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욱 미투온 대표 "게임으로 우주를 정복하고 싶다"
지난 2010년 문을 열은 소셜게임 개발사 미투온은 2012년의 소셜 게임계를 이야기함에 있어 빠뜨릴 수 없는 회사 중 하나이다.
'텍사스 홀덤'이라는 카드게임을 주제로 한 '풀팟포커'를 선보이며 소셜게임 시장의 문을 두드린 개발사 미투온은 서비스 6개월만에 전세계 이용자 50만명, 연매출 200만달러를 돌파했으며, 지난 3월에는 홍콩의 게임퍼블리셔 메모리키부터 국내 소셜게임 개발사가 받은 해외 투자의 사상 최대 규모인 300만달러(한화 약 33억8천만원)를 투자받으며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소셜게임 시장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우뚝 섰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다음과 국내 서비스 독점권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기도 하는 등 국내와 해외 양쪽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미투온의 도전은 어떻게 시작됐고 그들이 진정 추구하고자 하는 소셜 게임의 재미, 그리고 사업의 목표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 모든 스토리의 중심에 서 있는 남자, 미투온의 손창욱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손창욱 대표라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면 아무래도 2000년대 중반 프리챌의 수장으로 있었을 때의 이미지가 강한데 미투온을
세우기 전까지의 이야기를 조금 해준다면?
A. 잘 아시다시피 넥슨 저팬에서 근무하다가 2005년부터 프리챌의 대표로 근무하게 됐다. 처음 프리챌이라는 회사를 맡게 됐을 때 만
29라는 나이였는데, 사실 이전에 프리챌에서 근무했던 적이 있었기에 나에게는 친정과도 같은 곳이었다. 당시 프리챌은 적자가 1년에
80억이었고 부채가 167억에 달할 정도로 너무 힘든 상황이었는데, 처음 제안을 받고 과연 내가 이 일을 맡아도 될까?라는 생각에 잠도
제대로 못 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는 생각에 대표직을 맡고, 기존에 드물었던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서비스의
중심을 텍스트에서 이미지와 동영상쪽으로 바꿔나가고 게임 사업도 진행하면서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게 돼 다행히 프리챌을 떠날 때에는 흑자 구조를
만들고 회사를 떠날 수 있었다. 물론 회사를 떠나면서 아쉬운 점도 많기는 했지만, 무너진 회사를 맡아 최선을 다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나왔다고 생각하기에 지금은 후회는 없다.
Q. 처음 프리챌의 대표가 됐을 때의 상황을 보면 포기하는 쪽이 더 편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A. 물론 아무런 연이 없는 곳이었다면 그렇게 생각하고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만 나에게 프리챌은 친정과 같은 곳이다. 어린
시절에 힘들게 자라서 고생하면서 컸고 스스로의 힘으로 운명을 바꿔나가야하는 삶을 살아왔기에 당시 프리챌의 상황이 나의 어린 시절을 연상케 해
만감이 교차했으며, 그것이 회사에 대한 애착으로 바뀌게 된 것 같다.
Q. 그렇게 회사의 구조를 바꾸고 떠난 다음 미투온을 세우게 됐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
A. 회사를 떠난 뒤 창업 멤버들과 함께 바다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당시는 딱히 뭔가를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바다를
보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바로 '우주 정복'이었다. "우주를 정복한다" SF영화에서 나오는 악당들이 항상 입에 달고 있는
그 '우주 정복'이라는 것이 황당하다는 것은 알지만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것을 선보이려면 우리도 황당해질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같이
여행을 온 멤버들에게 "우리 '우주 정복'해보지 않을래?"라고 질문을 던졌고 그 것이 '미투온'의 시발점이 됐다.
Q. 그렇다면 '미투온'이라는 회사의 이름은 어떤 뜻을 가지고 있나?
A. 뜻을 풀어 쓰면 'Drag me 2 online'이라는 말로, '나를 온라인 세상으로 데려다 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온라인
공간을 나와 아바타가 함께 있는 소셜적 개념을 담아 우주상의 모든 온라인 개체들과의 만남을 뜻하는 의미로 이름을 짓게 됐다.
