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휴대용을 넘어 거치형 콘솔 게임기 시장도 넘본다
<< "반성할 점이 많다. 게임기 값이 비싸고 인기 소프트웨어 부재가 적자의 주요인이었다"
지난 4월 지난해 실적 발표 중에 닌텐도 이와타 사토루 사장이 고개를 떨구며 한 말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게임 기업인 닌텐도는 1962년에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 해에 423억 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세계 휴대용 게임기의 황제'로 군림하던 닌텐도의 추락을 게임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게임의 역습'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
스마트폰 게임 분야가 고속 성장을 하는 동안 기존의 휴대용 게임기 시장은 침체를 면치 못했다. 대부분 무료거나 0.99달러의 저가격인 스마트폰 게임들이 전문 게임기 수준의 고퀄리티를 갖춰가면서 비교 대상이었던 휴대 게임기 시장이 빠르게 잠식되어 간 것.
이런 가운데 스마트폰 게임들이 스마트폰의 외부 출력, 외부 무선 입력, 네트워크 기능 등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거치형 콘솔 게임기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안 그래도 불법복제, PC 온라인 게임 등에 치어 정체중이던 콘솔 게임업계는 스마트폰 게임의 거친 손길에 더욱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거치형 콘솔 게임 분야와 경계가 허물어진 가장 큰 이유는 최근의 스마트폰들이 대부분 미니 HDMI 단자 등으로 외부 화면 출력이 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1만원 정도의 비용을 추가해 잭을 구입하면 커다란 거실의 TV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는 콘솔 게임기를 TV에 연결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또 과거에는 스마트폰 게임의 해상도가 작아 큰 TV에 연결하면 화면이 이글거리는 등 문제가 많았지만, 최근 태블릿PC 등이 거치형 콘솔 게임기의 해상도를 넘어섰고, 일반 스마트폰도 1280*800 해상도를 채용하는 등 큰 TV로 스마트폰 게임을 보아도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 거치형 콘솔게임기에게는 타격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OS가 블루투스를 지원하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로 넘어오면서 블루투스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아이폰 또한 키보드 블루투스 입력을 통해 게임 컨트롤이 가능해 지면서 외부 기기 입력을 하는 이용자들이 많아졌다.
스마트폰 자체적으로는 액정에 터치를 할 수 밖에 없는 등 전문 게임기에 비해 섬세한 조작이 되지 않았지만, 블루투스를 통해 외부 조이스틱이나 조이패드 등의 조작기기를 지원하면서 이 같은 약점이 없어진 셈이다. 스마트폰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도 큰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어서 점점 블루투스 조작 모듈은 넣는 개발사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주변기기들이 등장하면서 더욱 이 같은 상황을 촉진시키고 있다. 아이패드 등을 블루투스로 연결한 '아이케이드'라는 주변기기 뿐만 아니라 시중에는 '게임텔' 등 다양한 블루투스 연결 용 조이패드들이 출시되고 있다. 또 아예 전문 콘솔 게임기와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조이스틱인 '매직스틱M3'와 같이 스마트폰 게임까지 대응하는 주변기기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외부 TV에 연결하고 블루투스로 조이스틱을 연결하면 콘솔 게임기와 거의 흡사한 게임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스마트폰 연동 블루투스 조작 게임 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8g_ofl8Xfko&feature=player_embedded
클라우드 시대로 넘어오면서 새로운 변화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LG U+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클라우드 게임전용 오픈마켓 C게임즈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LTE를 통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로 스마트폰과 PC에서 다양한 게임을 체험할 수 있다. 이 같은 서비스 또한 거치형 콘솔 게임기 시장을 압박하는 무서운 요소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만약 이처럼 스마트폰 게임들이 거치형 게임기를 공략할 경우 거치형 콘솔 게임기 시장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저가격인데다 매월 수배 개의 게임이 쏟아지는 스마트폰 게임들을 고가의 거치형 게임들이 이겨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향후 콘솔 게임기와 스마트폰 게임이 서로 연동되거나 융합되는 식으로 발전해나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니의 휴대 게임기인 PS비타는 간헐적이지만 안드로이드와 연관을 가졌고, MS 또한 윈도우폰 게임과 자사의 XBOX360 게임기를 연동하겠다 발표한 바 있다"며 "스마트폰의 물결이 워낙 강력한 만큼 기존의 콘솔 게임기 사업자들이 시장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또 "닌텐도가 스마트폰 게임 시장을 배척하고 닌텐도3DS의 개량기인 '닌텐도3DS LL'와 새로운 거치형 게임기 'Wii U'를 통해 도전에 나서고 있다"며 "이 도전의 결과를 콘솔 게임기 업계가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