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 노리는 엔트리브 '같은 듯 다른 전략 필요하다'

"프로야구 매니저의 성공 노하우를 100% 활용해 MVP 베이스볼 온라인도 성공으로 이끌겠습니다."

MVP 베이스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엔트리브 소프트의 김준영 대표가 밝힌 목표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

현재 서비스 중인 프로야구매니저와 MVP 베이스볼 온라인은 똑같이 야구를 베이스로 한 온라인게임이지만 그 사용자층은 다를 수 있다는 점.

그래서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개발 및 서비스, 그리고 접근법에서 기존 프로야구매니저와 같은 방법을 택한다면 프로야구매니저와 달리 성공적인 서비스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 많은 개발 및 퍼블리셔들이 있지만 다른 장르의 게임을 여러 개 성공적으로 가지고 있는 곳은 드물다. 대신 같은 장르에는 강점을 보인다. 캐주얼게임은 넥슨, MMORPG는 엔씨, 무협게임은 위메이드를 떠올리는 것과 비슷한 경우다. 특정 게임에 맞는 서비스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인데, 이러한 면에서 엔트리브의 프로야구매니저에 이은 MVP 베이스볼 온라인 서비스는 일단 안정성을 가진다.

세가의 게임을 성공적으로 현지화해 프로야구매니저로 이끌었던 만큼, 엔트리브가 EA의 대표 야구게임 MVP 베이스볼을 EA 한국 개발팀과 함께 온라인게임으로 제작하고 안정적으로 현지화 할 가능성은 국내의 여타 게임사보다 월등하게 높다.

다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같은 장르이지만 두 게임은 사용자층이 별도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프로야구매니저는 매니지먼트 게임으로 조작보다는 전략적인 면이 강하지만, MVP 베이스볼 온라인은 캐릭터를 직접 조작해서 대결하는 것이 메인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용자층과 연령대가 별도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으며 상용화 모델 역시 차별화를 두어야 한다.

프로야구매니저의 경우 국내에 매니지먼트게임이 거의 없던 시절 등장해 '하루 10분'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다양한 연령대를 공략했다. 야구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부터 웹게임을 즐기는 고연령대 사용자들까지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와 마케팅이었다.

효과와 반응도 좋았다. 빠르게 마구마구가 점유하고 있던 야구게임 시장을 양분했고, 결국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가 높다고 알려진 마구마구를 제치는데 성공했다.

아직 상용화 모델이 결정되지 않았고 완성된 형태도 아니지만 23일 행사를 통해 공개된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게임 구성은 프로야구 매니저와 비슷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상용화 모델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선수는 연도별로 등장할 것으로 보이며 코스트 개념이 적용되어 난이도나 레벨에 따른 등급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문제는 프로야구매니저의 ARPU가 높았던 것은 카드시스템과 결합된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영향이 큰데, 현재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핵심은 매니지먼트가 아닌 부분에 있다.

때문에 상용화 모델을 참고해야 하는 게임은 '프로야구 매니저'가 아닌 '슬러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슬러거는 매니지먼트 개념은 없지만 경기나 시즌별 소비성 아이템 판매를 기본으로 한다. MVP 베이스볼 온라인도 사용자들의 대결을 메인 콘텐츠로 하고 있는 이상 소비성 아이템의 모델은 당연히 필요하고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무난하고 보편화된 모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프로야구매니저에 존재하는 과금 방식의 존재 여부다. 소비성 아이템이 만약 판매된다면 프로야구매니저의 과금 방식은 사용되지 않는 것이 사용자들의 부담을 가중하지 않는다. 엔트리브 입장에서는 검증된 상용화 모델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엔트리브는 과거 프로야구매니저에서 카드덱의 가격대가 안정화되기 전 불과 몇 백원 차이였지만 사용자들의 불만과 원성은 상당히 높았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 사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가격대와 콘텐츠에 대한 것들이 받쳐주어야 소비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공개된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콘텐츠는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만하다. 아직 많은 것들이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모션, 움직임, 디테일함은 충분히 경쟁작들 보다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도하지 않은 상용화 모델을 가져간다면 충분히 프로야구매니저와 함께 캐시카우로서의 역할을 가능성이 있다.

오는 30일 리얼 야구 온라인게임 시장의 경쟁에 첫 스타트를 알리는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비공개 테스트가 시작된다. 이제는 매니지먼트가 아닌 새로운 영역에서 경쟁이 시작되는 만큼 누가 시장을 점유하고 선도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역사가 말해주듯 과거의 영광에 도취되어 현실에 안주한다면 성공이란 이름은 절대로 따라오지 않는 다는 것이다.

엔트리브 소프트가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서비스에서 차별화를 두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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