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함께 쾅쾅쾅’, 모바일 게임으로 느끼는 추억의 그 게임.
널찍한 맵 안에 양 진영의 탱크들이 마주보고 서있다. 현재 상황은 서로 이미 싸울 대로 싸워 승부가 나기 직전. 아슬아슬하게 파인 지형 사이로 조심스럽게 탱크를 움직여 포탄을 발사할 준비를 마친다. 상대방을 맞출 수 있도록 각도를 맞추고, 다음으로는 바람의 세기를 계산한다. 그리고 발사, 적 탱크의 격침에 성공하였다! 이때의 쾌감은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무슨 게임의 이야기냐고? 그렇다. 바로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아는 ‘포트리스2’의 게임 속 한 장면이다. CCR에서 제작하고 서비스 하였던 ‘포트리스2’는 한 때 국민 온라인 게임 반열에까지 올랐던 슈팅게임으로, 지금도 추억의 게임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오늘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게임은 이 ‘포트리스2’의 재미를 모바일로 가져온 모바일 슈팅 게임 ‘다함께 쾅쾅쾅’이다. 게임 이름만 봐도 알겠지만 ‘다함께 쾅쾅쾅’은 ‘다함께 차차차’, ‘다함께 퐁퐁퐁’, 그리고 ‘다함께 고고고’와 같이 넷마블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스튜디오 이엑스에서 개발한 ‘다함께 쾅쾅쾅’의 전체적인 틀은 ‘포트리스2’와 거의 동일하다. 횡 스크롤 형식의 화면 안에서 내 탱크와 적 탱크가 서로 마주보고 대치한다. 각각의 탱크는 모두 보조 탱크를 데리고 나온다. 보조 탱크가 하는 일은 메인 탱크와 같다. 적을 쏘아 파괴시키고 역으로 대미지도 입는다. 한마디로 탱크 숫자로 보면 2:2의 대결인 것이다.
상대방은 게임에서 자동으로 찾아준다. 모바일 게임에서 실시간 자동 매치 시스템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랜덤 대전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친구에게 대전을 신청하여 친구와 플레이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친목 도모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매칭 기준은 가지고 있는 메인 탱크의 레벨로, 최대한 비슷한 레벨의 상대를 찾아 밸런스가 맞도록 하고 있다.
승리 조건은 포탄을 쏘아 상대방의 두 탱크를 모두 파괴시키는 것으로,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포탄을 쏘아 올리는 각도와 바람의 세기이다. 이 두 가지를 잘 계산하여 상대방 탱크를 정확히 맞추어야만 큰 대미지를 줄 수 있고, 빠른 시간 내에 승리하면 보너스 점수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한 발 한 발을 정확히 맞춰야 한다.
‘다함께 쾅쾅쾅’이 ‘포트리스2’와 차별성을 두고자 한 부분은 ‘종족 구분’이 아닐까 싶다. ‘다함께 쾅쾅쾅’에는 총 세 종류의 종족이 있다. 각각의 이름은 지구와 플루토, 가디언스로 게임 시작 시 게이머는 각 종족의 남, 녀 총 6명의 캐릭터들 중 한 명을 자신의 캐릭터로 고를 수 있다.
또한 종족 별로 탱크의 종류가 나뉘어 있어 처음 시작 시 고를 수 있는 탱크는 게이머가 선택한 종족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게임 시작 후 상점에서 새로운 탱크를 구매할 때는 종족에 관계없이 원하는 것을 구입할 수 있다. 탱크는 현재 각 종족별로 4대씩 나와 있는 상태이다. 아쉬운 점은 게임 골드인 코인으로 살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고 모두 캐시인 보석으로 사야 한다는 점이다. 다만 보조 탱크는 전 종족 공통으로 선택 사항이 없다.
‘포트리스2’의 아이템과 같은 개념인 특수무기는 레벨에 따라 사용이 제한되어 있다. 레벨은 상점에서 공격력과 체력을 각각 올릴 수 있는데, 두 레벨의 합산이 게이머 메인 탱크의 레벨이다.
특수무기는 로비에서 선택하며 4개까지 장착할 수 있다. 게임 내에서 사용 시 특수무기 연료를 소모하며, 이 연료는 게임 한 판당 4개가 지급된다. 특수무기 종류에 따라 소모하는 양은 제각각이다. 상점에서 별도 구매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으며 여러 가지 특수성을 부여하여 ‘포트리스2’와 차별화를 두려 한 부분이 눈에 띈다.
이 밖에 눈에 띄는 부분은 강화 상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스킨들이다. 강화 상점에서 스킨을 사면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탱크의 모습이 구매한 스킨으로 바뀌고, 공격력과 방어력이 랜덤하게 붙는다. 강화 수치가 마음에 안들 때는 스킨을 통째로 다시 구매 할 필요 없이 강화 수치만 스킨보다 싼 값을 주고 재분배 받을 수 있다.
이렇듯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다함께 쾅쾅쾅’에도 단점은 있다. 보조탱크의 경우 상점에서 구매하거나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기본 보조탱크 외의 것을 사용하고 싶다면 친구 목록에서 친구의 탱크를 보조 탱크로 불러오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하루에 한 번이 제한이라 카페나 블로그 등의 커뮤니티로 ‘쾅쾅쾅 친구’를 만들지 않는 이상 자주 사용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친구의 많고 적음을 떠나, 친구의 탱크를 보조탱크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자체에 허점이 있다. 이는 언뜻 보기에는 소셜 게임다운 면모를 살린 장점으로 보인다. 하지만 넷마블 측에서는 이 친구의 탱크 레벨을 자동 매치 기준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예를 들자면, 내 메인 탱크 레벨은 0인데, 친구의 10레벨 짜리 탱크를 보조 탱크로 달았다고 치자. 자동 매치 상대는 내 메인 탱크 레벨인 0에 맞춰서 검색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대전이 시작될 경우 경기는 매우 싱겁게 끝날 확률이 높다. 파괴력 자체에서 차이가 압도적이고 사용할 수 있는 특수 무기의 기능도 급이 다르기 때문에 몇 턴 지나지 않아 게임은 끝이 난다. 고 레벨의 친구 없이 외로이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너무 높은 것이다.
이 밖에 초보들을 위해 포탄 각도를 조절하는 화살표에 적 탱크의 위치를 표기해주는 것 또한 게임을 너무 싱겁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바람의 세기에만 적응 하면 각도 조절에 ‘포트리스2’만큼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어 얼마나 강한 탱크를 사용하는지, 얼마나 좋은 특수무기를 사용하는지가 승패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재미를 더하기 위해 진행 도중 삽입한 도발 메시지도 2% 아쉽다. 캐릭터 별로 일러스트와 함께 ‘다음 턴에 굿바이라고’ 식의 메시지를 넣는 시도는 좋았으나, 문제는 이 메시지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을 때도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화면의 움직임이나 시야에 따라 인터페이스에 가려 탱크의 체력이나 바람의 세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문제들도 있다.
‘포트리스2’의 향수와 함께 종족 시스템 도입으로 시선을 끄는 ‘다함께 쾅쾅쾅’. 몇 가지 단점들이 보이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를 많이 지니고 있으므로 약간의 수정을 더한다면 보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모바일 게임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