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문화로 만드는 이들]① 게임문화재단 "게임의 날 제정, 100만인 서명 추진"
게임문화재단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 편견 타파를 위해 '게임의 날(게임 데이)' 제정을 추진하고, 100만인 서명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게임문화재단의 정용환 사무국장은 인터뷰를 통해 '기성세대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타파하기 위해 게임문화재단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의 날에 대한 아이디어는 한 중소 게임개발사에서 주셨습니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은 국내에서 게임의 날의 제정을 추진하는 것은 여러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됐지만 편견 타파의 한 가지 방법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직 세부적인 방안이나 방법에 대해서는 고민 중입니다"

"게임에 대한 큰 편견이 없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게임의 날이라 하면 세대 간의 의식 차이를 줄이고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그날은 ‘게임을 하루 쉬는 날인가’ 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는 것이 국내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게임의 날을 만든다는 상징적 의미도 있지만 그날은 자녀들이 즐기고 있는 게임을 알아보거나 함께 즐겨본다는 긍정적인 방향성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업계 종사자들의 긍지와 자부심도 고취시키구요"
"또한 지스타 2012 시점을 즈음해 100만인 서명도 준비 중입니다. 게임에 대한 편견은 한 가지 열쇠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이니 만큼, 다양하고 다각적인 방안을 통해 서서히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 사무국장은 '게임은 문화다'라는 논제에 대해 '게임은 이미 문화이며, 게임을 문화로 받아드릴 수 없는 현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게임은 문화인가라는 주제는 어렵고도 난해한 문제인데, 게임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문화의 범주 안에 있습니다. 다만 국내에서는 입시제도나 교육 문제 등으로 인해 이를 이해하지 않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현실의 장벽이 있지만요.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은 크게 두 분류가 있다고 봅니다. 우선 정말 게임에 대해 모르는 분들입니다. 게임이란 콘텐츠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여론이나 주변의 이야기로 인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죠. 이들에게 게임에 대한 전문 지식을 무조건적으로 제공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기에 사회 전반적인 인식을 서서히 개선해 나가야합니다"
"다른 한편은 학부모로 대표되는 게임에 대한 어느 정도 지식은 있지만 자녀나 청소년들이 게임 대신 다른 것을 하길 바라는 분들입니다. 게임 대신 공부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시죠.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에 대한 대체 수단이 없는 현실에서 무조건적으로 게임을 금지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부모들도 그렇고 사회의 많은 이들이 디지털 문명을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눈에 안 보일 수 없죠. 근데 아이들에게 이런 것들은 모른척하고 무조건 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젊은이들이 디지털 문명을 더 많이 사용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법을 만들고 집행해야 합니다"
정 사무국장은 게임 데이와 100만인 서명 이외에도 게임의 긍정적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생각을 들려주었다. 국내 게임의 로딩 페이지에 하나의 공통된 메시지를 담는 것부터 노인이나 장애인을 위한 시스템도 같은 예였다.
"세대나 게임에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분들과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는 업계와 단체들에서 꾸준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것도 중소 개발사에서 주신 아이디어인데 국내의 모든 게임에 공익적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 할지 모르겠으나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는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은 현실에 있는 많은 편견과 제약으로부터 어느 정도는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에 노인이나 장애인들도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합니다. 노인들을 위해 보다 큰 활자로 보인다거나 장애인들을 위한 시스템도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부분이죠"
정 사무국장은 게임문화재단의 지난 성과에 대해서는 의료 서비스를 꼽았다. 지난 2월에 있었던 행사도 그러했고 많은 전문가들을 통해 이제 ‘게임을 하면 뇌가 녹는다’와 같은 비논리적인 발언은 어려울 것이라는 말도 전했다.
"게임문화재단의 성과라 하면 의료서비스를 들 수 있습니다. 다양한 전문의들과의 상담을 시작으로 전국에 게임 과몰입 치료를 위한 센터를 개설했고 앞으로도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과거에는 게임을 하면 뇌가 녹는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는데, 이제는 전문가들이 검증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그런 이야기가 논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 나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 사무국장은 앞으로도 게임 과몰입 문제 해결과 편견 타파를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하고 게임 사용자들도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게임이 문화로 인정받고 보다 발전하기 위해서 업계의 자발적 노력과 함께 부모들은 올바른 지도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무조건적으로 안 된다고 하면 청소년들은 더욱 반발할 수밖에 없는데, 이해하고 올바르게 바라봐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 시작이고 많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급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고 조금씩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인식의 전환은 자연스럽게 이뤄지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