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문화다]⑤韓게임, K-POP 글로벌 성공 이유 살펴볼 필요 있다

전 세계적으로 K-POP이 인기다.

카라, 소녀시대를 비롯해 많은 가수들이 일본에서 현지 가수들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하는가하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는 공연 개최 및 연장 등을 이유로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대단하고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더욱 중요한 것은 K-POP의 열기는 이제 시작일 뿐이고 여전히 진행 중이란 사실이다.

이처럼 한국 콘텐츠 산업에서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K-POP이며, 언론과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도 K-POP이다.

엔씨 아이돌1
엔씨 아이돌1

하지만 K-POP 보다 먼저 국내 콘텐츠 산업에서 글로벌 히트를 기록한 것은 바로 온라인게임이다. 매년 30%에 가까운 성장을 보이고 있고 지난해에도 37.7%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게임 산업은 9조1천1백억 원을 거둬드렸다. 3조7천8백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음악 산업의 두 배를 훌쩍 넘긴 수치다(한국콘텐츠진흥원 2012년 콘텐츠산업 전망 중 - 2011년 결산 및 2012년 전망').

이렇게 매출과 성장의 측면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라는 K-POP을 능가하고 있지만 국내 게임 산업이 나아가야할 길은 멀다. 비록 매출은 게임 산업에 미치지 못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K-POP에서 보고 배워야할 점도 있다.

우선 K-POP과 한국의 온라인게임의 비슷한 점을 보자. 두 개의 콘텐츠는 하루 이틀에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 K-POP은 몇 년간 회사의 트레이닝 시스템을 통해 한명의 가수나 그룹이 만들어지며, 활동 중에도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다. 게임 역시 수백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되어 몇 년 간의 개발기간을 거친 후에야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국내의 대표적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SM의 이수만 대표는 최근 K-POP의 인기에 대해 몇 년간 한명의 가수를 제작해 내는 한국의 인큐베이팅 시스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한명 혹은 하나의 아이돌 그룹을 탄생시키기 위한 각 회사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뜻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각 회사들이 국내 시장만을 위해 가수를 트레이닝 시키는 것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염두하고 수년간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게임 제작도 마찬가지다. 국내 시장도 중요하지만 보다 많은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팀나 해외 로컬팀을 세팅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기본이 아닌 당연한 사실이 됐다.

다만 차이점이 존재한다. K-POP은 단순히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문화라고 폄하받기도 하지만 해외 가수들과 차별화된 ‘한국적인 색’을 입히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의 아이돌 문화의 원조는 일본으로 볼 수 있다. SMAP, SPEED 등 일본의 원조 아이돌그룹을 비롯해 많은 문화들이 일본의 것들이다.

다만 최근 몇 년간 국내 K-POP이 일본에서 그들의 아이돌 문화와 경쟁하고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한국적인 색을 입혔기 때문이었다. 과거 한국 드라마가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미와 유럽에서도 일본의 아이돌문화를 먼저 접했지만 한국의 K-POP에 열광하는 것도 그들과 다른 무엇인가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 아이돌2
엔씨 아이돌2

그런데 국내 게임들에는 그런 요소들이 부족했다. 영화와 소설에서 판타지장르가 인기를 끌자 대부분의 대작 MMORPG들은 판타지 일색이고, 무협 장르를 한국적인 모습으로 포함시키기엔 무리가 있다.

단순히 캐릭터에 한복을 입히고 태극기나 남대문을 콘텐츠화 시킨다고 해서 그것이 한국적인 것으로 재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 전반적으로 한국적인 색이나 정서를 녹여 내거나, 해외의 경쟁작들과 비교해 우리만의 것을 제작하면 바로 그것이 한국적인 콘텐츠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몇 년 전 미국의 타임스퀘어 광고에서 비빔밥이 세계적 이목을 끈 것도 한국의 밥을 다양한 색감과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했기 때문이었다.

새로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은 이러한 의미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래픽과 색감, 그리고 분위기, 스토리텔링 등으로 해외의 게임들 및 기존 한국의 게임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표현했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가 게임의 서비스에 앞서 ‘한국적 색’을 언급하고 강조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엑스엘게임즈의 송재경 대표도 새로운 도전을 진행 중이다. 신작 아키에이지를 통해 과거 리니지로 대표됐던 국내 게임의 시스템에서 한 단계 진화한 것을 추구하고 있다. 게다가 송 대표는 SNS(소셜네트워크시스템)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는 만큼 게임 내의 커뮤니티와 소통을 중시하는 면도 관심 있게 지켜볼만하다.

이외에도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온라인게임을 넘어선 스마트폰게임들로 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으며, 넥슨의 글로벌 사업 능력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한국적인 능력들이다.

이처럼 한국 게임들은 새로운 변화의 파도 앞에 있다. K-POP이 세계 곳곳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한국의 게임들도 또 다른 도전에 임해야할 때다. 과거 경쟁자가 없을 때 이뤄낸 성과에 도취될 것이 아닌, 경쟁자들 사이에서 성장해야만 변화의 파도에 쓸려가거나 밀려나지 않고 성공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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