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온라인3, “매니저 모드 활용한 랭킹전, 리그도 개발할 것”
스포츠게임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직접 캐릭터를 조작하며 경기를 진행하는 방식, 다른 하나는 팀 운영과 전술 설정에 집중하는 시뮬레이션 방식의 게임이다.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피파온라인3는 전자의 경우를 대표하는 스포츠게임이다. 게이머의 컨트롤에 따라 더욱 다양한 동작을 펼칠 수 있으며, 엔진의 발전을 통해 더욱 향상된 물리효과와 그래픽을 확인할 수도 있는 것이 피파온라인3의 특징이다. 여기에 강력한 라이선스와 꾸준한 업데이트로 피파온라인3는 서비스를 시작한지 반 년만에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런 피파온라인3에 사뭇 색다른 느낌의 게임모드가 추가됐다. 앞서 언급한 팀 운영과 전술 설정에 집중하는 게임모드인 매니저 모드가 도입된 것이다. 직접 조작하는 스포츠게임의 재미는 물론 결과를 예상하고 지켜보는 재미까지 더해졌다는 이야기다.
그런 재미를 게이머들도 느꼈기 때문일까? 반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매니저 모드 업데이트 이후 피파온라인3는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첫 시도이기에 매니저 모드에 대한 아쉬움도 많은 상황. 과연 피파온라인3의 매니저 모드는 어떤 계기로 개발이 됐으며, 어떤 모습을 발전해 나갈 것인지, EA 서울 스튜디오의 박선영 게임 디자인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EA 서울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박선영 팀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질: 피파온라인3가 서비스를 시작한지도 반년 가량이 흘렀다. 현재까지의 성적은 어느 정도인가?
답: 최근 월드컵 예선이 진행되면서 이전보다 더욱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PC방 점유율도 상승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월드컵 예선과 본선 진출이라는 화제거리 이외에도 게임 내에서 실시한 이벤트와 업데이트가 효과를 보고 있다.
질: 월드컵이라는 이슈가 피파온라인3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요소인가? 만약 월드컵 본선이 좌절됐다면 어땠을 것 같나?
답: 피파온라인2를 서비스할 당시에는 월드컵 기간에 이용량이 2배 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만약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스포츠계는 물론 우리 입장에서도 큰 문제가 됐을 것 같다.(웃음)
질: 매니저 모드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답: 스포츠게임에서 컨트롤이라는 요소는 게임의 흥미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피파온라인2 당시에는
게임의 인기와는 관계 없이 계정마다 플레이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고, 피파온라인3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게임에 관심이 있지만 선수를
조작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낀 이들이 게임을 시작도 하지 못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피파온라인3 개발진에도 좋은 카드를 많이 보유하고, 게임을 열심히 하지만 실력은 늘지 않아 고생하는 이들이 있다.(웃음) 이런 사람들도 축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축구의 보는 재미를 살리고 싶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질: 매니저 모드를 개발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나?
답: 3개월 정도에 걸쳐 개발, 테스트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질: 보는 재미를 살리고 싶었다는 이야기처럼, 매니저 모드에서는 경기를 지켜보는 재미도 중요할 것 같다. 어떻게 신경을 썼는가?
답: 출시 이전부터 개발자들도 매니저 모드를 많이 즐기며 테스트를 했다. 아무래도 경기를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 시간이 길기에 시각적으로 좀
더 실감나는 경기를 그려낼 필요가 있었고, 많은 카메라 각도를 연구했다. 출시 직전까지 많은 의견을 공유하고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매니저
모드를 업데이트 하기 직전에서야 현재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질: 선수를 조작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선수단과 전술이 어떤 결과를 내는가를 지켜보는 모드가 매니저 모드이다. 경기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무엇인가?
답: 좋은 선수 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질: 선수 카드의 능력치가 결과에 큰 영향을 준다고 했는데, 전술 설정을 잘 하면 전력열세를 극복할 수 있나?
답: 팀 오버롤의 차이가 10이라 할 때, 오버롤이 높은 팀이 낮은 팀을 이길 확률을 60~70% 정도로 산정하고 밸런스 작업을 했다. 실제
축구에서도 전술을 아무리 잘 짠다고 해서 약팀이 FC 바르셀로나를 매번 이기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질: 어떻게 생각하면 30~40% 확률로 자신보다 강팀을 이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가?
