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편하게 누구나... 부담없는 '가족형' 게임이 뜬다
그동안 국내의 게임업계는 가볍게 즐기는 게이머들 보다는 하드코어 게이머들 위주로 축이 움직여 왔다.
서비스 초반에는 '쉬운 게임'을 표방했다가도, 수 년 동안 서비스해 가면서 점점 어렵게 변해가는 게임들도 많았다. 기본적으로 게이머들이 고연령화되면서 조작도 세밀해지고 게이머들이 갖춰야 할 정보도 많아지는 등 초보 게이머들이 발 붙이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사례가 늘기도 했다. MMORPG든, 캐주얼 게임이든 예외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 게임업계에 기류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복잡한 시스템과 함께 수 시간 동안 의무적으로 게임을 즐겨야 하는 게임들 사이에서 '가족형' 게임들이 나타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 조작법이 쉬워 배울 필요가 없고, 폭력적이지 않으며 쉽고 빠르게 한두 판 씩 즐길 수 있는 이런 류의 게임들은 초보 게이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통해 빠르게 게임업계를 장악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가족형 게임으로는 CJ E&M 넷마블(이하 넷마블)의 캐주얼 웹게임 '모두의 마블'을 꼽을 수 있다.
'부루마블' 처럼 전세계 도시의 건물을 사고 파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된 이 게임은 서비스 초반만 해도 20위권 밖에 밀려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차츰차츰 입소문을 통해 순위를 높이더니 이제는 10위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PC방 리서치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8일 '모두의 마블'은 PC방 점유율 1.63%, 온라인게임 순위 12위를 기록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부루마블 형태인데다 쉽고 편하게 한두 판씩 즐길 수 있는 장점으로 연일 동시접속자 수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최근 '리니지2' 등 하드코어 게임을 제쳤고, 이런 기세로는 '메이플 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도 한수 아래로 접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동시접속자는 1만5천 명이 넘은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스마트폰 게임 분야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가족형 게임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동시접속자가 100만 명을 훌쩍 넘는 '애니팡'이 대표적인 예다.
'애니팡'은 같은 형태의 동물 그림을 가로나 세로로 3개를 맞추면 사라지는 형태의 간단한 퍼즐게임으로, '카카오톡'의 플랫폼 파워를 등에 없고 명실상부한 국내 1위 게임으로 발돋움 했다.
1분이라는 빠른 시간 제한, 따로 배울 필요가 전혀 없을 만큼의 쉬운 조작성, 카톡을 통한 입소문 등이 게임의 인기를 수직 상승으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또 수백 만 명의 인파가 게임에 몰리면서 매월 50억 원에 육박하는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후문도 들리고 있다.
컴투스에서 나온 '타이니팜'도 기류는 비슷하다. 귀여운 동물 농장을 꾸미는 것이 목표인 '타이니팜'은 쉬운 조작과 더불어 귀여운 동물들의 교배 시스템이 인기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동물들을 서로 끌어다 놓는 것 만으로 새로운 동물들이 탄생하고, 컴투스에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해 서비스한지 1년이 지난 지금 글로벌 1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쉬운 조작 외에 3분 정도면 대부분의 조작을 마칠 수 있고, 오랫동안 플레이 하지 않더라도 별다른 손해를 주지 않는 등 바쁜 사람들을 배려해 인기를 얻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가족형 게임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향후 게임업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당장 CJE&M 넷마블이 '모두의 마블'의 기세를 업고 신작 '지피레이싱'을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게임은 온라인 게임 최초로 '토이스토리(Toy Story)', '카(Cars)' 등 디즈니 및 픽사(Pixar)의 인기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캐주얼 레이싱 게임으로, 쉽고 빠르게 한 판씩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오는 21일 하루동안 '퍼포먼스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애니파크의 '차구차구', 컴투스의 '좀비 런어웨이업'이 시장 반응을 보는 등 캐주얼 형태의 가족형 게임은 꾸준히 포진되어 있고 향후 게임업계에 한 축을 구축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