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가 뭔가요' 중소 MMORPG들 동접 ‘안전지대’
국내 게임 시장에 여전히 ‘디아블로3’(이하 디아3)의 열풍이 거세다.
출시와 동시에 왕십리 4천여 명의 집결, PC방 1위 탈환 등 진풍경을 연출한 ‘디아3’, 이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갈망은 아직도 뜨겁다.
접속자가 워낙 많아 여전히 접속에 문제가 생길 정도이고, 이 때문에 순위권 상위의 온라인 게임들은 줄초상이 난 분위기다. ‘디아3’ 첫날 48%의 PC방 인원이 빠진 게임도 있고 직접적인 영향은 아니겠지만 당시 10% 가까이 주가가 떨어진 업체도 생겨났다.
하지만 이러한 ‘디아3 이야기가 딴 세상인냥 동시 접속자와 매출을 유지하는 게임들도 있다. ‘디아3’와 이용자 층이 겹치지 않는, 독특한 컨셉의 중소 MMORPG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드래곤플라이에서 내놓은 ‘반 온라인’은 ‘디아3’의 광풍에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은 온라인 게임 중 하나다.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서버대수 등으로 미루어 약 1만 5천여 명의 동시접속자를 확보한 것으로 유추되며, ‘디아3’ 출시날에도 2~3%의 변동만 보이는 등 충성 게이머들을 과시하고 있다.
‘반 온라인’의 장점은 쉽다는 점과 바쁜 성인 층의 취향을 잘 맞췄다는 점이다. 또 거의 매일 게이머들의 의견을 듣고 빠르게 반응하는 점, 그리고 다양한 이벤트와 주기가 짧은 대형 업데이트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부분이다. ‘디아3’의 주 이용층과 거의 겹치지 않는 이용자 층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드래곤플라이의 한 관계자는 “ ‘반 온라인’은 느리긴 하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상승 곡선 추세인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반 온라인’의 매출은 분기별 15억 원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층을 타깃으로 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DK온라인’도 ‘디아블로3’에 비교적 피해를 적게 입은 게임 중 하나로 꼽힌다.
중세 유럽 신성로마제국을 모티프로 해서 가상의 교황과 황제를 주축으로 다수의 성주들과 영웅들의 분쟁을 다룬 이 게임은 ‘디아3’의 광풍에 다소 하락하고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끄덕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순위는 다소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아이템 거래가 최고로 활발한 게임 중 하나로 꼽히는 등 건재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 게임이 이렇게 살아남는 이유를 최근 진행된 대형 업데이트 때문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DK온라인’은 4가지 직업인 워리어, 소서리스, 워록, 팔라딘의 각각에 맞는 차별화된 신규 스킬 12종과 4개의 신규 사냥터, 그리고 4종의 보스 몬스터들이 추가된 업데이트로 인기몰이를 한 바 있다.
국내 최초 3D 웹브라우저 MMORPG인 ‘천기온라인’도 서비스 1년여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디아3’와 상관없이 길드 개념인 ‘의군’이 50여 개가 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이 보이고 포착되고 있다.
주 이용층 중 하나인 40대 중후반의 이용자들이 접속을 도모하고, 보통 웹게임 2-3배 이상의 콘텐츠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기본 세팅만 해두면 캐릭터 성장이 가능해 ‘디아3’ 광풍에도 더블 플레이로 동접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컴투스의 ‘골프스타’가 새로운 이벤트를 통해 순위가 급등했으며, CJE&M의 ‘프리우스’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도 새로운 이벤트를 통해 비교적 ‘디아3’의 광풍을 잘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아3’는 기본적으로 농도가 짙은 패키지 게임이다.”라며 “초반 광풍을 잘 버텨낸 게임들은 당분간 ‘디아3’나 그 외의 신작들 앞에서도 어느정도 잘 방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