Q. 첫 게임인 '풀팟포커'를 만들게 된 계기는?
A. 우선 소셜게임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을 한 상태에서 게임 장르를 돌아보던 중 전 세계 사람들이 말을 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게 됐으며, 축구와 바둑, 체스를 지나 그 다음 텍사스 홀덤 포커로까지 생각이 이어졌다. 사실 포커는 그리 잘 알지
못하는데 미국을 방문했을 때 스포츠 TV 채널인 ESPN에서 '포커 월드 시리즈 챔피언십'('WSOP') 대회를 해주는 것을 보고 그 규모와
팬층의 수에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기본적인 룰은 알고 있는 종목인 만큼 굳이 한국이 아니더라도
해외에서는 반응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Q. 해외에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예상했던 것인가?
A. 대단하다...는 수준까지는 아니다(웃음). 호응도가 좋은 정도로 알고 있으며, 재접률이나 게이머 만족도가 높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다.
이는 우리 '풀팟포커'만이 가지고 있는 멀티테이블 기능을 다른 게임에서 즐길 수 없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된 덕이라고 생각하며 별도의
마케팅활동을 적용하기 전에 이런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Q. 그 인기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전 세계의 포커 게임 중 우리 게임이 제일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웃음). 물론 어느 정도는 농담이지만, 소셜게임의 홀덤게임 중에서는
얼마 없는 3D 게임이기도 하고 멀티 테이블, 시나리오, 퀘스트 같은것도 들어있기에 다른 포커 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다양한 재미를 마음껏
만끽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물론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누구든지 우리 게임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계속 제공해주려고
한다.
Q. 그렇다면 '풀팟포커'의 앞으로의 서비스 방향은? 그리고 목표 수치가 있다면?
A. 현재 6개 언어로 20여개 국가에 서비스 중인데, 전 세계적인 마케팅 활동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 마케팅 활동의
정확한 내용을 아직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포커 팬들을 깜짝 놀래킬 수준의 것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것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다면 전 세계의
홀덤 팬들이 보다 많이 '풀팟포커'를 접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수치에 대해서는 현재 서비스 중인 플랫폼들 중 스마트폰과
페이스북 이용자가 각 플랫폼 별로 1,000만 명을 돌파하는 것이 목표다. 그정도는 돼야 우주 정복의 첫 걸음이라도 내딛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Q. 그렇다면 현재 상황을 우주 정복의 단계로 이야기 한다면 몇% 정도 된 것인가?
A. 우주정복은 아직 시작도 못한 상태 아닌가. 우주정복은 우선 지구부터 정복을 한 뒤의 이야기다. 지구정복의 수준으로 봤을때는 한 10%?
보다 많은 플랫폼들에 우리 게임을 서비스해 전 세계의 인터넷 이용자들은 다들 한번씩은 즐겨보도록 하고 싶다. 그리고 그들로부터 진짜 재미를
인정받고 싶다. 앞으로 이런걸 9번은 더 해야 우주진출이 이뤄질 것 같다.(웃음)
Q. 그렇다면 혹시 차기작에 대해서도 구상중인 것이 있나?
A. 물론 착실히 준비 중이다. 계획은 스마트폰쪽 게임과 소셜게임로 나눠지게되는데 우선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
심플한 형태의 축구 게임을 준비 중이다. 또한 소셜게임쪽으로는 게임 자체가 소셜 네트워크가 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내년 정도 시작해보고자
한다. 물론 그것을 위해서는 우리의 '풀팟포커'가 잘 돼야 할 것인데 내년에 회원이 1억 명이 돌파된다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개인적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것이나 소망이 있다면?
A. "꿈은 최초의 충동을 마지막까지 유지할 수 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오랫동안 가슴 속에 좌우명으로 담고 살아왔다. 쉬운
길을 택하고 왜 피곤하게 살지라는 생각을 하고 쉬운 길을 택할 수도 있지만 죽는 순간까지 처음 가졌던 꿈에 대한 최초의 충동을 마지막까지
유지하는 삶을 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게이머들에게 인사를 한다면?
A. '스타크래프트'가 처음 나왔을때만 해도 게임은 애들이나 즐기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프로게이머가 나오면서 조금 사회적으로 직업군으로 형성이
됐습니다. 포커 역시 도박의 이미지가 강하기에 부정적인 눈으로 보는 사람이 아직 많지만 충분히 마인드 스포츠화될 수 있는 부분이 있기에 조금
더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하나의 즐기는 문화로 인식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앞으로도 저희 '풀팟포커'와 미투온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