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미국이다. 어쌔신 크리드3
충격적인 반전과 흥미로운 스토리를 통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어쌔신크리드의 최신작 어쌔신크리드3이 발매됐다. 지구 종말의 해(?)에 관련한 떡밥을 던졌기에 어쌔신크리드3의 세계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리고 새로운 암살자 조상인 코너가 활약할 무대인 미국은 어떻게 표현됐을지 기대감에 가득 차 있는 상태에서 어쌔신크리드3을 시작했다. 새로운 조상인 코너는 선대의 알테어나 에지오와 같이 게이머들에게 멋진 모습으로 각인될 수 있을까?!
환경의 요소가 더욱 사실적으로 변했다
어쌔신크리드는 시리즈 시작부터 미려한 그래픽을 통해 현실의 마을을 돌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살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래픽이 게임성의
전부는 아니라지만 초기만 해도 게임플레이가 비교적 단조로운 편이였기 때문에 그래픽 퀄리티가 좋지 않았다면 그만큼 큰 사랑을 받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렇듯 어쌔신크리드는 그래픽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었고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이런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후속작에서
무대를 옮기면서 배경이 된 도시의 당시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게임만 해봐도 베네치아나 이탈리아 관광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평을 받았을
정도이니까 말이다. 그런 만큼 이번 어쌔신크리드3에서 새로운 무대가 된 독립전쟁 당시 미국의 모습도 기대가 되는 것은 당연. 그리고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100% 만족할 수는 없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픽 퀄리티에 대해서는 그 동안 보여준 것과 비교했을 때 디테일 면에서 크게 진보한 듯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어쌔신크리드2가 워낙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이기도 했고, 현세대 게임기는 이미 한계를 드러낸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분명 나아진 점들이 있다. 이전의 어쌔신크리드에서는 환경의 변화나 기후의 변화를 자주 볼 수 없었는데 3에서는 눈, 비, 안개, 낮과 밤, 천둥번개와 같은 요소들이 드라마틱하게 표현된다. 스토리의 진행상황에 따라서 유기적으로 변하는 주변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제작자들이 꽤 신경을 썼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모션으로 더욱 사실적인 움직임
어쌔신크리드 시리즈는 암살자의 사실적임 몸놀림으로 호평을 받아왔고, 이는 3편에서도 마찬가지다. 어쌔신크리드 시리즈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프리러닝 중 액션이 나무타기까지 진화하여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정해진 루트를 타고 진행하는 액션이기는 하지만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그에 동기화(!)되고 있는 느낌이다. 여기에 새로운 무기들이 추가되면서 전투모션에서도 많은 신경을 쓴 듯 하다.
어쌔신크리드3의 마스코트 무기인 손도끼와 머스킷(총), 로프다트를 사용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신경을 쓴 것은
근접액션에서의 모션인데 버튼연타를 하고 있을 뿐이지만 실제로 싸운다는 느낌이 들게 잘 만들어졌다. 기존에는 단타형식으로 툭툭 끊어 치는
콤보전개가 많은데 비해 연타형 액션이 늘어나고 잔혹하다 싶을 정도의 연출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싸운다는 느낌도 잘 살아 있다.
특히나 손도끼를 이용해 적을 아작(!?)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적들에 대한 동정심이 느껴질 정도다.
다양한 서브미션과 함대전의 짜릿함
어쌔신크리드1이 시작될 때만 해도 단순반복적인 미션으로 많은 질타를 받았는데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미션의 다양성을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를
도입하면서 어쌔신크리드 시리즈는 즐길거리가 많은 소프트로 성장했다.(뭐 레벨레이션에서 한 번 삽질하긴 했지만..-0-) 어쌔신크리드3은
지금까지 호평을 받았던 다양한 미션들은 물론이고 함대전과 사냥요소를 더해서 더욱 많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함대전 같은 경우는 그리
복잡한 조작방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몰입감이 뛰어나다. 그저 방향을 조정하고 가감속과 몇 종류의 포탄이 전부이지만 게임 내 스토리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함대전의 매력을 충분히 살리고 있다. 일전에 나왔던 디펜스는 수도 없이 욕을 먹었던 반면 함대전의 경우는 별도의
콘텐츠로 나와도 될 정도라고 칭찬하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사냥은 지역별로 다양한 동물이 자연환경 속에서 등장하는데 이를 단서조사, 미끼 등을 이용해 포획하는 재미가 있다. 개인적으로 함대전에 비해서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요소이기는 했으나 다양한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동물을 살펴보고 밀렵(!)하면서 도감을 채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 밖에도 직접 농장을 키워 교역을 하고 암살단을 모집하는 등 다양한 미션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느긋하게 즐겨보자!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이런 미션들을 클리어하는 재미가 참으로 쏠쏠하다. 그리고 나중에는 다른 사람들과 암살자간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멀티플레이 모드를 즐겨도 되니 콘텐츠의 양은 충분하다!
