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착한식당 찾기, 게임의 진정성 그리고 아키에이지

종합편성방송사들의 부진한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 중 하나는 채널A에서 방송 중인 '이영돈의 먹거리 X파일'다. 이영돈 PD는 KBS에서 제작국장을 지낸 후 종편으로 스카우트되어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방송의 내용은 안전한 먹거리를 취재하는 것. 방송은 전국의 수많은 식당 중 '착한식당'을 찾아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주를 이룬다. 이영돈 PD와 제작진의 활약 속에 ‘먹거리 X파일’은 케이블TV에선 찾아보기 힘든 3%대를 넘나드는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그램의 콘셉트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여 거짓 없는 맛을 제공하는 식당을 찾아나서는 일이다. 얼핏 보면 식상한 이 작업이 놀라운 반향을 일으킨 건 아쉽게도 우리 사회의 대다수 음식점이 MSG와 같은 조미료를 통해 과장된 맛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맛에 길들여진 다수의 사람들이 천연재료의 맛을 외면했다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혹은 진정한 참 맛을 찾고자 했던 사람들의 속마음을 이영돈 PD는 끄집어내는데 성공했다. 착한식당으로 선정된 판교의 한 수제 케잌 전문점은 밀려드는 고객들로 인해 2월까지 더 이상 주문을 받을 수 없다고 공지를 내걸었을 정도다.

송재경
송재경

2012년 한해 게임업계는 모바일게임 열풍이 거셌다. MMORPG를 위시한 온라인게임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 제기될 정도. 하지만 2013년이 시작되어 MMORPG의 부활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그 선두에 선 게임은 리니지의 아버지이자, MMORPG의 마이스터로 불리는 송재경 대표의 '아키에이지'다. 송재경 대표는 과거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를 성공시킨 후 무려 14년 만에 복귀해 신작을 선보였다. 동시에 게임을 접속한 사람 숫자를 가리키는 동시접속자 수가 10만을 넘어서는 등 흔히 말하는 흥행 공식을 써가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부분은 게임이 점점 인기를 모으고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접속한 초반이 참 심심하다는 것이다. 송재경 대표를 모르고 게임에 접속했거나 친구들의 추천으로 게임을 찾은 사람들은 실망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과거 테스트에서도 게임을 오래 즐겨보지 못한 사용자들은 비슷한 반응으로 상용화 이후 결과물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기도 했다.

새로운 MMORPG를 추구했지만 아키에이지가 기존의 MMORPG에 비해 어떤 것들이 좋아졌는지 의문을 제기했고, 게임 초반의 전투와 퀘스트가 너무 밋밋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데 게임의 정식서비스가 시작된 일주일이 흐르자 다른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무언가 밋밋하긴 한데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는 의견과 ‘특별하진 않지만 소소하게 즐길 거리가 많다’, ‘게임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빠져든다’ 등 일정 시간 이후의 호평을 표시하는 사용자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

게다가 아키에이지에는 소위 ‘병풍’이라 불리며 게임 속에선 가볼 수도 없지만 게이머의 눈을 현혹하는 산과 들, 나무 등의 오브젝트가 없다. 표현된 대부분의 지형지물을 게이머가 볼 수 있다. 기존 게임에서 보였던 MSG와 같은 과장된 그래픽은 아키에이지에는 없다는 의미다. 울퉁불퉁 현란한 인체 굴곡의 게임캐릭터의 모습도 없다.

현실적인 그래픽과 사실적 커뮤니티가 아키에이지의 장점이며, 과거 송재경 대표가 강조한 부분도 이러한 요소들이다.

초반 밋밋하던 전투는 레벨이 올라갈수록 화려하고 다양한 재미를 더한다. 이용자들은 게임 속에서 해적이 되기도 하고 무역상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소위 ‘던전 뺑뺑이’로 다른 게임들에서 놀던 얼마 전의 게이머 모습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과거 울티마온라인과 보여주었던 정통 MMORPG의 솔직한 참 맛이다.

이영돈PD와 송재경PD의 공통점은 ‘정직한’ 맛과 재미로 귀결된다. MSG를 두고 무작정 나쁘다고 할 순 없다. 솔직하지 않은 화려한 그래픽도 그 나름대로의 가치를 지닐지 모른다.

그러나 과거에도 그러했듯 여전히 사용자들은 게임의 진정성을 원하고 꾸미지 않는 생얼에 진한 향수와 감동을 느끼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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