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이후 1년.. 신작 게임들로 AOS 판도 요동친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가 국내 서비스 된지 1년여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대부분의 게임이 MMORPG, FPS였던 국내 게임 시장에서 LOL은 Aeon of Strife (이하 AOS)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며 게임 시장을 이끄는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게 만들었다.
대전액션과 디펜스게임 장르가 결합된 AOS 게임은 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이하 MOBA), Action Real Time Strategy(이하 ARTS)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몇 개의 통로로 구성된 맵을 누비며 자신의 캐릭터를 육성하고, 상대의 타워를 파괴해 최종적으로 적의 진영을 무너트리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AOS 장르의 일반적인 진행 흐름이다.
현재 게이머들이 널리 즐기고 있는 AOS 게임의 이러한 형태를 구축한 최초의 게임으로는 워크래프트3: 프로즌쓰론(이하 워크3)의 웹에디터로 만들어진 'DOTA'(이하 '도타')가 꼽힌다. 도타는 다양한 캐릭터, 디펜스 게임에 유닛 컨트롤 시스템을 도입해 지금의 AOS 장르의 기초를 세운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타는 게임이 등장하자 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도타를 하기 위해 워크3를 구입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특히 워크3를 개발한 블리자드와 도타의 개발진을 영입한 벨브 사이에 도타 타이틀에 대한 소유권 분쟁으로 양 사간 소송이 오갈 정도로 도타의 인기는 매우 뛰어났다.
이렇듯 북미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은 AOS 장르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위세를 떨치지 못 했다. 도타 혹은 워크래프트3의 또 다른 MOD인 카오스를 즐기는 이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국내 게임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많은 이가 즐기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AOS 장르는 국내 시장에서 만큼은 '하는 사람들만 하는' 장르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LOL의 국내 서비스 소식을 들은 많은 게이머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LOL의 성공을 반신반의 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북미 지역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긴 하지만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이 국내에서는 미미한 성적을 거둔 사례가 있었고 AOS 장르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당시의 국내 게임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예상이었다.
하지만 LOL은 지난해 12월에 국내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후 국내 게임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은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게이머들 입맛에 맞는 다양한 캐릭터, 쉽게 배울 수 있는 게임시스템과 다양한 변수에 의한 전략적인 플레이. 여기에 라이엇게임즈 특유의 게이머 친화적인 운영정책 등의 요소는 LOL이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이후 가장 성공한 외국 온라인게임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대중적으로 AOS 불모지였던 한국 게임시장에 AOS라는 장르를 확실히 각인시킨 셈이다.
또한 아프리카TV를 이용한 개인 방송과 온게임넷에서 LOL과 관련한 방송이 인기를 얻었으며, e스포츠에서도 새로운 프로팀이 생겨나고 스타 플레이어가 등장하게 되며 LOL은 스타크래프트의 뒤를 이어 e스포츠를 이끌어 갈 주역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1년 만에 AOS라는 장르 자체가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선 것이다.
이렇게 AOS 게임의 인기 몰이를 주도한 LOL이지만 앞으로도 이처럼 높은 인기를 유지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바로 LOL 못지 않은 게임성을 지닌 다양한 AOS 게임들이 연이어 출격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의 첫 번째 주자로는 넥슨을 꼽을 수 있다. 넥슨은 밸브 인터렉티브에서 개발한 ' DOTA2'(이하 '도타2')의 국내 서비스를 확정 짓고 내년 상반기에 국내에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도타2'는 '도타'를 최초로 개발한 게임 개발자 IceFrog 과 Eul이 벨브에서 개발을 총괄해 더욱 유명해진 온라인게임이다.
벨브의 자체 개발엔진인 Source(소스)엔진을 통해 개발된 '도타2'는 부드럽고 실감나는 그래픽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2개의 진영에서 선택할 수 있는 총 94명의 영웅들은 힘, 민첩, 지혜 등의 특성으로 나뉘며, 개성강한 스킬과 다양한 전술 등을 통해 캐릭터 밸런스가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벨브의 클라이언트 제공 프로그램인 스팀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도타2'는 이미 북미에서 수많은 게이머들이 즐기고 있는 게임으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더욱이 WCG를 비롯한 각종 e스포츠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e스포츠의 새로운 주력 게임으로도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넥슨의 서민 대표는 도타2의 국내 서비스를 확정 지으며, '도타2'의 국내 서비스를 쾌적하게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내 AOS 시장 공략을 위해 본격적인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리자드 역시 AOS게임 시장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기세다. 자사의 인기 게임 캐릭터가 모두 총출동하는 '블리자드: 올스타즈'를 내년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힌 것이다. '블리자드: 올스타즈'는 스타크래프트의 짐레이너,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쓰랄, 디아블로의 디아블로 3형제 등의 게임 속 일러스트를 공개하며 게이머들에게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블리자드: 올스타즈'는 캐릭터의 개성과 밸런스 조합이 게임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AOS 장르에서 자사의 인기 캐릭터가 등장함으로써 이미 타 게임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더불어 '도타2'의 정식 상표 등록에 대해 블리자드와 벨브 간의 치열했던 소송문제가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르며 이들 게임의 전쟁터가 국내 시장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블리자드는 지난 17일 중국 상해에서 열린 '2012 베틀넷 월드 챔피언쉽'의 이벤트 겔러리에 '블리자드: 올스타즈'를 연상 시키는 다양한 팬픽 일러스트를 선보였으며, 마크 모하임 대표는 "'스타크래프트2: 군단'의 심장 발매 이후 블리자드 올스타즈에 대한 여러 정보를 공유할 생각이다"고 말해 '군단의 심장' 출시 이후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 할 것임을 전했다.
블루 사이드에서 개발중인 킹덤언더파이어2 (이하 커프2) 역시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커프2는 다른 AOS 게임과는 달리 영웅 1인을 선택해 전투를 펼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부대를 편성해 대규모 부대전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해 12월에 비공개테스트를 통해 공개됐을 당시 이 작품은 빼어난 광원효과와 이펙트를 위시한 그래픽과 액션을 선보여 많은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또한 간편한 조작으로 다수의 캐릭터를 손쉽게 조작할 수 있어 AOS장르에 전략 성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LOL이 AOS 장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오는 2013년에도 그 인기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며 "대형 AOS 장르의 게임들이 다수 선보여 게이머들이 어떤 게임을 선택할지 매우 궁금해 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