새로운 주인공 코너의 성장통을 경험한다
어쌔신크리드3으로 오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에지오의 스토리는 마감하고 새로운 주인공인 코너의 스토리를 경험하게 된다. 그동안의 선조
어쌔신들이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에 새로 등장하는 코너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태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인공인 코너 보다는 잠깐
활약하는 그의 아버지 하이담이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코너의 탄생부터 성장기를 다루고 있는데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기 보다는
여러모로 찌질(?)한 모습을 많이 보여줘 기존 어쌔신들이 보여준 카리스마를 느낄 수 없었다(개인취향 문제일 수 있다). 목표로 한 적을
끝까지 쫓는 모습에서 "근성이 있는 녀석이네" 라고 생각을 하긴 했지만 이전의 알테어나 에지오 같은 암살자의 기품(?)이란 게 덜 느껴진다고
할까? 조금은 캐릭터성에 대해 편파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내세웠지만 아버지 시절부터 시작해 어린이, 청년, 암살자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어쌔신크리드3의 재미요소라고 할 수 있다.
벅쌔신크리드라니!! 아니 이게 무슨 소리요?!
어쌔신크리드3은 수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던 게임이었지만 수많은 버그가 발견되면서 이미지에 많은 타격을 입었다.(그래도 판매량은
엄청나지만..;) 게임을 즐기기 전만 해도 얼마나 버그가 많기에 저러는 걸까 라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있었지만 직접 플레이를 하면서 이건
좀... 너무 테스트를 발로 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제일 처음 버그를 접했던 순간이 시퀀스 1을 마무리하기도 전이었는데
정해진 루트대로 돛대 위로 올라가지 않으면 진행이 되지 않는 버그였다. 어쌔신크리드란 게임은 주변건물이나 지형을 이용해서 자유롭게 상부로
향할 수 있는 게임이다. 그런데 돛대의 기둥이 아니라 옆의 그물을 타고 올라갔다고 진행이 안되다니... 분명 녹색으로 표시된 목적지에
도착했는데도 진행이 되지 않아 혼자서 이리저리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추억을 안겨줬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얼마나 많은 문제를 만나게 될지
걱정 반 기대 반 설레는(?) 마음으로 게임을 진행했는데 역시나 여러 가지 문제점을 만나게 됐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없었던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거나 사라지고, 미션을 받기 위해 눈 앞에 까지 갔는데도 대화창이 안 뜨고 말을 타고 가다가 갑자기 물가에서 이동제어 불능상태가
된다던가... 첫 번째 겪었던 진행에 치명적인 문제까지는 아니지만 이런 저런 자잘한 부분들이 여기저기서 툭툭 산발적으로 이뤄지면서 어이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예전 같으면 다시 리콜을 요청할 만한 상황이지만 요즘은 온라인 업데이트를 할 수 있으니 제작사의 QA작업이 안일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글화는 좋은데 역시나 마감이...
어쌔신크리드 시리즈는 항상 한글화가 되어 나왔던 만큼 어쌔신크리드3도 자막한글화가 되어 발매됐다. 덕분에 방대한 스토리와 세계관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나 역시나 마감처리가 영 아쉽다. 특히나 번역하는 사람들이 게임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텍스트를 위주로 번역하기
때문인지... 발사!!라는 의미의 FIRE!!가 불이야~~라고 나오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리고 몇몇 단어는 제대로 입력하지 않았는지 알 수
없는 아이콘이 들어가 있는 부분이 종종 등장한다. 병림픽이나 개객기와 같이 센스 있어 보이는 부분도 있어서 일방적으로 비난하기에는 미안한
감이 있긴 하지만 돈 받고 파는 제품인 만큼 퀄리티업을 요구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당연한 권리니까... 앞으로 좀 더 신경을 써주길
바라는 바이다.
마감처리가 아쉬운 대작
어쌔신크리드3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게임진행에 지장을 주는 버그들이 다수 존재한다. 게임자체의 재미는 있지만 이러한 버그들은 좋은 인상을
줄 리가 없다. 분명 이런 일들이 빈번하면 점점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아무래도 이번 어쌔신크리드3은 종말론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만큼 발매시기를 맞추기 위해서 일정을 좀 급하게 마무리해서 출시한 느낌이 강하다. 분명 그 동안 어쌔신크리드 시리즈를 즐겨온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만 뭔가 찝찝한 이 기분... 앞으로의 시리즈에서는 절대 이런 일이 없길 바라며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