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온라인3 5:5 대전 체험기①, "우린 팀이잖아요!"
게임동아 편집부 기자들 중에는 축구팬이 많다. 여기에 더해 직업의 특성 때문인지 축구게임을 좋아하는 기자도 많고 말이다.
모든 스포츠게임의 마력이기도 하지만, 특히 축구게임은 다음과 같은 마력을 갖고 있다. 게이머가 자기 스스로 "나 고수임"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마력. 이 마력은 게임동아 기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서 본지의 기자들 대부분은 모두 자신들이 축구 게임을 '평균 이상'은 한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도 하다.
워낙에 축구게임을 좋아하는지라 피파온라인3의 테스트 소식이 전해짐과 동시에 본지 기자들은 모두 이 게임을 즐기기 위한 준비태세에 들어갔고, 넥슨 측의 도움 덕분에 테스트 시작과 동시에 게임에 달려들어 팀을 생성할 수 있었다.
승과 패를 반복하고 선수카드를 확인하며 게임을 얼마나 즐겼을까? 누군가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 5:5 대전 된다 그러지 않았어?", "네", "해볼까요?", "그런데 우리 지금 세 명 밖에 없잖아요", "그럼 3:3 하자"
그래 5:5를 못 하면 3:3을 하면 되는구나. 어차피 피파온라인2에서는 2:2까지만 지원했던 터라 3:3만해도 신세계인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팀의 구성원은 최호경 기자(아르센벵가드), 조영준 기자(헨리), 그리고 본 기자(엘런시어러)까지 세 명. (이후에는 편의상 닉네임으로 표기하겠다)
"어째 우린 제대로 된 이름이 하나도 없네요. 죄다 짝퉁이네 -_-;;"
다인 멀티 플레이는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다. 피파온라인3의 다인 멀티 플레이는 메인메뉴의 친선경기에서 'VS 친구'를 선택한 후, 친구를 초대하면 친구들과 함께 팀을 맺고 경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시작할 수 있다. 한 방에 다섯 명의 친구가 들어오면 모두 한 팀에 소속되는 것은 물론 2:3, 1:4 등의 경기도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이 모드의 특징이다.
팀을 맺고 난 후 우측 하단의 메뉴에서 'VS RANDOM'을 선택하면 마찬가지로 다인 멀티플레이 팀을 구성한 팀을 자동으로 만날 수 있었다. 게임동아의 역사적 3:3 경기 데뷔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하더라도 우리가 이렇게 손발이 안 맞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한채 말이다.
피파온라인3의 다인 멀티플레이에서 유의해야 할 또 다른 부분이라면, 별도의 설정을 거치지 않으면 팀원 목록에서 가장 상단에 위치한 게이머의 팀으로 경기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덕분에 이번 경기는 방을 만들고 초대했다는 이유로 본 기자가 육성 중인 '레알 마드리드'로 진행됐다.
< 어서와~ 3:3은 처음이니?>
리그오브레전드를 하다보면 '멘탈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된다는 게이머들이 많다. 단언컨데 피파온라인3의 멀티플레이에서도 '멘탈의 중요성'이 강조될 것이다. 처절하게도.
스포츠게임에서 다인 멀티플레이를 구경하고 있으면 체육시간, 교회 체육대회, 군대 체육대회가 연상되기 마련이다. 포지션과 상관 없이 공을 향해 우르르 몰려가는 이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게 진짜 포지션 파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되기 일쑤다.
우리의 상대는 즐라탄, 메시, 수아레즈의 쓰리톱을 내세운 'FC 바르셀로나'. 시작부터 엘 클라시코가 시작됐다. 사실 한국 사람이라 스페인 내의 지역감정에는 전혀 관심도 연관도 없지만 막상 이렇게 시작부터 더비매치가 시작되니 경기에 대한 흥미가 오르는 것도 사실이었다.
경기는 상당히 쾌적하게 진행됐다. 한 번에 여섯 명이 게임을 즐기고 있음에도 입력 딜레이나 끊김현상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었으니 말이다. 피파온라인3 개발자 여러분에게 박수를!!!
상황이 원체 쾌적하다보니 게임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어느새 게임동아 기자 3인은 잠시 현실을 잊고 필드 위의 선수가 된듯 승리를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헨리: 아오! 거기서 패스를 해야지 왜 패스 안 해!!
...막내 기자도 잠시 현실을 잊고 선배 기자들에게 반말을 하기 시작했다.
동네축구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양팀은 모두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가끔 동선이 겹치는 경우도 있었지만 서로 공간도 파고들고 공을 받을 위치에서 기다리는 등 실제 축구경기스러운 장면을 연출하며 경기가 진행됐다. 적어도 후반 60분까지는...
< 이러니까 아스날이 6위 하지!!!>
닉네임으로 아르센벵거를 선택하고 싶었지만 한 발 늦어 어쩔 수 없이 '짝퉁 닉네임'을 선택해야 했던 아르센벵가드는 닉네임에서도 알 수 있듯이 EPL의 아스날에 대한 애정이 대단히 많은 기자다. 실제로 축구게임을 할 때도 아스날과 같은 짧은 패스 플레이를 선호하는 것이 아르센벵가드의 게임 플레이의 특징.
실제 게임에서도 아르센벵가드는 게임에서 일어난 모든 득점에 관여했을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과시했다. 문제는 그 득점이 모두 상대방의 득점이었다는 것이지만...
팽팽하게 진행되던 경기는 60분에 상대방의 첫 득점이 터지면서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우측을 파고 들던 상대방의 얼리 크로스가 아르센벵가드에게 차단되는가 했지만 기적 같은 헛발질로 결국 상대방의 이니에스타에게 첫 골을 허용한 것이다. 득점을 한 상대방조차 "ㅈㅅ"이라고 했을 정도로 어이없는 실수였다.
사실 이 전에도 아르센벵가드는 빈 골대에 슛을 넣지 못 하거나, 패스 타이밍에 드리블을 하다가 빼앗기는 QPR의 시세 같은 플레이를 펼치면서 팀원들의 원성을 샀던 상황이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이미 먹은 골. 어쩔 수 있나. 돌이킬 순 없었었다. 그냥 비판이나 하는 수 밖에.
헨리: 아악! 벵가드 트롤 쩜!!
엘런시어러: 으으으... 이게 뭐야 으으으;;
헨리: 아놔 벵가드 진짜!!
엘런시어러: 이러니까 아스날 6위하지!;;
헨리: 님들 벵가드 리폿 좀
실수 한 번 했다고 EPL의 전설적인 득점왕 두 명(의 짝퉁)에게 비난을 받는 아르센벵거(의 짝퉁)였다.
< LOL에서만 멘탈이 중요한 줄 알았는데...>
이 장면을 기점으로 아군의 멘탈이 급격히 무너지며, 경기 종료 전까지 3골을 추가로 실점하며 4:0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엘런시어러: LOL에서만 멘탈이 중요한 게 아니었구나 -_-;
말 그대로였다. 리그오브레전드에서만 멘탈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피파온라인3의 다인 멀티 플레이에서도 멘탈은 아주 중요했다.
이 경기 이후 우리가 내린 결론은 두 가지. 첫 째는 멘탈을 강화하자는 것이었고 두번 째는 '3:3에서는 희망이 없다. 5:5로 가자'는 것이었다. 새로운 멤버를 영입해서라도 말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들은 나머지 두 명의 선수 물색에 나섰다. 이번 체험기의 다음편에서는 좀 더 성숙한 팀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을까? 새로운
멤버 두 명은 에이스가 될 수 있을까? 아님 구멍일까?
모든 내용은 차차 밝히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