답: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웃음)
질: 게임 중간에 조작으로 슛이나 패스 여부를 정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시뮬레이션 모드에 의외의 기능이 추가된 셈인데, 이러한
기능은 어떻게 구현됐나?
답: 매니저 모드에서 모든 캐릭터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동에 우선순위를 두고 그에 맞춰서 움직인다. 이러한 중에 게이머가 버튼을 누르면
해당 버튼의 행동이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방식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구현했다. 단, 항상 게이머의 입력이 최우선이 되는 건 아니다. 도무지 슛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슛 버튼을 누르면 슛은 나가지 않는다. 상황에 맞춰 인식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질: 매니저 모드를 위해 강화된 인공지능이 본 게임에도 적용할 계획이 있는가?
답: 인공지능이 강화됐다기 보다는 인공지능을 구성하는 단계를 좀 더 세분화 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게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부분이기에 적용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질: 매니저 모드를 두고 일부 게이머들은 ‘합법적인 무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로 인한 문제를 예상하는 이들도 있다.
답: 이에 대한 부분은 개발진에서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매니저 모드를 24시간 즐기고 있는 계정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런
점을 막기 위해 매니저 모드에는 일종의 피로도 시스템을 부여할 것이다. 마치 SNG 게임에서 하트 개수를 통해 게임 횟수를 제한하는 것처럼
말이다.
질: SNG에서는 하트를 캐시 아이템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피파온라인3에서도 매니저 모드를 위해 피로도를 캐시 아이템으로 판매할 생각인가?
답: 판매는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PC방에서는 피로도를 더 많이 제공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좀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할 생각은 있다.
질: 매니저 모드를 개선 중이라 했는데 어떤 부분을 개선하고 싶은가?
답: 매니저 모드로 좀 더 다양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적용하고 싶다. 아직은 싱글플레이나 PvP에 국한되어 있지만, 매니저 모드를
활용한 리그나 시즌을 진행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매니저 모드를 좀 더 가다듬을 필요를 느끼고 있다. 아직은 매니저 모드에서 할 수 있는 조작이 슛과 패스 밖에 없지만 추후에는 슬라이딩 태클, 태클은 물론 드리블 중에 가속도 게이머가 조작할 수 있도록 기능을 늘려갈 생각이다. 슛 방향도 게이머가 지적할 수 있다면 이런 기능이 더욱 쓸모 있어질 것이다.
전술 설정도 좀 더 직관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 FM 같은 경우는 내가 한 설정이 게임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아직 피파온라인3의 매니저 모드는 그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 했다.
압박 정도나 공간 침투 정도, 조직적인 움직임이나 창의적인 움직임 정도를 설정하는 것이 게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게이머들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면 전술 설정도 더욱 편하고 재미있어 질 것이다. 다양한 전술의 예시가 될 수 있는 프리셋을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질: 현 시점에서 매니저 모드의 완성도를 어느 정도라 생각하는가?
답: FM을 100이라 한다면 피파온라인3의 매니저 모드는 30 정도가 되지 않을까? 여기에 랭킹전이나 리그 요소를 더하고 여러 부분을
개선한다면 FM이나 위닝일레븐의 마스터리그와 같은 느낌을 줄 수도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30점 정도이다. 조금 전에 말한 것을 개선한다면
50점은 되지 않을까 싶다.
질: 패키지 버전에는 없던 모드가 도입됐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를 도입하는 것에 있어 EA 본사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나?
답: 피파온라인3의 매니저 모드는 패키지 버전에서도 지원하던 것이다. 게임의 정체성을 해치는 허구적인 요소만 들어가지 않으면 본사에서도
문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의 개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하고, 우리의 성과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기도 한다. 여담이지만
피파14에는 피파온라인3에서 개발한 페이스 모델링이 적용될 것이다. 좀 더 높은 퀄리티로 구현된 한국 선수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질: 어떤 방향으로 매니저 모드를 발전시키고 싶은가?
답: 많은 축구 팬들이 우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하고 싶다. 월드컵이 다가왔기에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상황이기에, 좀 더 이용자가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이다.
질: 게임을 즐기는 이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답: 월드컵 시즌도 다가오는 시점이다. 축구게임을 좋아하는 이들도 있고 축구 자체를 좋아하는 이들도 있다. 축구 게임은 조작이 어려워서 잘
못 하는 이들도 즐길 수 있는 모드인 매니저 모드가 추가됐으니 월드컵 때까지 우리와 같이 재미있게 축구를 즐기면서 축제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많은 기대 부탁한다.