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추신수를 만나다. MLB 13 더 쇼

한화 이글스에서 LA다저스로 이적한 류현진 선수와 신시내티 레즈에 새로운 둥지를 튼 추신수 선수의 활약 덕분에 MLB의 국내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매주 세간의 관심이 태평양 건너 다이아몬드로 집중되는 가운데, 야구 게임 마니아들의 안방에 MLB 13 The Show (이하 더 쇼 13)가 찾아왔다.

MLB13더쇼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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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을 플레이 해 본 경험이 있는 플레이어라면, 더 쇼 13은 전작과 비교할 때 타격이 다소 쉬워졌다는 것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타격 난이도의 하향은 더 쇼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던 내용이다. 개발진들이 ‘차기작은 점수가 많이 나는 방향으로 만들겠다’는 암시를 주었기 때문이다. 전작인 더 쇼 12까지만해도 답답한 투수전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되며 1:0, 2:0 같은 스코어가 자주 나와서 불만스러웠지만, 더 쇼 13에서는 배트의 컨택 영역이 넓어지고 공의 스피드가 약간 느려진 덕분에 화끈한 타격전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쉬운 타이밍 배팅으로 놓고 플레이를 해도 더 쇼 시리즈에 처음 입문하는 초보자들은 안타 한 번 때리기가 매우 힘들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쉬워진 타격 덕분에 누구나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또 타격 시 공의 방향과 흐름 역시 많이 개선되었다. 과거에 출시된 더 쇼 시리즈나 다른 스포츠게임에서 공의 움직임이 미리 프로그래밍된 코드에 의해 천편일률적으로 결정되었다면, 이번 더 쇼 13에서는 같은 상황에서도 예측할 수 없는 타구들이 자주 나온다. 현실에서 스포츠를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의외성’인데 이번 작품은 이런 부분을 아주 잘 살렸다. 최근 각종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리얼리티를 위해 의외성을 살리는 데에 노력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쇼 13은 여러 가지 의미로 해당 장르 게임의 완성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MLB13더쇼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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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칭의 난이도 역시 약간 하락하였는데, CPU가 플레이어가 던지는 유인구에 속는 확률이 높아졌고 유인구를 커팅해 내는 비율도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작까지만 하더라도 가끔씩 CPU타자가 귀신 같은 선구안으로 플레이어가 던지는 공을 커트 해냈으나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CPU의 주루 플레이 인공지능 업그레이드’ 등 난이도 상승 요인은 물론 존재하지만, 피칭 난이도 하락과 쉬워진 타격이 맞물려 더 쇼 13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전작에 비해 쉬운 게임이 된 느낌이 크다.

MLB13더쇼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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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쇼 13에서는 그래픽 퀄리티의 비약적인 발전은 없다. 사실 더 쇼 시리즈가 12까지 오는 동안에 이미 괄목할 만한 그래픽 퀄리티 상승을 이뤄냈기 때문에 이번작에서 특별히 개선할만한 그래픽 요소가 없었을 것이다. 물론 인터페이스가 개선되고 선수들의 얼굴 및 체형 묘사가 더 세밀해졌기 때문에, 전체로 봤을 때는 일종의 그래픽 개선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플레이어에 따라 갈릴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불만족스럽거나 부족한 점은 없어 보인다.

MLB13더쇼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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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현재 더 쇼 13의 공식 로스터에는 추신수 선수와 류현진 선수가 모두 추가되어 있다. 추신수 선수의 경우 이미 MLB에서 수 년째 뛰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사진이나 캐릭터 모델링에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지만, 류현진 선수의 경우 좀 심각하다 싶을 정도로 엉망이다. 더 쇼 13에서 처음 류현진 선수의 얼굴을 접한 플레이어들은 진짜 공식 로스터를 다운로드를 받기는 한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게임과 실물 사이에 큰 차이가 난다. 두 선수의 능력치는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주어진 것 같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이만저만 불만이 큰 것이 아니다.

MLB13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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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으로 발생하는 프레임 드랍 역시 더 쇼 13의 몇 안 되는 단점 중 하나이다.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가끔씩 이유를 알 수 없는 프레임 드랍 현상이 발생하며, 어떨 때는 BGM이 끊겼다가 재생되는 현상도 일어난다. 모든 플레이어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사항은 아니지만, 과거 더 쇼 시리즈에서도 있었던 프레임 드랍 현상이 이번 작품에서 부활한 점은 매우 아쉽다.

MLB13더쇼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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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모드는 야구경기 자체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이제 더 이상 매점에서 판매하는 핫도그의 가격을 인상할 것인지 말아야 할 것인지 신경을 써야 할 필요도 없고 각종 마케팅에 신경 써야 할 이유도 없어졌다. 그저 야구 경기에서 승리를 하여 돈을 벌고 승률을 높이는 데에만 매진하면 된다. 물론 프랜차이즈 모드의 단순화는 경기 이외의 다른 재미를 원하는 플레이어에겐 다소 아쉬운 점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선수가 아닌 구단 프런트의 입장에서 이것저것 손을 대는 것도 깨알 같은 재미였으니 말이다. 다행히 프랜차이즈 모드에서는 특정 경기를 단순히 플레이 하거나 시뮬레이션으로 경기일정을 스킵하는 것 이외에도 감독이 되어 CPU에게 작전지시를 내리는 모드, 포탈 사이트에서 문자중계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스포츠캐스트 매니저 모드 등이 존재하므로, 능동적 콘텐츠 감소에 갈증을 느끼는 플레이어라면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여 다양한 플레이를 즐기는 것으로 2% 부족한 기분을 채우도록 하자.

MLB13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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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쇼 팬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RTTS모드, Road To The Show 모드 역시 변화가 있었다. 카메라 시점이 굉장히 사실적으로 바뀌었는데 투수를 선택한 경우 일반적인 플레이 화면이 아닌 진짜 투수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시점으로 카메라가 바뀐다. 또 상황에 따라서 시점을 변경할 수도 있고 공이 떨어지는 위치도 빨간색 원과 노란색 선으로 알아보기 쉽게 표시되기 때문에 카메라 시점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어졌을 것이다.

MLB13더쇼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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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쇼 13’은 프로야구를 소재로 한 게임 중에서는 최고 수준의 그래픽과 리얼리티를 자랑한다. 전작에 비해 전반적인 난이도가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프로야구를 소재로 한 게임이기 때문에 야구의 룰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들은 더 쇼 13에 적응하는 데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이 야구를 다룬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 중에 최고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코리안 리거들의 활약상을 몸소 체험해보고 싶다면, 프로야구의 세계에 부담 없이 빠져들 계기를 찾는다면, 그리고 산 것이 후회되지 않는 게임을 원한다면 ‘더 쇼 13’은 분명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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