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록도 있었어? 흥미로운 게임 기록의 세계
최근 미국에서 흥미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닌텐도의 인기 캐릭터인 '카비(Kirby)의 탄생 20주년을 기념해 게이머들이 기네스 기록에 도전한 것이다.
이들이 도전한 부문은 '동시에 여러 명이 풍선껌 불기' 부문으로 이 부문에 기록을 올리기 위해서는 최소 1분 이상 껌을 씹은 후에 풍선껌을 불고 30초 이상 기다려야 한다. 카비 탄생 20주년을 모인 536명의 게이머들은 동시에 풍선껌을 불었고 종전 304명이 달성했던 이 기록을 새롭게 갱신하는 데 성공했다.
게임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이와 같은 재미있는 기록들도 지속적으로 쌓여왔다. 흥미로운 기록부터 '뭐 이런 걸 다 기록했을까' 싶은 기록들까지 말이다. 실제로 갖가지 기록을 모두 기록하는 기네스는 지난 2008년부터 게임과 관련된 기록을 따로 모아 '기네스 월드 레코드 게이머스 에디션'(Guiness World Records Gamer's Edition)을 따로 발간하고 있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카비'의 팬들이 달성한 기록 외에 순수하게 게임 그 자체만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 기록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분야를 막론하고 언제나 항상 논쟁이 되는 기록으로는 '최초'에 대한 기록이 있다. 게임에서도 '최초의 게임은 무엇이냐'를 두고 다양한 논쟁이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최초의 게임'은 아타리의 창시자인 놀란 부쉬넬이 1972년에 개발한 '퐁'이다. 단순한 2D 그래픽으로 두개의 벽을 움직여 화면에 나타나는 점을 받아치는 형식의 이 게임은 최초의 상업용 게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958년에 과학자 윌리엄 히긴 보텀이 개발한 '테니스 포 투'(Tennis for two)를 최초의 게임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오실로스코프 장치를 이용해 화면을 나타내는 이 게임은 사실 개발자가 컴퓨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 낸 작품이다. 컴퓨터하면 '핵폭탄'을 떠올리던 당시 사람들에게 컴퓨터로도 즐거움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 게임의 의의였다.
하지만 '테니스 포 투'는 단지 연구소에 전시됐을 뿐 특허 등록이 이뤄지지 않아 그대로 사람들에게 잊혀졌다. 이 같은 사실 때문에 '최초의 상업용 게임'으로는 '퐁'을, '최초의 게임'으로는 '테니스 포 투'를 꼽는 이들도 있다.
최초의 그래픽 MMORPG 역시 논란에 쌓여 있다. 일반적으로는 넥슨의 '바람의나라'가 세계 최초의 그래픽 MMORPG로 알려져 있지만, '기네스 월드 레코드 게이머스 에디션'에서는 '렐름'(Realm)을 최초의 그래픽 MMORPG로 등재시켜 둔 것이다. 하지만 북미 지역의 게이머들조차 이 기록을 두고 '렐름보다 바람의나라가 몇 달 먼저 서비스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이름이 긴 게임으로는 스팀을 통해 PC로 출시된 이후 올 3월에 iOS용으로 출시된 액션 게임 'AaaaaAAaaaAAAaaAAAAaAAAAA'이 꼽힌다. 우리말로 바꾸자면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을 연상시키는 이 게임은 자유낙하하며 장애물을 피해 목표에 착지하는 것이 전부인 단순한 게임이다.
지난 2월에는 CJ E&M 넷마블을 통해 국내에도 서비스 중인 MMORPG '리프트'에서 '게임 내 가장 많은 혼인커플 탄생' 부문의 기록이 달성되기도 했다. 게임 내 결혼 시스템을 이용해 24시간 동안 총 2만 1879쌍의 커플이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후속작이 나오는 데 가장 오랜 기간이 걸린 게임'부문에서는 1985년에 아케이드로 출시된 타이토의 횡스크롤 액션게임 '카게의 전설'(The legend of Kage)가 이름을 올렸다. "'카게의 전설' 이후 후속작인 '카게의 전설2'가 닌텐도DS 나오는 데 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22년. 후속작이 출시 되는 데 오래 걸린 게임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듀크뉴켐 포에버'의 기록인 13년보다 9년이나 더 걸려서 후속작이 나온 셈이다. '카게의 전설'을 초등학교 1학년 때 즐겼던 게이머가 30살이 되서야 후속작을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기록은 어지간해서는 깨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을 소재로 한 영화 중에 가장 큰 수익을 올린 영화는 1999년에 개봉한 '툼레이더'다. 안젤리나 졸리를 주연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라라 크로포드를 현실로 그대로 옮겼다'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결국 94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이 작품은 최종적으로 전세계에서 2,74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얼론 인 더 다크'는 '툼레이더'와는 반대로 게임을 소재로 한 영화 중 가장 큰 손해를 본 작품으로 꼽힌다. 이 작품은 2,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갔지만 517만 달러의 수익이 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