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온라인 5:5 대전 체험기④, "귀신같은 무재배 본능"

지난 시합의 0:0 무승부 이후 게임동아 기자들은 모두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점수도 점수지만 경기 내용이 워낙에 일방적이었던 터라 이대로 가다가는 1승도 못 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모두를 엄습한 것이다.

특단의 조치로 내린 것은 '연습을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특히나 키보드 플레이에 적응하지 못 해 헤매고 있는 쟤라두와 축구게임 그 자체에 '재능'이 없는 일용할양식은 남들보다 더욱 많은 연습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평소 축구 게임에 관심이 많은 쟤라두는 계속해서 게임을 플레이하며 적응기를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용할양식은 팀원 속 타들어가는 건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었다.

엘런시어러: ...썩을 놈 -_-

일자리 알아보랬더니 알았다고 대답해놓고 인터넷하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는 부모 심정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다들 효도합시다.

약간의 연습 끝에 다시 시작한 5:5 대전. 연습의 성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들의 플레이는 기존에 비해 좀 더 손발이 맞아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승리의 여신은 우리를 외면했고 우리들은 4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며 김장철 맞이 무재배를 이어갔다.

<못 한다 못 한다 했지만 이렇게 못 할 줄은 몰랐다...>

'4연무' 기간에 있던 인상적인 장면들을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상대방의 우측 측면을 뚫고 질주하는 엘런시어러에게 쟤라두가 달려와 엘런시어러를 넘어트리고 공을 뺏어서 유유히 달려간 일. 쟤라두는 3초 후에 상대방에게 바로 공을 빼앗겼다.

2. 상대 팀에 닉네임 '제라드'인 사람을 만나 "당신 때문 우리 선배가 짝퉁이 됐다!! 책임져라!"라고 경기 시작 전에 진상을 피운 일. 상대팀 '제라드'는 쟤라두를 향해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를 했다. 좋은 사람이었다.

3. 아군 진영으로 치고 들어오는 상대방의 공을 빼앗으러 3명이 달려들고 '위로 올라가서 사람 막아!!'라는 누군가의 외침에 그 세 명이 다시 그대로 한 명을 향해 달려간 일. 머리 세 개 달린 개 '케르베로스'를 보는 줄 알았다.

4. 압박축구를 시작한다면서 상대방 한 명에게 4명이 한 꺼번에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 하지만 상대방은 4명의 태클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5. 골키퍼를 컨트롤 하던 헨리가 갑자기 공을 바닥에 내려놓더니 골키퍼로 단독 돌파를 시도하자 나머지 기자 4명이 정색을 하며 헨리를 혼낸 일. 막내 기자인 헨리가 선배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를 하고 나서야 폭언과 욕설은 멈췄다.

여러 일이 있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공을 패스해야 할 타이밍에 드리블을 치는' 쟤라두와 '드리블을 해도 좋은 타이밍 임에도 공만 잡으면 무조건 패스'를 하는 일용할양식이 우리 편이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답답했던 일용할양식의 습관은 시간이 조금 흐르자 우리 편에게 큰 도움이 됐다. 일용할양식의 플레이가 경기 템포를 더욱 빠르게 가져가는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사실 일용할양식의 플레이는 '공 뺏기면 욕 먹으니까 뺏기기 전에 아군에게 넘기자'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지만 이와는 무관하게 경기는 조금씩 수월하게 풀려가고 있었다.

여기에 쟤라두 역시 키보드 플레이어 적응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전반적으로 자신들이 자리해야 할 위치를 잡아가며 플레이 하는 덕분에 우리 팀의 플레이는 조금씩 견고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견고해지기만 할 뿐, 예리한 모습을 보이지는 못 해서 득점을 하지 못 하는 것이 문제였지만 말이다.

예리함을 더하기 위해 프리킥 찬스에서 엘런시어러(그러니까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가 전체 채팅으로 '나 여기서 중거리슛 때린다!!'라고 외치고, 스루패스를 찔러 넣기도 해 봤지만 상대방에게 바로 차단당하고 오히려 역습을 당하기도 했다. 실패는 했지만 어떻게는 공격의 예리함을 더해보려는 엘런시어러의 처절함이 눈에 띄는 장면이었다.

아르센벵가드: 야! 뭐하는 거야!
엘런시어러: ...요즘 사람들 남의 말 진짜 안 믿네요...

결국 경기는 또 다시 0:0 무승부. 이러다가 무재배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런 우리에게 승리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다만 우리가 그걸 몰랐을 뿐.

<마지막화 5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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