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약 꿈꾸는 테라, 공성전으로 e스포츠까지 품다
올해 초 서비스 2년만에 무료화를 선언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한 테라가 오랜 기간 미래를 위해 준비한 핵심 콘텐츠인 포화의 전장을 최근 공개했다.
포화의 전장은 테라에서 처음 선보이는 공성전 콘텐츠다. 공성전은 MMORPG의 꽃이라고 불릴 만큼 굉장히 중요도가 높은 콘텐츠로 최고 레벨을 달성한 게이머들에게 지속적인 플레이를 해야할 이유를 제시해주는 역할을 한다. 게임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규모 인원이 참여한 협동 플레이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승리자에게는 막대한 이득을 안겨주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산 MMORPG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리니지는 이 공성전 콘텐츠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시작한지 15년을 맞이한 올해까지도 굳건한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테라의 공성전인 포화의 전장은 양진영 20명씩, 최대 40명이 하나의 성을 두고 실력을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인 공성전은 성을 점령하면 전투가 끝나게 되지만, 포화의 전장은 총 2라운드 동안 양팀이 서로 공격과 수비를 한번씩 번갈아 진행해, 제한시간 동안 수호탑을 누가 더 빠르게 파괴하는지를 겨루게 된다.
포화의전장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부담없는 공성전이라는 점이다. 기존 MMORPG의 공성전은 최고수들로 구성된 거대 길드들이 서로 치고받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포화의 전장은 레벨 30 이상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중적인 공성전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무료화를 선언한지도 벌써 3개월 이상의 시간이 흘렀으니 사실상 현재 테라를 즐기고 있는 모든 이들이 참여할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현재 한계 레벨인 60레벨에 도달한 최고 고수들이 뛰어노는 곳에 30레벨이 참여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말 그대로 그냥 양민 학살일 뿐이다. 그래서 테라에서는 포화의 전장에 참여한 게이머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실력 대결을 펼칠 수 있도록, 모두 60레벨로 통일되고, 장비도 포화의 전장 전용장비로 자동 교체되도록 했다. 또한 스킬 레벨도 습득할 수 있는 최대 단계로 상향 조정된다. 순수하게 컨트롤 실력을 겨룰 수 있게 한 것이다.



공성전에서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전략적인 요소도 당연히 등장한다. 공성병기와 비공정이 바로 그것이다. 먼저 공성병기는 적군에게 넓은 범위의 피해를 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처음에는 중립상태로 등장하지만, 누구든지 탑승하면 공성 병기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적이 탑승하면 공격을 해서 파괴할 수 있으며, 파괴된 공성병기는 수리를 하면 다시 탑승할 수 있다(다수의 인원이 수리에 참여하면 시간이 단축된다).
다음으로, 비공정은 공중에서 침투해 적진의 후방을 교란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최대 5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탑승하면 정해진 경로를 따라 자동으로 이동한다. 비공정은 공성병기로 파괴할 수 있으며, 파괴되면 탑승하고 있는 인원들도 모두 사망하게 되니, 전략적인 사용이 요구된다. 이 외에도 공성전에서 자주 등장하는 사다리로도 적진에 침투할 수 있다.
기존 MMORPG처럼 경제가 흔들릴 정도로의 막대한 보상은 아니지만 포화의 전장에 참여한 인원에게는 보상이 주어진다. 승리자에게는 다양한 보상과 교환할 수 있는 ‘승리의 인도자 평판 포인트’가 지급되며, 최고 레벨을 달성하지 않은 이들은 매 경기마다 공헌도에 따라 경험치를 추가로 지급받게 된다. 고레벨 게이머들을 위한 반복 콘텐츠 역할 뿐만 아니라 저레벨 게이머들의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까지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테라의 포화의 전장은 기존 MMORPG의 공성전과는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중적인 콘텐츠를 지향하다보니 승패를 가르는 기준도 많이 다르며, 그 결과 거대 길드의 이권 다툼이라기 보다는 순수히 컨트롤과 전략을 겨루는 일종의 e스포츠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공성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포화의 전장을 바라보면 단순히 인원이 좀 더 늘어난 반복성 PVP 콘텐츠라고 보게 되지만, e스포츠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굉장히 매력적인 콘텐츠다.
거대 길드들의 그들만의 리그였던 기존 공성전과 달리 게임을 즐기는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물량 공세가 아닌 컨트롤 싸움이기 때문에 관람하는 이들에게도 매력적인 볼거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 방식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최근 e스포츠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를 보는 듯한 느낌도 선사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테라의 가장 문제점이 최고 레벨을 달성하면 더 이상 즐길거리가 없다는 것이었으니 반복 플레이를 하더라도 계속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e스포츠적인 성격을 가진 포화의 전장이 자리를 잡는다면 테라의 가장 큰 고민거리를 단번에 해결해줄 수 있다.
다만, 문제는 게임을 즐기는 이들을 얼마만큼 이 콘텐츠에 열성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느냐다. 공성전이라는 단어 자체가 고레벨 게이머들만을 위한 최상위 콘텐츠라는 인식이 강하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모두에게 동등한 조건을 제공한다고는 하지만 실제적으로 오랜 플레이 경험을 통한 컨트롤 실력의 차이는 쉽게 극복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레벨 게이머들도 한번 참여해서 승리를 거둬보면 해볼만하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겠지만, 참여를 결심하기까지가 문제라는 얘기다. 결국 개발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공성전이 어렵다는 선입견을 없애는 것과, 참여하면 많은 이득 뿐만 아니라 재미도 있다는 것을 게이머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지난 25일 정식 시즌이 시작된 포화의 전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테라 개발진이 향후 어떠한 준비를 더 하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