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매울수록, 게임은 어려울수록. 도전을 부르는 유혹

홍초붉닭, 불짬뽕, 불떡볶이. 듣는 것만으로도 입안이 얼얼해지는 매운 음식들이 음식점의 인기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대다수의 일반인들에게는 고통으로 다가올 만큼 엽기적인 맛이지만 도전을 즐기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명 중도 포기를 하거나, 다음날 아침 화장실에서 후회할 것을 알고 있지만, 도전하는 행위 자체로 평상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도 있으며, 완식에 성공했을 경우 성취감까지 느끼기도 한다.

게임 역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달성하기 힘든 어려운 콘텐츠로 게이머들의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시노비 개발자는 난이도가 높다는 불만에 대해 게이머들의 실력이 성장하길 바란다는 답변으로 아직까지도 회자되는 전설이 됐으며, 도돈파치 대왕생이나 벌레공주 같은 슈팅 게임 계열들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더욱 관심을 모으기도 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목표인 온라인 게임은 점점 더 쉬워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게임 내 최상위 콘텐츠 만큼은 녹록하지 않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경우가 많다. 최고레벨이야 누구나 시간을 들이면 달성할 수 있지만, 최상위 콘텐츠를 실력으로 정복하는 것은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게임 내 최고 실력자가 됐다는 것을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디아블로3
디아블로3

지금은 한풀 꺾이긴 했지만 디아블로3의 불지옥 난이도는 최근에 등장했던 게임 중에서 가장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킨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최고 레벨을 달성하고, 이전 단계의 최고 몬스터를 잡은 실력임에도 불구하고 첫 번째 스테이지에서 이름 모를 졸개에게 맞아죽는 사람들이 속출할 만큼 가학적인 난이도로 많은 게이머들을 멘탈붕괴 상태로 만들었다.

물론 현재는 많은 게이머들의 항의로 인해 난이도를 많이 낮추긴 했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은 게임을 포기하고 싶어질 만큼 변태적인 난이도를 자랑하며, 그로 인해 불지옥을 견딜 수 있는 아이템들의 가격이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아 짐바브웨 온라인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으로 불리고 있기도 하다.

블레이드앤소울
블레이드앤소울

정식 서비스 이후 3주간 연속 1위, 최고 동시접속자 23만명. 최고의 인기 게임으로 등극한 블레이드앤소울은 여성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어졌지만, 희생의 무덤이라는 명칭의 고레벨 던전만큼은 예외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블레이드앤소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이 던전에 등장하는 몬스터들은 기존에 접했던 몬스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체력과 강력한 스킬을 자랑하며, 일정 시간 내에 클리어하지 못하면 파티원을 전멸시키도록 설정돼 있다. 특히 마지막 보스인 염화대성은 패턴을 파악해 정확한 타이밍에 협력 플레이를 하지 못하면 바로 전멸로 이어져 이를 클리어하기 위해 파티원의 착용장비를 검사하는 면접까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지난 13일 수월평원 업데이트를 통해 최고 레벨이 상향되고, 이후 콘텐츠도 공개돼 굳이 이 던전을 클리어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지만, 클리어했는가 못했는가가 게이머의 실력을 검증하는 척도로 인정되고 있는 만큼, 현재도 많은 게이머들의 도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레이더즈
레이더즈

최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네오위즈게임즈의 레이더즈도 도전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게임이다. 게임 자체의 컨셉이 몬스터헌팅인 만큼 다양한 패턴으로 게이머들을 괴롭히는 거대 몬스터들이 끊임없이 등장해 게이머들의 도전의식을 자극하고 있다.

레이더즈의 특징은 몬스터의 행동 패턴을 숙지하지 못하면 레벨조건을 만족시키더라도 클리어하는게 힘들다는 점이다. 더욱이 게임에서 착용할 수 있는 무기와 장비는 몬스터를 사냥해서 얻는 재료로만 만들 수 있어 컨트롤 실력을 키워야지 캐릭터가 강해지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특히, 오염된 화원 던전에 등장하는 화원의 주인은 예측하기 힘든 가시덩굴 공격과 생명력을 빠르게 회복하는 자생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저주받은 납골당 던전에 등장하는 최종 보스 만넬로스는 다양한 마법 공격으로 게이머들의 방어 태세를 무너트려 치밀한 협력 플레이를 요구한다.

물론, 초보자들에게 지나치게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단계별 난이도 적용으로 차츰 컨트롤에 익숙해지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클리어할 수 있도록 악명 높은 에픽 몬스터의 난이도를 계속해서 하향 조종하고 있다.

하지만, 업데이트가 진행될 때마다 새로운 에픽 몬스터를 계속 추가시켜 그 때마다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도전의식을 심어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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