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유라 오렌지크루 대표, “재밌는 게임만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요?”

지난 2013년 1월2일,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NHN의 자회사인 오렌지크루에 채유라 신임대표가 선임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100억 원 추가 출자와 함께 꼭두새벽부터 알려진 이 소식은 업계 전체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새로 선임된 채유라 대표는 NHN재팬 등 국내외에서 다년간 스마트폰 게임 사업 경험과 역량을 키워온 인물로, 정체중이던 오렌지크루에 새로운 가속제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오렌지크루의 새 선장으로 임명된 지 한달 여, 오렌지크루는 어떻게 바뀌고 있을지 궁금하던 차에 기회가 생겼다.

“재밌는 스마트폰 게임만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요?”

오렌지크루를 어떻게 운영하겠냐는 질문에, 채유라 대표는 단 한마디로 답변을 일축했다. 도는 한 가지로 통한다는 듯, 큰 눈을 더 또렷하게 뜨고 반문하는 채유라 대표에게서 그 어떤 망설임도 보이지 않았다.

“당분간 오렌지크루에 큰 변화가 있진 않을 거에요. 내부 프로젝트들을 살펴보니 중반 이상 제작된 게임들도 많고 막바지 출시 준비를 하고 있는 게임들도 있더군요. 그런 게임들을 잘 다듬어서 재밌게 내는 것부터 시작하려고 해요.”

채유라 대표는 당장 오렌지크루에 팀 구성 등에서 큰 변화를 모색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보통 한 회사에 대표가 바뀌면 시스템을 바꾸고 인원 교체가 있기 마련인데, 일단은 프로젝트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다듬는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전체 140여 명, 내부 프로젝트 팀은 10여 개 수준이며 퍼블리싱은 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게임마다 꼼꼼하게 점검하는 게 먼저라고 채 대표는 덧붙였다.

골든글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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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퀄리티가 중요한 것 같아요. 재미있는 게임, 그리고 누가 봐도 좋아할만한 게임을 만드는 게 우선이죠. 그런 게임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중이에요. 카톡이나 라인 같은 플랫폼에의 대응 방법도 계속 연구중이구요.”

채 대표는 시장 분석에도 집중하는 한편,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플랫폼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다만 채 대표는 일부러 기획 단계부터 카카오톡이나 라인에만 특화된 게임을 만드는 데는 반대한다고 했다. 게임이 어느정도 나온 시점에서 어떤 플랫폼에 붙이는 게 좋을지 판단하는 것이 좋다는 것. 플랫폼을 미리 정해버리면 시야가 좁아져 게임이 재미있게 되는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많은 분들이 오렌지크루와 라인의 시너지 효과를 생각하세요. 물론 유리한 점도 있겠죠. 저같은 경우 조금이지만 경험도 있구요.. 라인 유저들은 캐주얼 게임들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니까, 내부에서도 만드는 게임 중 캐주얼 성향 게임들은 라인을 통해 윈윈 전략을 낼 수 있겠죠.”

채유라 대표는 오랫동안 일본 생활을 해 왔다. 그것도 캐주얼 게임과 모바일 영역에 역량을 집중해온 경력이 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채유라 대표는 일본 유저들의 성향을 어느 정도 파악한다고 했다. 때문에 일본 진출과 관련해서는 부분유료화 라든지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 개입할 것이라는 의지도 내비쳤다.

고퀄리티 게임을 통해 국내 시장과 해외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거대한 시장 중 하나인 일본은 전문성을 갖춘 만큼 직접 컨트롤 한다는 것, 그리고 카톡과 라인 등은 캐주얼 게임으로 공략한다는 것이 채유라 대표의 머리 속 구상인 셈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적어도 3개의 타이틀이 나올 예정이에요. 오랜 기간 준비했고 또 새로운 오렌지크루의 새로운 시작이 되는 게임이라 정성을 들이고 있지요. 올 해 10여 개의 타이틀들 또한 최대한 좋은 게임으로 내보려 한답니다. 기대해주세요.”

‘확산성 밀리언아서’에 비견되는 카드 배틀 게임을 시작으로 오렌지크루에는 다양한 게임들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대부분 중견 게임 이상의 퀄리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채 대표가 ‘재미있는 게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올 해의 오렌지크루는 ‘사고를 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오렌지크루는 잘 만드는 개발사, 재밌는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라고 인식되고 싶어요.”라는 채 대표의 이 한마디가 귓가에 맴돌았다. 그가 막 배의 키를 잡고 항해를 시작한 오렌지크루, 내년 이 즈음에 오렌지크루가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지, 궁금하다.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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