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IB의 새로운 시도, PC방을 LOL로 뜨겁게 하다

블레이드앤소울, 디아블로3 등 대작들의 각축전이 벌어진 올해 게임 시장의 최종 승리자는 리그오브레전드로 결정되는 분위기다.

작년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리그오브레전드는 막강한 경쟁작들의 마케팅 공세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으며, 이제는 홀로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새로운 캐릭터 업데이트만으로도 포털 실시간 검색어 10위 안에 오른다는 것은 리그오브레전드의 흥행 파워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이 같은 흥행의 이유에서 PC방을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다. 친구들과 함께하면 더 즐거운 리그오브레전드의 특징은 PC방에 안성맞춤이었고, 전 챔피언 무료 사용이라는 라이엇게임즈코리아의 파격적인 지원도 PC방 흥행에 불을 붙였다.

또한, PC방 총판을 맡은 손오공IB의 적극적인 행보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손오공IB는 최근 전국 PC방을 대상으로 IEF 아마추어 국가대표 선발전을 진행해 열띤 호응을 얻어냈다. 흔히 있는 온라인 게임의 PC방 대회가 아니라 리그오브레전드의 특징을 반영한 새로운 시도가 PC방 점주는 물론,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서비스 때부터 전국 대회를 많이 진행하면서 PC방과 돈독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도 PC방 점주분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반영했죠"

손오공IB의 방원정 이사의 말에 따르면 이번 대회의 기획은 단발성 행사로 끝나버리는 기존 PC방 대회의 단점을 보완하는데서 출발했다.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 대회의 경우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돼 대회가 진행될수록 탈락자가 늘어나면서 관심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이번 대회는 리그오브레전드의 레더 시스템을 활용해 PC방 점주가 선정한 팀들이 계속해서 경기를 펼치고, 상위 64개팀이 결선 토너먼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토너먼트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최소 50 경기 이상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한달이 넘게 진행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대회의 열기가 끝까지 지속됐다.

실제로 손오공IB의 집계에 따르면 예선기간 동안 총 5만회 이상의 경기가 펼쳐졌으며, 연습경기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시간을 PC방에서 보냈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속적인 고객 유치가 필요한 PC방 점주 입장에서는 가장 바람직한 형태다.

또한, 선수들에게 파격적인 상금을 지원하고, PC방 점주들에게도 상금을 부여해 게이머와 PC방 점주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이유를 제공했다. 방이사는 PC방 점주분들도 리그오브레전드를 직접 즐기시는 분들이 많아 참여율이 높았던 것 같다며, PC방 점주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리그오브레전드의 레더시스템 덕분에 대회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처음 시도해보는 방식이기 때문에 초반에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직접 PC방 점주분들을 만나보니 예상보다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셔서 놀랐습니다"

방이사의 말에 따르면 열띤 호응 덕분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았다고 한다. PC방 점주들에게도 상금이 지급되는 대회 방식 때문에 몇몇 PC방 점주들은 요금 지원, 장비 지원 뿐만 아니라 상금 분배 지원 등의 공약을 내걸기도 했으며, 잘하는 게이머를 서로 데려가려는 치열한 신경전이 일어나기도 했다. 과거 스타크래프트 초창기 시절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물론, 처음 시도한 행사이다보니 모든 것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상위권에게 상금이 집중되어 있어 중반 이후 낮은 순위를 기록한 PC방 점주들이 대회를 포기하는 상황도 있었으며, 아직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분이 불명확해 아마추어들의 경기 의욕을 꺾는 일도 발생했다.

방이사는 아무래도 PC방을 기반으로 한 클럽 형태의 e스포츠를 테스트하는 성격의 행사였다보니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며, 그래도 덕분에 더 많은 노하우를 쌓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이런 형태의 행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뿐만 아니라 소규모 단위의 대회도 계속해서 지원할 예정입니다. 올해 이미 200 회 정도의 대회를 지원했으며, 내년에는 이것을 600회 정도로 늘릴 계획입니다"

방이사는 e스포츠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저변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저변화의 중심에는 PC방이 있다고 강조했다. 방이사는 최대 800만 시청자를 기록하며 e스포츠의 한 획을 그은 롤드컵을 보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리그오브레전드의 e스포츠 성공을 위해 라이엇게임즈코리아와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그오브레전드 열풍이 내년에도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