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십자, 최고의 기술력을 더한 토종 스마트폰 용 대전 격투 게임”
20여 년 전부터 국내에서는 알게 모르게 인디 게임들이 여러 개 출시되어 왔다. 온라인 게임이 뜨기 전의 척박한 개발환경 내에서 단지 ‘게임이 좋아서’ 뛰어든 인디 개발자들 중에는 고 퀄리티 게임을 바탕으로 이름이 알려진 ‘네임드’들도 몇 명 있다.
별바람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김광삼 청강대 교수도 국내의 대표적인 네임드 인디 개발자로 명성이 높다. 그런 김광삼 교수가 내놓은 ‘혈십자’가 게임빌을 통해 최근 스마트폰 게임으로 출시됐다. 게임빌에 들른 차에, 게임빌 퍼블리싱 팀과 막 미팅을 끝내고 나온 김광삼 교수를 만났다.
“혈십자는 원래 다른 휴대용 게임기로 출시되었던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이 게임을 이번에 최신 스마트폰에 맞게 버전업 하게 되었죠. 강화와 육성, 이미지 등 모든 면에서 대폭 향상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김 교수는 기존의 ‘혈십자’가 320240의 해상도 였지만 1280720 해상도로 개편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했다. 6천 몇 백 장에 달하는 캐릭터의 움직임을 모두 고해상도화 하지는 못했지만, 배경 이미지, 글자, 인터페이스 등을 고해상도 화 하고 시점에 따라 고해상도를 추가하는 등 이질감이 없도록 유도했다고 김교수는 강조했다.
여기에 8인의 캐릭터 마다 각 150여 개씩, 총 1200여 개로 구성된 방대한 기술이 집약되었으며 공격-방어 등 30여 개의 스타일로의 육성과 스토리 텔링도 ‘혈십자’만의 장점으로 제시됐다. 김교수는 숨어있는 히든 캐릭터를 찾는 것도 묘미일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캐릭터 당 8백 장의 애니메이션 이미지들을 처리하기 위해 ‘CK2D’ 엔진을 자체적으로 만들었지요. 이 엔진으로 실시간으로 이미지를 화면에 뿌려주게 되죠. 로딩도 없이요. 극단적인 고압축-고효율을 추구한 이 엔진으로 ‘혈십자’는 용량이 단 47메가에 그칩니다.”
극단적인 성능을 발현하는 엔진. 김 교수가 지난 게임 개발 실력을 총동원해 이뤄낸 이 압축 기술은 RLe 알고리즘이라 불리우며 현재 ‘BBR’ 특허 출원이 되어 있다고 한다. 기존의 엔진과 차원을 달리하던 이 엔진을 통해 ‘혈십자’는 스마트폰에서 다른 액션 게임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다는 것이 김교수의 설명이다.
“또 ’혈십자’는 액션만 강조된 격투 게임이 아닙니다. 게임 진행 중에 진중한 스토리가 녹아져 있지요. 스토리 게임 매니아에게도 어필 가능할 정도입니다. 소위 ‘별바람 테이스트’라고, 제 작품이 입맛에 맞았던 분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하실 수 있는 부분이지요.”
김교수는 ‘혈십자’가 액션만 뛰어난 게임으로 인식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그만큼 ‘혈십자’에는 스토리가 부각되어 있었다. 게임을 30분 정도 진행해보니 바로 알 수 있었다. ‘혈십자’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전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내용으로, 방대한 세계관이 눈에 뛰었다.
“현재는 단순 대전 격투 게임이라 볼 수도 있지만, ‘혈십자’는 많은 부분 업그레이드가 될 예정입니다. 우선은 캐릭터가 추가될 것이고, 이후 서버를 붙이게 되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게이머들이 실시간 대결도 가능해질 예정입니다.”
‘혈십자’는 현재 근거리에서의 통신을 통해서만 2인 대전 격투가 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향후 서버를 붙여서 원거리 대전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기반 용 기기인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끼리의 대전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단순 대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셜 모드를 덧붙인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아시겠지만 저는 인디 개발자이고, 오픈 소스를 지향합니다. ‘혈십자’도 완전히 공개하기는 어렵겠지만, 기본 엔진 구성 등은 오픈을 할 예정입니다. 다른 개발자들이 소스를 분석해 더 나은 토종 스마트폰 게임들이 개발된다면 좋겠네요.”
인터뷰 내내 별바람 김광삼 교수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고효율 압축 기술과 스토리를 접목시킨 ‘혈십자’를 두고 인터뷰 하고 있지만, 그가 만들어낼 게임 미래가 단지 여기까지로 보이지는 않았다. 더욱 큰 목표를 가지고 뛰겠다는 김광삼 교수. 그가 만들어낼 게임이 어떤 미래에 어떻게 다가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