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 발매 한 달, 무엇을 남겼나?

12년의 기다림, 기다림의 끝은 뜨겁고 화려하며 폭발적이었다.

디아블로3가 지난 5월15일 발매되어 한 달의 시간이 지났다. 오랜 기다림 끝에 발매된 게임인 만큼 전세계 게임시장은 디아블로3의 열기와 관심으로 뜨거운 분위기가 연출되었고, 다양한 이슈도 만들어지고 있다.

유래 없는 관심과 분위기 속에 발매되어 국내 게임시장을 점유하다 못해 압도한 디아블로3가 남긴 한 달 간의 다양한 이슈와 발자취를 되돌아봤다.


< 디아블로3 한정판 폭발적 인기, 왕십리 수천 명 운집>
디아블로3의 발매시기에 가장 뜨거운 이슈는 한정판 패키지였다. CD패키지 포함 각종 일러스트와 다양한 캐릭터 상품으로 구성된 이번 한정판은 9만9천원의 가격이었지만, 40~50만원대까지 가격이 치솟아 거래될 정도로 수요가 폭발했다.

한정판 패키지는 국내에 약 4천여장만 공급되어 이를 사전 구매하기 위해 수천 명의 인파가 왕십리로 몰려들었다. 사전행사에 가수들과 연예인의 공연도 준비되었지만 대다수의 인원들은 공연이나 부대행사 보다 한정판을 조금이라도 빨리 구매해 즐겨보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몇 일 전부터 텐트를 준비해 대기한 이도 있었으며, 친구, 연인들과 함께 현장에서 밤을 지샌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블리자드코리아의 예상보다 많은 인원들이 행사장에 몰려들어 결국 한정판 패키지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블리자드는 현장을 방문한 이들에게 패키지를 판매하기로 결정했지만 이 과정이 원활하지 못해 뭇매를 맞기도 했다. 대기열을 초과한 게이머들이 아쉬움을 뒤로하고 행사장에서 발길을 돌렸지만 남아있던 게이머들에만 한정판 패키지를 판매하기로 한 이유 때문이었다.

말고 많고 탈도 많았던 디아블로3의 첫날 판매 현장은 그렇게 마무리되었고, 국내에 발매된 PC패키지 게임이 이렇게 이슈가 된 것은 향후에도 오랫동안 회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디아블로3의 열기, 일반인 넘어 공중파까지 관심>
이렇게 디아블로3의 한정판과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게임을 모르는 일반인과 연예인, 정치인들도 ‘디아블로가 무엇인지’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연예인들과 정치인들이 관심을 가지자 이는 또 다시 디아블로3의 인기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 역할을 했다.

디아블로3의 열기는 공중파 방송까지 이어졌다. 12년 만에 발매된 인기 게임으로 공중파 정규 뉴스에 소개됐고, 왕십리의 열기와 연예인들의 칭찬과 관심 등이 전파를 탔다. 공중파의 힘은 기대 이상이었다. 공중파에 디아블로3가 소개되자 일반인들까지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걸 한다’ 정도로 게임의 긍정적인 인지도를 높여갔다.

게임은 마약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했던 한국 게임시장에서 일반인들과 연예인, 정치인까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디아블로3가 게임의 긍정적 인식을 알리는 역할도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 하루 만에 시장 초토화, 접속 대란의 시작>
12년 만에 돌아온 디아블로의 인기를 기대 이상이었다. 왕십리의 열기가 그대로 시장으로 전해진 듯한 분위기로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갔다. 한정판이 아닌 일반판 패키지까지 동이 났으며, 많은 사람들이 PC방의 자리를 예약해서 게임에 접속했다.

업계와 시장에서 디아블로3의 인기와 폭발력을 예상하긴 했지만 이정도로 시장이 뜨거워 질것이라고 전망한 사람은 드물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배틀넷에 몰려들며 접속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 특히 발매 첫 주말에는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 하지 못할 정도로 서버는 과부하 상태에 이르렀다. 접속 오류 코드인 에러37(error37)은 국내를 포함 해외에서도 큰 이슈가 되며 이를 비꼬는 패러디 영상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접속 대란은 발매 후 3주 이상 지속됐다. 개인 계정을 구매한 사람들의 불만도 컸지만, 가장 큰 불만은 PC방 측에서 일어났다. 업주들은 게임에 접속되지 않는 시간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과금되는 문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정식으로 제출했으며, PC방을 찾은 사용자들은 접속이나 점검으로 인해 게임을 즐기지도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디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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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버불안, 해킹, 아이템 복사 등 악재 발생>
접속 오류가 이어지자 연관된 문제들도 발생했다. 서버 불안으로 인해 게임이 초기화 되는 것을 알아낸 몇몇 게이머들이 물건을 제작해 판매하고 방을 강제로 폭파하는 방식으로 게임머니를 벌어들였고, 몇몇 아이템들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판매되는 일도 발생했다.

블리자드코리아는 대대적인 점검을 통해 이를 해결하긴 해지만 이 과정에서 공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점검 시간이 20시간을 넘기면서 큰 불편을 야기했다. 또한 블리자드는 복사 아이템이 생성되었다고 인정하고 1만명 가까운 사용자들에게 계정을 차단했지만 블리자드라는 회사의 명성에 걸맞지 않는 서비스와 사후 처리방식에 많은 사용자들이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해킹 사건도 발생했다. 블리자드는 홈페이지에서 해킹 방지를 위해 인증기 및 OTP 등을 공지하고 있지만 아이템과 게임머니 등이 거래사이트를 통해 고가에 거래되면서 해킹과 관련된 문제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같은 서버군으로 설정된 중국에서 국내 사용자들의 게임머니와 아이템을 노린 해킹이 빈번하게 시도되고 있는 만큼 사용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 경쟁상대는 블레이드앤소울, 향후 대결구도에 관심>
40%에 육박하는 PC방 점유율로 기존 온라인게임들과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강력한 경쟁자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이 지목되고 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사 엔씨소프트의 차기작으로 화려한 그래픽과 연출 스토리텔링 등의 다양한 특장점으로 바탕으로 하반기 가장 주목받는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디아블로3와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으며 디아블로3와 리그 오브 레전드가 압도하고 있는 최근 분위기에서 국산 게임의 자존심을 회복해줄 수 있는 게임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

다양한 악재 속에 6월 말 첫 번째 대규모 패치가 이뤄지는 디아블로3와 큰 기대와 관심 속에 오픈을 준비하는 블레이드앤소울의 맞대결은 최근 시장의 가장 큰 이슈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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