위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워낙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게임이 영향을 받을 것을 예상할 수 있지만 두 게임 모두 타겟 연령대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기존 고연령층 사용자가 높은 게임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메이플스토리와 같은 저연령대의 탄탄한 이용자층을 가진 게임은 그나마 하락폭이 적을 수 있겠지만, 같은 시장권을 형성하고 있는 리니지, 아이온, 테라,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같은 MMORPG들은 등락폭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최근 PC방 순위 상위권을 점령한 리그오브레전드의 경우도 과거 오랫동안 블리자드의 게임을 즐겨온 게이머들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디아블로3의 발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두 게임의 서비스로 인해 신작 게임들의 방향성이 새롭게 잡혀질 가능성이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의 경우는 캐릭터와 그래픽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시스템적으로 과거 게임과 달리 스토리텔링을 강조하고 새로운 파티 시스템을 선보인 것을 주목해 볼만하다.

블레이드앤소울
블레이드앤소울

많은 MMORPG들이 스토리텔링을 강조하긴 했지만 블레이드앤소울이 보여준 스토리텔링은 특히 강력한 수준이다.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역동적인 화면 연출과 단순하지만 몰입감 있는 스토리로 게임을 접한 게이머들을 자연스럽게 게임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이는 하반기 서비스를 앞두고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엑스엘게임즈는 자사가 개발 중인 MMORPG 아키에이지에 스토리 작가로 인기 소설가 전민희 씨를 영입해 스토리 구성과 짜임새를 잡고 있는 만큼 블레이드앤소울의 스토리과 연출, 그리고 전달 방식을 참고해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의 액션을 강조한 파티시스템 역시 기존 탱커, 힐러, 딜러 등으로 구분되는 시스템에서 탈피해 4인 구성에 모든 이들이 공격을 하면서 밸런스를 잡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새로운 개념의 파티시스템이기 때문에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고 새로운 패턴으로 던전을 공략할 수 있어 향후 다른 온라인게임의 파티 시스템에 변화를 불러 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아블로3는 다양한 쿼터뷰 형식과 아이템파밍 게임의 부활 선봉장에 섰다. 최근 게임들이 정통 판타지와 화려한 풀 3D 액션을 선보이고 있지만 디아블로3의 발매로 인해 신작 쿼터뷰 형식의 게임들이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로 아이덴티티게임즈가 개발하고 NHN이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던전 스트라이커'의 경우 쿼터뷰 형식의 핵앤슬래시를 게임의 핵심 시스템으로 선보였다. 스킬 시스템과 액션은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게임성을 구축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재미는 디아블로 시리즈에서 느꼈던 감각을 재현해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도 두 게임의 발매는 PC방 이용을 폭발적으로 늘릴 가능성이 있다. 과거 디아블로2가 그러했고 리니지나 아이온의 서비스 당시에도 PC방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두 게임은 파티 구성과 조합에서 더욱 PC방 이용을 상승시킬 요소를 가지고 있다.

바로 4인으로 파티가 구성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게임은 6인 혹은 그 이상의 공격대가 게임의 주요 콘텐츠를 즐기는데, 디아블로3와 블레이드앤소울의 파티는 4명이다. 때문에 개개인의 역량과 컨트롤이 중요하고 팀원들의 화합이 콘텐츠 공략의 핵심이 된다는 것.

그렇다보니 친한 친구들끼리 게임을 즐기거나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PC방을 이용할 가능성이 어느 게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보이스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콘텐츠 공략을 진행하고 있지만 게임의 장르적 특성상 PC방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완성도다. 디아블로3와 블레이드앤소울과 같은 완성도 높은 게임이 시장에 연이어 출시되면 게이머들의 눈이 높아짐과 동시에 개발자들의 개발 마인드와 목적의식도 상대적으로 같이 상승하게 된다.

블레이드앤소울이나 디아블로3의 직접적인 경쟁작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개발하고 있는 게임의 완성도에 보다 집중하게 되고 자극을 받아 새로운 창의력이 떠오를 가능성도 높다. 게임 퀄리티 상승의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때문에 개발자들은 보다 좋은 게임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고 게이머들은 향후 보다 양질의 게임을 즐기게 되어 국내 게임시장 자체가 안정적이고 양질의 시장으로 질적 성장을 하게 될 가능성을 높다.

디아블로3의 발매는 약 10일, 블레이드앤소울은 상반기 정식 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다. 과연 이 두 게임으로 인해 국내 시장이 어떠한 긍정적인 변화와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게 될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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