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 게이머가 프로게이머로? e스포츠 나무보단 숲을 봐라

얼마 전 게이머들 사이에서 뜨겁게 이슈가 됐던 사건이 있었다. 바로 라이엇게임즈의 AOS 온라인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유명 악질 게이머 '도수'의 사과문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LOL의 유명 게이머 '도수'는 일반 게이머로는 드물게 전체 게이머 랭킹 1위를 차지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보여왔지만 이른바 '패드립'으로 불리는 심한 욕설과 게이머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행동을 일삼았다.

라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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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라이엇게임즈는 과도한 욕설과 잦은 신고를 당한 '도수'에게 '접속제한 100년'이라는 사실상의 영구 제명 조치를 단행했다. 더불어 '자사에서 진행하는 모든 대회에서 해당 시즌에 영구제제를 받은 게이머는 참여할 수 없다'고 밝히며, '해당 게이머는 제제를 받은 시즌과 다음 시즌에 대회에 참여할 수 없고, 만약 해당 게이머가 다른 아이디로 다시 물의를 일으킨 경우 영구적으로 해당 게이머의 게임 접속을 금지한다'는 자사의 새로운 내부 공약을 발표한 상태다.

문제는 LOL 시즌 4가 진행되는 2014년에 '도수'를 프로게이머로 영입하고 싶다는 구단이 있다면 라이엇게임즈에서는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도수'는 한 게임웹진 사이트에서 장문의 사과문을 올려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있다고 해명하며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파장은 아직도 많은 게이머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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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도수 사건'을 지켜본 몇몇 게이머는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있다면 된 것 아니냐", “프로에서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실력이다. 실력이 뛰어난 게이머를 프로로 뽑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등의 의견을 내세워 악질 게이머 '도수'를 옹호하고 있지만 이는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프로게이머는 엄연히 프로에 속하는 직업이다. 해당 종목에서 종사하는 대신 그에 따른 대가를 받는 프로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며, 일반인과는 다른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인성을 지녀야 하는 '프로페셔널' 정신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때문에 수준 낮은 욕설과 타인의 비방으로 유명세를 탄 게이머가 아무리 뛰어난 실력으로 프로에 나선다 한들 해당 선수의 인성에 대한 논란은 언제나 계속 될 것이 분명하다.

더군다나 인성은 곧 개인적인 도덕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만약 평소 욕설과 자신만의 플레이를 일삼은 프로선수에게 '검은 유혹'이 접근해 왔을 때 이를 뿌리칠 수 있을 만한 도적적인 인성이 갖추어져 있느냐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기 어렵다.

프로선수의 인성이 부족할 경우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 지 분명한 선례가 있다. 바로 각종 프로 스포츠에서 불어 닥친 조작 사건이 그것이다. 201년 K리그에서 경기조작 사건이 시작된 이후 야구, 배구 등 국내 유명 프로스포츠 전체가 술렁인 경기조작 사건은 얼마 전 프로농구에서 승부조작이 포착되며 다른 분야로 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축구는 2명의 선수와 감독이 아까운 목숨을 끊으며 주변을 안타깝게 했고, 야구는 팀을 책임질 스타 선수들을 잃었으며, 배구와 농구는 인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침체기에 빠진 모습이다.

분야는 다르지만 이 같은 승부조작 사건들은 몇몇 공통점이 있다. 대다수의 프로 경기 승부조작은 일부 선수 혹은 감독에게 불법 베팅 사이트에서 접근해 경기의 결과를 바꾸는 대신 검은 돈을 지급했다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현재 e스포츠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LOL 리그에서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5대5 대전으로 진행되는 LOL은 한 명의 게이머가 실수를 반복할 경우 경기의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를 자주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그릇된 생각을 가진 선수가 잘못된 선택을 할 경우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더욱이 5대5로 진행되며, 선수의 마음가짐 이른바 '멘탈'에 의해 결과가 크게 바뀌는 LOL의 특성상 실수의 고의성을 판단하기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프로 선수들이 10대 후반 혹은 20대 초중반의 연령대로 이루어진 LOL의 경우 이런 '눈만 딱 감으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검은 유혹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e스포츠는 '스타'의 인기 프로게이머 마재윤이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을 받은 전례가 있어 더욱 주의를 필요로 한다.

LOL
LOL

LOL 리그에서는 다시는 전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앞서 소개한 '조작'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몇몇 선수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전체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 때문에 해당 선수의 인성이 부족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 이를 과감히 제외하는 결단력을 보여줄 때다.

만약 '도수' 같은 실력 있지만 인성이 의심되는 선수가 프로에 입문한다면 올바른 인성을 심어줄 수 있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며, 해당 팀뿐만 아니라 협회와 각종 관계자들이 함께 선수들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LOL을 통해 다시 전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중흥기를 맞은 e스포츠 업계는 이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 아직도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는 많은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선 e스포츠 업계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 그 어느 때 보다 프로게이머 선수들의 '프로페셔널' 정신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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