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민의 게임 히스토리] '인류의 첫 전자게임'

2013년, 하루에도 수십종의 게임이 쏟아지고 사람들은 손안에서 풀3D 게임을 즐기는 것이 당연한 일이 돼버렸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꾸준히 발전해온 게임은 우리들의 일상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등 여가를 대표하는 문화로 자리잡았다.

사람들과 땔래야 땔 수 없는 연을 이어온 게임이 세상에 첫 선보인 지도 반세기가 훌쩍 넘었다. 게임동아에서는 '게임 히스토리' 코너를 신설하고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게이머들의 마음을 달래준 게임의 역사에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금일은 첫 시작을 알리는 시간으로 역사상 최초의 게임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게임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19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 해 미국의 물리학자 윌리엄 히긴보덤(William Higinbotham)은 자신이 일했던 브룩헤븐 국립 연구소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테니스 포 투'(Tennies for two)'를 선보였다.

히긴보섬과 컴퓨터 화면
히긴보섬과 컴퓨터 화면

직역하면 '둘을 위한 테니스'정도로 번역되는 이 작품은 인류 최초의 전자오락이자 스포츠게임으로 아날로그 컴퓨터와 모니터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는 오실리스코프를 연결해 테니스장을 옆에서 본 상태에서 공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한 게임이다. 게임에서는 반드시 공을 반편으로 넘겨야 진행이 됐으며, 화면 자체에서는 플레이어를 표현하는 것이 없이 공과 네트만이 존재했다.

테니스포투 플레이 화면
테니스포투 플레이 화면

이 게임은 지금의 게임들처럼 디지털 기반이 아닌 아날로그 회로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저항기, 축전기, 중계기로 구성된 아날로그 컴퓨터를 통해 제어되고 게이머들은 조작을 위해 트랜지스터 스위치를 사용해야 했다. 특히, '테니스 포 투'가 선보였을 당시 게임플레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소음이 동반됐다.

지금 보면 단순히 공을 네트 위로 넘기는 게임이지만 당시 기술과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혁신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테니스 포 투'가 최초의 게임 외에도 의미가 깊은 이유는 핵무기의 개발이나 살상에나 쓰이는 컴퓨터로 남을 즐겁게 해준 최초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사실 히긴보섬이 일하고 있던 브룩헤븐 국립 연구소는 원자력을 살상 외에도 좋은 방향으로 쓰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오던 시설이며 이에 대한 역할을 게임이 맡은 것이다.

테니스포투 컨트롤러
테니스포투 컨트롤러

'테니스 포 투'는 인류 최초의 게임이지만 연구 시설에도 방문자의 날에 단 두 번만 모습을 드러냈으며, 게임을 즐기는데 필요한 장비와 컴퓨터가 다른 연구에 사용 됐기 때문에 다시는 빛을 보지 못하게 됐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게임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1970년 말부터 1980년 초의 이야기로 마그나복스가 출시한 가정용 게임기인 마그나복스 오딧세이와 이를 개발한 랄프 베어(Ralph Baer)와의 소송에서 히긴보덤이 증인으로 나서면서부터였다. 이때 까지만 해도 인류 최초의 게임을 '스페이스 인베이더'라고 보고 있었으나 이 재판을 통해 히긴보덤의 '테니스 포 투'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그의 게임을 인류 역사상 최초의 게임으로 꼽게 됐다.

oxo 에뮬레이트된
스크린샷
oxo 에뮬레이트된 스크린샷

그러나 최근에는 오목과 비슷한 방식의 '삼목놓기'라는 놀이를 PC에서 선보인 'OXO'가 최초의 게임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게임이 남을 즐겁게 해주는 목적이라는 것에 입각해 살펴 보면 히긴보덤의 '테니스 포 투'가 단연 인류 역사상 최초의 게임으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컴퓨터가 살상을 목적으로 하는 원자폭탄 서계 등에나 쓰이는 물건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남을 즐겁게 하기 위해 '테니스 포 투'를 개발했던 윌리엄 히긴보덤이 현재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가득 차 있는 시대를 바라본다면 어떠한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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