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립구조 흥미진진' 스타리그, 흥행 신호탄 쐈다
개막부터 삐걱거리는 잡음과 마찰의 소리를 냈던 옥션 스타리그가 초반부터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 1주차 일정을 진행했을 뿐이지만 KeSPA소속 선수들과 e스포츠연맹 선수들 간의 대립구조가 형성됐고, 선수들도 뛰어난 경기력으로 볼거리를 제공한 것.
1주차 경기가 시작되기 전 스타리그는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KeSPA 소속 선수들이 일정을 문제로 차기 GSL의 불참을 선언하자 e스포츠연맹 소속 선수들이 개막을 앞둔 스타리그에 참여하지 않기로 발표했다. 리그의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었고 게다가 1주차 경기는 모두 KeSPA소속 선수들과 e스포츠연맹 선수들의 대결로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었기 때문에 파행운영이 불가피했다.
결국 양측은 차기리그에 참여한다는 조건으로 리그는 문제없이 개막했지만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e스포츠팬들의 마음은 성치 못했다.
블리자드-그래텍-KeSPA-온게임넷이 스타크래프트2 리그 활성화에 뜻을 모으고 처음 진행되는 스타리그였기에 흩어졌던 팬들의 마음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과거 팬들도 스타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2로 나뉘어 게시판이나 커뮤니티에서 대립구조를 형성했기 때문에 이번 스타리그가 화합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있었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개막한 이유때문인지 스타리그는 기대 이상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조지명식부터 KeSPA소속 선수들과 e스포츠연맹 선수들의 자존심 대결이 시작됐고, 한 조에 두 명씩 협회와 연맹 소속 선수들이 배치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경기력은 e스포츠연맹 소속 선수들의 다소 우위 속에 KeSPA 선수들의 분전이 예상됐다. 이미 연맹 소속 선수들은 1년 이상 GSL과 해외 대회를 치른 경험이 있었기에 상대적 우위에 있다고 평가하는 이들이 많았다. 협회 소속 선수들은 다소 늦게 준비를 시작했고 얼마 전까지 스타크래프트로 리그를 치러온 만큼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었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외의 접전이 펼쳐졌다. 특히 GSL의 강자로 불리던 정종현, 임재덕, 이정훈 등의 선수들이 패했고 KeSPA랭킹 1,2위인 정명훈, 이영호가 승리하며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선보인 것.
최고 하이라이트는 조지명식에서 '1승 카드'로 지명하며 대립구조를 형성했던 전태양과 원이삭의 경기였다. 조지명식에서 전태양은 원이삭을 상대로 1승 카드라고 생각한다며 경기력도 특별히 잘하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고 도발했다. 이에 원이삭은 경기로 보여주겠다며 복수의 칼을 갈고 나왔다.
경기는 원이삭의 완승으로 끝났고 승리한 원이삭은 전태양의 이름에서 착안한 썬칩을 가루로 내는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커뮤니티는 뜨거웠고, 원이삭의 세리모니가 펼쳐지자 게시물과 덧글은 폭발적으로 생성됐다.
이 경기뿐만 아니고 이번 스타리그는 커뮤니티에서 각 경기별로 수백 개가 넘는 덧 글이 달릴 정도로 흥행에서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팬들도 ‘선수들 간의 대립 구조가 흥미진진하다’, ‘오래간만에 스타리그가 재미있어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의 한 게임 전문가는 “스타크래프트2로 처음 진행되는 스타리그가 대립구조 속에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GSL 강자들이 의외의 첫 패를 당했고 협회 소속 게이머들이 분전하면서 e스포츠팬들이 보다 재미있게 리그를 관전할 수 있게 됐다. 블리자드가 현장 이벤트를 펼치고 있고 현장에 팬들이 늘어나며, 커뮤니티도 뜨거워진 만큼 리그에 대한 관심을 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야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