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게임 점유율 46.79%, 궁지로 몰리는 국산게임
지난 1월, '손인춘법'으로 불리우던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한바탕 게임업계를 뒤흔든지 채 몇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등장한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 이른바 '신의진법'은 게임업계 종사자들에게 말로 다 할 수 없는 충격을 안겨줬다.
'신의진법'은 “국가가 중독 유발 산업에 대한 관리를 위해 정부 차원의 센터를 설립할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 법안으로 의미 자체에는 일견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도박, 마약, 음주 등과 함께 게임을 그 대상으로 설정,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요소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
업계는 가뜩이나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지 얼마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또 다른 강력 규제가 발의됨에 따라 당황의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가뜩이나 부정적으로 흐르는 국내,외 상황에 더해 규제가 또 하나의 족쇄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게임산업에서 외산게임들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그 기세는 가히 거침이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외산게임들 중 현세대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게임은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로 지난 2011년 12월 국내 정식 출시 이후 꾸준히 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게임은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누렸던 '워크래프트3'의 모드 게임인 '카오스'의 이용자를 흡수하며 그 세를 폭발적으로 확장시켰으며, 지난달 말 발표된 월간 PC방 점유율에서는 34.54%를 기록, 2위에서 9위까지의 게임의 점유율을 모두 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을 보여줬다.
여기에 피파온라인3.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3, 스타크래프트2,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 20위권에 오른 외산 게임들의 점유율까지 더하면, 상위 20위권에서 외산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46.79%에 다다른다.
반면 국산 온라인게임들은 '빅3'로 불리웠던 '블레이드앤소울' '아키에이지' '테라'가 1~4%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는데 그쳤으며, 그나마 최후의 보루로 불리우는 '서든어택'과 '아이온'의 사용량도 조금씩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소리없이 강한' 웹게임 시장 역시 중국산 게임들이 꾸준히 출시되며 국산 웹게임들의 비중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며, 모바일게임에서도 해외 게임들과의 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지금 이런 모습을 결코 가볍게 보고 넘기기 어려운 이유는, 현재 상황이 과거와는 달리 시장 규모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시점이라는 점이다.
외산 게임들은 물밀듯 몰려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게임들과 경쟁을 펼쳐야 할 국산 게임들은 잇다른 규제에 발목이 잡히며 안방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지만, 게임에 대해 더 공부하고 제약을 풀어줘야 할 사람들이 무지를 드러내며 오히려 더 많은 족쇄를 들이미는 상황이다.
여기에 셧다운제가 실제 게임 중독을 예방하는데 큰 영향을 주지 못했음이 각종 수치에서도 드러나고 있음에도 지속되고 있는 것은 물론 각종 기금을 걷겠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의 통과 의례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이런 통과 의례를 거치다 몰락해 해외 자본에 모든 것을 내준 것이 만화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콘텐츠 산업이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지금의 흐름이 결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의 모습은 '사람이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데 구해주지는 못할망정 사람이 마음에 안 든다며 책망하는 상황'"이라며 "이대로라면 열심히 세운 게임 시장을 그대로 해외에 넘겨주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